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집사부일체>가 인간관계에서 '올바른 소통'을 위한 고민을 제시하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안겼다. 28일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서는 '소통령'으로 꼽히는 소통 전문가 김창옥 교수가 사부로 등장하여 멤버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집사부일체> 멤버들은 제주도로 내려가 한 감귤밭에서 김창옥을 만났다. 일일 제자로 황제성이 합류했다. 김창옥은 서울에서 일하다가 심리적으로 지쳐 강연을 잠시 중단하고 고향인 제주도에 내려와 생활중이라고 밝혔다. "모든 걸 내려놓고 은퇴하는 게 꿈"이라는 김창옥에게 멤버들은 "은퇴선언 하시는 거냐?"며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김창옥은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면서 자세한 설명은 나중으로 미뤘다.
 
멤버들이 찾은 김창옥의 집은 넓고 탁트인 청보리밭 앞에 위치하여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연주택이었다. 김창옥은 "땅이 넓은 유럽이나 미국은 정원을 자신의 땅으로 만들어 가꾸는 개념이라면, 한국의 정원은 마음의 창을 열어 자연을 자신의 정원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멤버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좋아하는 것을 '소유'하는 데 집착하는 사람들과 달리, 자연은 살 수도 없고 살 필요도 없이 마음을 여는 것만으로 '영원한 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김창옥의 설명은 많은 공감을 자아냈다.
 
그런데 멤버들은 김창옥의 집과 캠핑카를 둘러보며 의자, 오토바이 헬멧 등 곳곳에서 고급스러운 취향이 드러나는 비싼 물건들을 잇달아 발견했다. 멤버들이 의아해하며 추궁하자 김창옥은 당황하며 "내려놓기 전에 구입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자막에는 '비싸부일체'라고 표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창옥이 소통전문가로 한층 주가를 높이며 일을 많이할 때 스스로를 위한 일종의 보상으로 구입했던 취미 용품들이었다.
 
김창옥은 "돈을 벌어서 꼭 사고 싶었던 게 바로 '강연을 안 해도 될 시간'이었다. 강연이란 게 깨달음이나 지식을 전하는 건데, 정작 내 마음에는 누군가 앉을 편안한 의자 하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이 정서가 허기지면 착각하는 게 물건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리 물건을 구입해도 아이템만 바뀔 뿐, 내 정서의 허기는 없어지지 않더라"고 당시 마음의 방황을 고백했다.
 
최근에야 허기진 정서를 채우는 방법을 찾았다는 김창옥은 "함께있을 때 시간이 빨리 가는 사람을 만나라"고 권했다. 사람이 어떤 사람이나 장소와 있으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경우가 있다. 그건 사람이 집중했다는 뜻이고, 뇌는 시간이 빨리가는 것을 재미있다고 느낀다는 것. 김창옥은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일, 그럴 만한 의지와 감정이 일어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옥이 일을 내려놓고 싶었던 이유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김창옥은 비로소 자신이 일을 내려놓고 싶었던 충격적인 계기를 설명했다. "한 어머니가 중학생 아이에게 내 강연을 듣게 했는데, 그 아이는 정작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본인이 행복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하더라"는 일화를 공개했다. 김창옥은 "처음엔 너무 화가 났는데, 시간이 흘러서 깨달은 게 화가 난 게 아니라 들켜서 당황한 거였다"고 고백했다.
 
무심코 마주하게 된 자신의 내면을 들켰을 때의 당혹감을 회상하며 김창옥은 "행복해보이지 않은 건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행복한 지 너무 오래된 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사실 본인도 알고 있었지만 외면해왔던 자신의 문제를 급작스레 마주하고나서 김창옥은 불면증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김창옥은 "그때 운명처럼 고향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사람들 힐링시켜주고 너는 언제 쉬냐. 힘들면 제주도에 왔다가라'고 하더라. 그 위로에 내 삶의 패턴을 바꿔봐야되겠다는 용기를 냈다"고 밝히며 "그때 내가 뭘 좋아하는지 깨달았다. 나도 자연속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제주도로 내려와 '나'를 돌아보며 김창옥에게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 다른 사람을 누군가와 소통하게 하는 일은 잘 도와줬지만, 정작 내가 나하고는 사이가 안좋구나, 남과 사이가 좋기 때문에 나와의 관계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구나"라고 뜻밖의 고백을 꺼냈다. 김창옥은 이를 두고 "일이 잘되면 영혼에는 문제가 없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적인 성공에 집착하면서 정작 자기 내면의 문제는 외면하기 쉬운 것은, 오늘날의 많은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처해있는 고민이었다.
 
황제성은 김창옥의 첫 강의가 '자신과 소통하는 법'이었다고 회상하며 그 강연 이후로 삶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김창옥 역시 자신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고백에 놀라워했다. 김창옥은 "어쩌면 그건 스스로 위로받고 싶어서 한 말이었던 것 같다"며 돌아봤다.
 
