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에 개봉해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애니메이션들을 실사화한 디즈니는 2017년 <미녀와 야수>에 이어 2019년 <알라딘>과 <라이온킹>을 크게 히트시켰다. 그리고 오는 2023년에는 디즈니 애니 세계화의 시작을 알렸던 <인어공주> 실사판이 개봉할 예정이다. 주인공 에리얼 역에 흑인배우 핼리 베일리를 캐스팅해 논란이 되고 있지만 디즈니는 <알라딘>의 지니를 윌 스미스가 연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논란을 돌파할 자신감을 보였다.

디즈니 애니의 실사판들은 대부분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 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꼭 디즈니 원작이 아니더라도 뮤지컬 영화들은 꾸준히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뮤지컬 영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비롯해 잔잔한 내용과 달리 국내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비긴 어게인>과 <라라랜드>, 그리고 울버린의 엄청난 노래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위대한 쇼맨> 등이 대표적이다.

뮤지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음악이다. 특히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한 음악들이 영화 속에서 흘러 나온다면 관객들은 더욱 쉽고 친근하게 영화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스웨덴의 전설적인 혼성 팝그룹 아바의 노래들로 만들어진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맘마 미아!>는 제작비의 10배가 넘는 수익을 남긴 2000년대를 대표하는 뮤지컬 영화의 명작이다.
 
 세계적으로 6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린 <맘마 미아!>는 국내에서도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6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린 <맘마 미아!>는 국내에서도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아카데미에서 윤여정 배우와 경쟁했던 여성배우

11살 때 모델로 데뷔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2000년 드라마 <애즈 더 월드 턴즈>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초 단역을 전전하던 사이프리드가 처음으로 관객들에게 알려졌던 작품은 2004년에 개봉했던 하이틴 코미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었다. 사이프리드는 린제이 로한과 레이첼 맥아담스가 주연을 맡은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눈치 없고 백치미를 가진 카렌을 연기해 영화 속에서 많은 웃음코드를 담당했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존재감을 뽐냈음에도 분량이 많지 않아 크게 돋보일 기회가 없었던 사이프리드는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전전하다가 2008년 자신의 배우 인생에 전환점 같은 작품을 만났다. 메릴 스트립과 콜린 퍼스 같은 대배우들과 함께 출연한 뮤지컬 영화 <맘마 미아!>였다. 사이프리드는 <맘마 미아!>에서 결혼을 앞두고 세 명의 아빠 후보에게 초대장을 보내는 예비신부 소피 역을 맡아 발랄한 매력을  선보였다.

52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맘마 미아!>는 세계적으로 6억 12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맘마 미아!>를 통해 지명도가 급상승한 사이프리드는 <클로이> <죽여줘!제니퍼> <디어존> <레터 투 줄리엣> <인타임>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맘마 미아!>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지 못해 여전히 소피에 갇혀 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뮤지컬 영화의 틀 안에 갇혀 있다는 비판을 받은 사이프리드가 슬럼프에서 탈출한 작품 역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었다. <레미제라블>에서 앤 헤서웨이가 연기한 판틴의 딸 코제트 역을 맡은 사이프리드는 명불허전의 노래와 연기를 선보였고 <레미제라블>은 세계적으로 4억 4200만 달러의 수익을 남겼다. 하지만 사이프리드는 <레미제라블> 이후에도 그에 버금가는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마냥 도도하거나 발랄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다소 괴짜 같고 거침 없는 성격으로 유명한 사이프리드는 지난 2017년 배우 토마스 사도스키와 결혼해 현재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2020년에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넥플릭스 영화 <맹크>에서 배우 마리온 데이비스를 연기해 극찬을 받았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4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에게 밀려 수상에는 실패했다.

음악과 내용, 캐스팅까지 완벽했던 뮤지컬 영화 
 
 메릴 스트립(왼쪽)과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친구 같은 애틋한 모녀연기를 잘 표현하며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메릴 스트립(왼쪽)과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친구 같은 애틋한 모녀연기를 잘 표현하며 많은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맘마 미아!>는 1999년 영국에서 초연한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맘마 미아!>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뮤지컬인데 2004년 예술의 전당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2020년 코로나19로 공연이 중단되기 전까지 누적관객 200만 명을 돌파한 스테디 셀러 뮤지컬이다. <거침 없이 하이킥>으로 유명해진 박해미를 비롯해 최정원, 전수경, 남경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대부분 <맘마 미아!>를 거쳐 갔다.

