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선대회가 '스폰서 문제'로 인해 생중계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블러처리된 A보드와 스코어보드에 해당 브랜드의 로고가 선명하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예선대회가 '스폰서 문제'로 인해 생중계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블러처리된 A보드와 스코어보드에 해당 브랜드의 로고가 선명하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한 믹스더블 대표팀이 쾌조의 3연승을 달렸다. 5일부터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에서 열린 예선전에 출전한 김민지-이기정 조는 뉴질랜드, 핀란드에 이어 한일전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기록하는 등 올림픽으로의 청신호를 켰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이 생중계되지 못했던 것. 지난 6일 열렸던 한일전은 당초 MBC Sports+에서 생중계될 예정이었지만, 현지의 사정으로 생중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한일전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이 출전하는 다른 경기의 생중계가 불발되었다는 것.

경기 중계가 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현지의 적절치 못한 스폰서에 있었다. 이번 최종예선의 가장 큰 스폰서는 다름아닌 '성인용품 브랜드'였기 때문. 해당 성인용품 브랜드 로고가 아이스 위와 스코어보드에까지 오르는 등 영미권 시청자는 물론 한국과 일본 시청자에게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방송이 취소되었다.

경기장 도배한 '성인용품 광고'에... 방송사들 '중계 취소'

중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할 만도 했다. 해당 성인용품 업체의 로고가 너무 과하게 배치되었다. 경기장 바깥에 위치한 A보드와 스코어보드에 해당 업체 특유의 하트 모양의 브랜드 로고가 도배된 것은 물론, 아이스 안쪽 곳곳 심지어는 하우스에 가까운 곳까지 해당 업체의 로고로 덮였다.

방송통신위원회법에 따른 방송광고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음란한 내용이 포함된 광고는 간접 광고 등을 할 수 없는 상황. 이런 탓에 한국에서의 중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스코어보드 아랫쪽에 큼지막하게 위치한 성인용품 브랜드사의 로고.(로고는 모자이크 처리)

스코어보드 아랫쪽에 큼지막하게 위치한 성인용품 브랜드사의 로고.(로고는 모자이크 처리) ⓒ 세계컬링연맹 제공

 
한국은 MBC Sports+가 코리아컬링리그 이후 2년 만의 컬링 중계에 나서는가 싶었지만 성인용품 광고에 방송을 접어야만 했다. MBC Sports+는 "네덜란드 현지의 광고 스폰서 중에서 성인용품 제조사가 포함되어 있어 방송에 적합하지 않는 등, 일련의 현지 사정으로 인해 방송을 취소했다"라고 대한컬링연맹에 전했다.

일본 NHK 역시 마찬가지였다. "해당 브랜드의 로고가 노출되는 것이 미성년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인해 방송을 중단했다"라고 밝히며 방송 중단을 알렸다. 미국 NBC 역시 미국 팀 경기의 중계를 중단하면서 초유의 중계 중단 사태로 번졌다.

세계컬링연맹은 스폰서 계약 및 사용과 관련된 여러 방송 파트너의 정책 문제로 인해 방송이 중단되었다고 밝히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가장 먼저 해당 사태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던 미국컬링협회 역시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NBC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팀 킴', '팀 창민' 중계도 지장 생길라... 김용빈 회장 "강하게 항의하겠다"

해당 스폰서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믹스더블 대표팀 선수들의 올림픽 도전에 남은 경기를 생중계로 접할 수 없는 데다, 나아가 11일부터 이어지는 여자 컬링 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과 남자 대표팀 경북체육회 '팀 창민'의 경기조차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질 수도 있기에 우려가 크다.

아울러 그러한 파트너가 '성인용품 브랜드'라는 점에서 학생 선수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컬링인은 "어린 학생 선수들이 해외 선수들의 경기를 참고하려고 해외 중계를 통해 올림픽 예선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 성인용품 스폰서 로고가 뜨면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당장 지난 세계선수권 당시에는 대회 파트너인 금융회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한국 대표팀 유니폼에 붙은 한국 측 스폰서 표시가 테이프로 가려져야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계연맹 주관 경기에서 스폰서 문제로 '일'이 터졌으니, 세계컬링연맹의 처사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한컬링연맹에서도 생중계 불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은 '컬링한스푼' 유튜브를 통해 이루어진 한일전 문자 중계 실시간 댓글을 통해 "연맹 차원에서 세계컬링연맹에 스폰서 건으로 인한 (생중계 불발과 관련된) 부분을 강하게 항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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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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