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 CJ ENM

 
"어린 댄서는 없다. 댄서가 있을 뿐이다." (모니카)

​2021년 하반기 대한민국을 춤 열풍으로 뒤흔든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뒤이어 엠넷이 새로운 야심작을 들고 나왔다. 지난 11월 30일 첫 방영된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아래 '스걸파')는 10대 최강 댄스 크루를 선발하는 경연 예능이다. 마치 <쇼 미더 머니> vs. <고등래퍼>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봐도 좋을 만큼 <스걸파>는 <스우파>의 인기에 힘입어 파생된, 스핀오프 성향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졌다.   

​홀리뱅, 라치카, YGX 등 <스우파>를 빛낸 팀들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청소년들의 실력을 평가하고 한 팀을 이뤄 성장과 경쟁을 동시에 펼친다는 내용에 힘입어 방영전부터 큰 관심을 일으켰다. 앞서 <스우파>만 하더라도 그동안 여성 댄서들의 실력, 각 팀의 분위기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는데 <스걸파> 역시 첫회부터 만만찮은 파장을 일으켰다. "여학생들이 얼마나 잘할까?"라는 의구심을 단숨이 깨버리는 실력파 청소년 크루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기성 세대는 잘 몰랐던 실력파 청소년들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 CJ ENM

 
<스걸파>의 진행방식은 <스우파>와는 약간 다르게 구성된다. 기성 댄스 크루와 협업을 해야 하는 만큼 8개 심사위원 팀 중 4팀 이상의 지지, 'IN 버튼'을 받아야 1차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다. 여기서 선택된 10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선배 크루 한 곳을 골라 그들과 하나가 되어 다음 라운드 경연을 준비하게 된다.  

첫 등장 팀 '더 퀸즈'부터 <스걸파>는 단숨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 잡는다. 화려한 기술이 총동원된 무대에 흠뻑 빠진 마스터가 미처 버튼을 누를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 만큼 성인 댄서들 못잖은, 혹은 그들 이상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성공적인 출발에 돌입한다. 초등학교 때 부터 합을 맞췄다는 '블링걸즈'는 1천만뷰 동영상을 보유할 만큼 유튜브 상에선 이미 인기 스타 크루로 각광받은 팀이다. 예전 <언프리티 랩스타> 때 제시의 멘트를 샘플링으로 활용하는 등 돋보이는 아이디어로 마스터들을 매료시킨다.

​서울 뿐만 아니라 각 지방에서 올라온 실력파 학생 크루들이 대거 등장해 댄스의 저변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올라온 미스몰리 vs. 앤프는 지역에서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할 만큼 경쟁관계로 실력을 키워 왔고 <스걸파>에서도 나란히 1차 오디션을 통과해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틱톡,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 공간을 통해 또래 댄서들의 스타로 주목받은 참가자들도 다수 눈에 띄였다.

부상 투혼, 경쟁 구도... 흥미진진한 경쟁의 세계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 CJ ENM

 
​<스우파> 속 긴장된 대결은 <스걸파>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각 지역 라이벌 팀들이 나란히 출연하는가 하면 당초 한 팀으로 활동했던 학생들이 경연 직전 서로 다른 크루로 찢어져 묘한 신경전을 펼치는 등 성인 댄서들과 버금가는 그들만의 경쟁이 첫 회부터 시작된다. 박혜림-조나인-송희수 3인은 이미 10대 댄서들 사이에선 최강 실력자로 평가받는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많은 <스걸파> 출연진들은 최강 어벤져스 팀으로 나오겠거니 생각했지만 막상 그들은 2개의 크루로 나눠 출전해 의아함을 자아낸다. 마치 <스우파> 속 허니제이와 립제이를 연상케하는 미묘한 구도가 펼쳐지는 것이다.

​아이돌 연습생 참가자의 등장도 마찬가지다.  대형 기획사 산하 레이블 소속인 조수아는 선배 가수의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눈도장을 받았을 만큼 주목을 받은 인물이었다. 반면 "왜 여길 나왔지?"라는 눈총 어린 시선도 존재할 만큼 미묘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하지만 이내 확실한 실력으로 마스터들의 선택 버튼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갑작스런 부상 위기를 극복하고 1라운드를 통과한 참가팀도 있었다. 7인 구성의 미스 블리는 친구의 무릎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6인 대형으로 안무를 변경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결국 완전체로 평가 무대에 올라 빼어난 실력을 보여주데 성공한다. 반면 안타까움을 자아낸 출연자도 적지 않았다. 리헤이(코카N버터)로부터 오랜 기간 지도를 받았던 참가자들은 제 기량을 발휘 못해 탈락의 쓴 맛을 맛봤고 스승과 제자는 동시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성공적인 스핀오프, 그 이상의 출발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엠넷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의 한 장면 ⓒ CJ ENM

 
사실 <스걸파>의 편성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각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었다. <스우파> 인기에 편승한 급조된 프로그램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우세했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단순히 기량 측면 못잖게 기성 댄서들과는 방향성이 다른, 독특한 아이디어가 총동원된 안무 구성을 들고나온 팀들이 다수 목격될 만큼 10대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창의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포츠 댄스부터 코믹 안무까지 적절히 녹여내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청소년 댄서들의 맹활약은 <스우파>와는 또 다른 재미와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그들 또한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만의 활동 영역을 지니면서 실력파 동년배 친구들의 존재를 의식함과 동시에 그들을 뛰어 넘겠다는 경쟁 의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었다.  

이는 <스우파>가 우리들은 그간 잘 몰랐던 댄서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 것에 비교할 만한 것이었다. <스걸파> 10대 학생들 또한 선배 댄서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땀흘리고 기량을 연마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실력을 하나둘 씩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소년 댄서들의 패기는 <스걸파>가 단순히 스핀오프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줬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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