영화 <맘마 미아!>는 오리지날 뮤지컬을 연출했던 필리다 로이드와 프로듀서 주디 크레이머, 각본가 캐서린 존슨 등 뮤지컬의 주요 제작진이 뭉쳐 영화화를 추진했다. 여기에 아바의 멤버 베나 안데르손과 비요른 울바에우스가 음악과 제작 지휘를 맡아 뮤지컬의 감동을 영화로 옮기는 데 적극 참여했다. 여기에 유명 배우이자 제작자 톰 행크스와 그의 아내 리타 윌슨이 기획에 참여해 상업영화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맘마 미아!>는 제작비 5200만 달러로 규모가 썩 크지 않은 영화다. 그럼에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조연상을 모두 수상했던 대배우 메릴 스트립과 3년 후 <킹스스피치>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콜린 퍼스 같은 대배우들이 출연했다. 5대 제임스 본드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 역시 뮤지컬 영화가 낯설기는 마찬가지. 당시 신인에 가까웠던 사이프리드도 오디션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며 아바 멤버들을 감탄하게 했다는 후문.

실제 출연배우들이 직접 부른 <맘마 미아!>의 OST는 영화 개봉 후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Dacing Queen'과 'Mamma Mia!', 'Honey, Honey' 등 아바의 대표 히트곡이자 주요 삽입곡들은 남녀노소 누구나 들으면 쉽게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예능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서 배경음악으로 자주 쓰였다. 메릴 스트립과 사이프리드의 듀엣곡 'Slipping Through My Fingers' 역시 품을 떠나는 딸에 대한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명곡이다.

<맘마 미아!>는 개봉 10주년이 되던 2018년 올 파커로 감독이 교체된 채 속편이 개봉했다. 1편에 사용된 곡과 사용되지 않았던 아바의 노래들로 만들어졌고 아이를 가진 소피가 도나(메릴 스트립 분)의 친구들로부터 엄마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듣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됐다. 7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맘마 미아!2>는 세계적으로 3억 9300만 달러의 괜찮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1편을 능가할 만큼 큰 화제를 모으진 못했다.

세 명의 후보 중 진짜 아빠를 찾아라
 
 소피의 아빠후보 3인방은 모녀가 주인공인 뮤지컬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할 만큼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이 아니었다.

소피의 아빠후보 3인방은 모녀가 주인공인 뮤지컬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할 만큼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이 아니었다.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맘마 미아!>는 결혼을 앞두고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 본 소피가 아빠후보로 추정되는 용의자(?) 3명에게 초대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당연히 엄마와 딸의 이야기가 메인이 될 수밖에 없고 아빠 후보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조연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맘마 미아!>에서 아빠 후보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어떻게 이런 캐스팅이 가능했을까' 궁금해질 정도로 화려하기 그지 없다.

드라마 <레밍턴 스틸>과 4편의 < 007 > 시리즈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은 <맘마 미아!>에서 잘 생긴 중년의 건축가이자 이혼남 샘 카마이클 역을 맡았다. 샘은 엄마를 떠나지 못해 결혼 후에도 섬에 남기로 결심한 소피에게 꿈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을 해준다. 그리고 소피가 결혼을 미루고 여행을 결심했을 때 소피 대신 섬에 남겠다며 도나에게 과감하게 프로포즈를 하는 로맨틱한 직진남이다.

소피의 두 번째 아빠 후보인 영국인 은행원 해리 브라이트는 <킹스 스피치>에 출연할 때만 해도 연기파 배우에 가까웠지만 최근 <킹스맨> 시리즈로 액션까지 섭렵한 콜린 퍼스가 연기했다.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세 번째 아빠 후보 빌 앤더슨은 개인 요트를 소유하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며 수필을 쓰는 독신의 스웨덴 작가로 나왔다. 스카스가드는 <토르>와 <어벤저스>에서 에릭 셀빅 박사 역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강인한 눈매가 인상적인 배우 도미닉 쿠퍼는 <맘마 미아!>에서 소피의 약혼남 스카이 역을 맡았다. 소피가 아빠 후보들을 초대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알리지 않았을 땐 화도 내지만 이내 소피의 입장을 이해한다. 도미닉 쿠퍼는 <맘마 미아!>에서 연인 역할로 출연한 사이프리드와 실제로 3년간 사귀기도 했다. 도미닉 쿠퍼는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와 마블 드라마 <에이전트 카터>에서 청년 시절의 하워드 스타크를 연기한 배우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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