김창옥은 멤버들에게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대상이 있냐고 물었다. 말귀를 잘 못아듣기로 유명한 김동현은 "가끔 저로 인해서 소통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 자백하자 멤버들은 웃음바다가 됐다. 김창옥은 "지식과의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그게 여백의 미가 될 수 있다. 그걸 채워버리면 오히려 편안함이 줄 수도 있다"며 색다른 해석으로 격려했다.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유수빈은 대화 도중 자꾸 말을 끊는 습관이 있는 절친에 서운함을 토로하며 실명까지 폭로했다. 공교롭게도 이승기도 대화 도중에 끼어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습관을 지적받으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창옥은 "인디언에게 친구란 '나의 슬픔을 자신의 등에 진 자'라고 한다. 마음의 짐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친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옥의 이야기에 유수빈은, 친구가 가끔은 소통이 어려워도 힘들 때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추억을 떠올리며 공감했다.

너무 어릴 때 데뷔한 이승기는 나이를 먹은 지금도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는 선배들과의 소통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김창옥은 "예의없는 사랑이 가장 폭력적이다"라고 설명하며 "상대에게 예의를 안 지키면서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같은 식으로 포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이나 인간관계로 넘어가는 가장 첫 관문은 예의다"라고 지적했고 멤버들은 모두 크게 공감했다.
 
황제성은 "상대의 지위가 오르고 환경이 변했다고 해서 내 태도가 바뀌면 안되지 않을까?"라고 반론하자, 김창옥은 "상대방이 지위가 올라가면 내가 내려간다는 잘못된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그 사람에게 예의를 지켜주는 것이 나를 높이는 방법"이라고 재반박했다. 김창옥은 "우리도 어쩌면 나이를 먹어가면서 후배나 누군가에게 예의없는 폭력을 휘둘렀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자, 멤버들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멤버들이 김창옥의 강연에 칭찬을 늘어놓자, 김창옥은 "내가 싫어했던 건 일방적이기만 한 강연이었다. 수많은 청중 앞에서는 소통보다는 '전달'이 우선이 된다. 하지만 이런 자리는 상대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핑퐁하듯 소통하는 재미가 있다"고 차이를 밝혔다.
 
아버지와의 소통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자리를 옮겨서 진행된 강연에서 김창옥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김창옥은 자신을 소통령이 아닌 '불통령'이라고 자칭했다. 김창옥은 청각장애를 지닌 데다 무서웠던 아버지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소원했던 과거를 밝혔다. 그러다 우연히 치료를 위하여 치과에 간 아버지와 통화를 하게 된 김창옥은 '미안하다'는 아버지의 고백을 처음 듣고 마음이 뭉클했던 일화를 고백했다.
 
김창옥은 "성장하면서 언젠가 우리 아버지는 아들에게 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아버지의 사과를 마주하니 속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이제 우리 아버지는 힘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복잡했던 심경을 밝혔다.
 
이어 "그때 이후로 아버지도 좀 변했다. 어느날은 처음으로 공항에 배웅을 나오신다고 하더라. 뒤돌아봤다가 아버지를 보면 울 것 같아서 망설이다가 결국 돌아봤는데, 아버지가 용돈을 세고 계시더라"는 반전 에피소드로 박장대소를 자아냈다. 김창옥은 아버지와 소통의 원천으로 "정기적인 계좌이체"라고 농담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창옥은 불편한 몸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 아버지가 노인이 됐구나"라고 느끼며 울컥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김창옥은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면 그건 사랑이 시작된 거다"라고 소원했던 그때부터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김창옥은 처음으로 아버지를 포옹해드렸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 제 가슴에 스캔이 됐다. 아버지도 엄청 긴장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김창옥은 부친의 청각장애를 치료하기 위하여 노력했고, 수술을 받고나서 소리를 듣고 감탄하여 아들에게 '우리 막둥이, 고맙다'고 인사하는 부친의 모습이 자료화면으로 등장하여 감동을 자아냈다.

안타깝게도 당시 김창옥의 부친은 최근 건강이 악화되어 힘겨운 투병중이었다. 김창옥은 "아버지와의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함께 해왔기에, 이제는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보내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창옥은 "불통의 첫 번째 치료법은 미안하다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옥은 "예의없는 사랑이 가장 폭력적인 것처럼 사과없는 소통은 있을 수 없다"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 미안하다고 사과해보라"고 권유했다.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부모님을 회상하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김창옥은 영상 편지를 통하여 아버지에게 "그리움 이전에 먹먹한 존재가 아버지였다. 오랜 세월 가족들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힘들게 쓰셨다는 걸 저도 나이가 들어서 조금 이해하게 됐다. 앞으로도 모친을 제가 돌보면서 열심히 잘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마지막 작별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방송 녹화가 끝난 후 악 열흘 뒤에 김창옥의 부친은 영면에 들었다.

김창옥은 강연을 맺으며 "인생에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한 번은 생겼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내가 받았던 사랑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솔직한 자전적 고백을 통하여 진정성있는 소통의 가치를 전해준 김창옥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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