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거듭하던 롯데 자이언츠의 2022시즌 계획에서 결국 딕슨 마차도의 이름이 빠지게 됐다.

롯데를 포함한 10개 구단은 지난 25일까지 KBO에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롯데는 올 시즌 활약한 세 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투수 댄 스트레일리만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앤더슨 프랑코의 명단 제외는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었지만, 2020시즌부터 팀에서 궂은 일을 도맡았던 마차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내야진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며 재계약을 주장하는 의견과 공격력 강화를 위해 재계약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후자를 택했다.
 
 2년간 롯데 센터라인의 한 축을 맡았던 마차도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2년간 롯데 센터라인의 한 축을 맡았던 마차도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 롯데 자이언츠

 
사직구장 리모델링과 공격력 강화, 떠나야 했던 마차도

2019년 11월 22일, 투수 애드리안 샘슨과 함께 롯데행이 확정됐을 당시 구단에서는 "체중 증량과 타격폼 교정 성공으로 장타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마차도는 센터라인 강화의 핵심으로,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 정확한 송구 등 뛰어난 수비 능력을 갖췄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해였던 2020년, 전 경기(144경기)를 소화하면서 타율 0.280 12홈런 15도루 67타점 OPS 0.778을 기록한 마차도는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단 10개의 실책만 범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주포지션이 유격수이면서 1000이닝 이상 수비를 소화한 선수 가운데 마차도보다 적은 실책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올 시즌 역시 1076.2이닝의 수비 이닝 동안 11개의 실책으로, 1000이닝을 넘긴 유격수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조금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은 역시 타격이다. 올 시즌 134경기 타율 0.279 5홈런 58타점 OPS 0.720으로, 크게 부진한 건 아니었으나 수치상 여러 지표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알테어(NC 다이노스) 등에 비하면 공격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올 시즌 종료 이후 사직구장 리모델링에 돌입한 롯데는 좀 더 넓어진 구장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8위로 시즌을 끝낸 만큼 2022년을 도약의 해로 삼아야 하는 구단으로선 올해 두 자릿수 홈런도 때리지 못한 마차도에게 선뜻 손을 내밀기가 어려웠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결국 옵션 실행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올림픽 휴식기에 일찌감치 옵션이 발동되면서 2023시즌까지 함께하게 된 안치홍은 2022시즌부터 새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올림픽 휴식기에 일찌감치 옵션이 발동되면서 2023시즌까지 함께하게 된 안치홍은 2022시즌부터 새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찾는 롯데, 유격수 과제도 떠안았다

마차도를 떠나보낸 롯데는 당장 새 외국인 타자를 찾는 중이다. 아무래도 올겨울의 경우 수비보다는 공격력 강화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합류하게 될 외국인 타자는 마차도 이상의 타격을 보여줘야 하는 책임감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마차도는 단순히 외국인 타자가 아니라 2루수 안치홍과 호흡을 맞췄던 든든한 유격수였다. 

현재 롯데의 내야 자원에서 유격수로 수비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배성근, 김민수 정도다. 외부 영입을 고려한다면 트레이드를 통한 긴급 수혈도 가능하겠지만, 서로 카드가 맞지 않으면 이 역시 여의치 않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최근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격점을 받은 박승욱에게 역할을 맡길 수는 있다. KT 위즈 시절에는 2루수와 1루수로 출전하는 시간이 많았으나 SSG 랜더스(당시 SK 와이번스)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2016년부터 3년간 유격수로만 100이닝 이상 뛰었다. 선수 입장에서도 경쟁하는 선수가 많은 1루, 안치홍이 지키는 2루보다는 유격수로서 많은 기회를 받는 게 낫다.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2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롯데는 실망스러운 성적표 속에서 다시 한 번 변화를 외치고 있다. 마차도의 보류선수 명단 제외가 그 시작점이고, 2022시즌에는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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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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