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

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 ⓒ 박동희 제공

 
kt 위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4대 0으로 누르며 우승헸다. kt는 NC에 이에 2013년 창단해 2015년부터 KBO리그에 참여한 신생 구단이다. 신생 구단임에도 창단 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며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t의 우승 원인 분석과 함께 2021 시즌 KBO리그를 정리해 보고자 지난 21일 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와 전화 연결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다음은 박 대표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2013년 창단해 2015년부터 KBO리그에 참여한 kt 위즈가 첫 통합 우승 달성으로 2021시즌이 마무리되었어요. 이번 시즌에 대한 총평 부탁드립니다.
"kt가 한국시리즈에서 4전 전승으로 NC에 이어 신생팀으로선 1군 진입 7시즌 만에 우승팀이 됐는데요. 일단 kt 올해 성적을 보게 되면 팀 평균 자책점이 3.67으로 LG의 3.57 다음으로 좋았고요. 그리고 팀 타율도 2할6푼5리였는데 저는 팀 출루율을 주목했습니다. 팀 출루율이 3할5푼6리로 롯데와 똑같거든요. 일단 많이 출루하고 안타와 홈런 많이 치고 거기다가 kt 도루가 112개로 삼성에 이어 2등이었거든요. 그래서 투구지표나 타격지표나 모두 고르게 상위권에 분포했기 때문에 당연히 정규 시즌 1위를 했던 거 같아요, 한국 시리즈에서도 정규시즌 1위의 성적이 당연했다는 걸 증명해 준 거 같아요."

- 큰 경기는 경험도 중요한데 kt는 경험이 없잖아요. 그럼에도 한국시리즈에서 전승했다는 게 인상적인 것 같아요.
"맞아요. 근데 우리가 뭘 주목해야 하나면 선수들이 한국시리즈 경험이 없다뿐이지 큰 경기 경험들이 있고 또 타자나 투수나 배태량 선수가 많이 있거든요. 큰 경기 경험은 약간의 허상이 있죠. 큰 경기 경험이 많으면 당연히 유리하겠지만 그게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에요. 박재홍 현재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이 저한테 해준 얘기는 '큰 경기 경험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어떻게 휴식을 취하고 어떻게 몸을 만드는지 노하우가 있다. 두 번째는 한국시리즈 앞두고 들뜬 긴장감이나 기대감을 추스르는 방법이 있다'였어요.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런 두 가지 방법 모두 정규시즌 해온 방법이라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큰 경기 경험이라는 게 다소 허상이라고 보거든요."

- kt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 한 선수는 누구인가요?
"투수로 보면 좋은 활약이 많았죠. 외국인 투수들이 특히 좋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중에서도 김재윤 선수를 뽑고 싶어요. 김재윤 선수가 올 시즌 32세이브를 했는데 출전 경기 수가 65경기나 되거든요. 우승하는 팀들의 가장 결정적인 특징 가운데 공통점이 마무리가 강하다는 거예요. 마무리(투수)가 블론 세이브를 해서 그 팀이 지게 되면 그 경기 후유증이 한두 경기까지 가거든요. 반면에 마무리가 확실하게 이닝을 매듭지어주면 그 승리의 기운이 또 다음 두세 경기에 좋은 영향을 주거든요. 올 시즌 김재윤 선수 같은 경우는 본인이 뒷문을 착실하게 막아주면서 경기의 흐름을 계속 원활하게 이어졌단 점에서 굉장히 칭찬받을 만한 것 같아요. 그리고 타자같은 경우는 좋은 선수가 많이 있지만 역시 강백호 선수가 아닐까요. 강백호 선수가 타율, 안타, 타점 할 것 없이 리그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줬잖아요. 이미 kt 위즈 심장은 강백호라고 할 수 있겠죠."

- 신생팀이 단기간 내에 우승하기는 어려운 데 지난해 NC에 이어 kt도 우승했잖아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세요?
"일단 두 팀이 신생팀이었기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 특별지명이라든가 신생팀 특별지명이라고 해서 좋은 유망주들을 데려올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신생팀이다 보니까 과감하게 투자를 하면서 FA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었고 신생팀이다 보니까 여러 눈치 보지 않고 트레이드 원활하게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었거든요.

근데 저는 중요한 게 프런트라고 봐요. 신생팀이기 때문에 프런트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거든요. 그리고 과거에 프런트가 갖고 있던 구태의연한 발상이라든가 실력보다 학연이나 지연 등 복잡한 헤게모니 없이 처음부터 도화지에 프런트가 만들어졌다는 게 큰 영향이죠."

-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의 선전도 눈에 띄어요. 두산은 정규리그 4위를 했지만 포스트 시즌은 와일드카드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가는 과정은 어떻게 보셨어요?
"역시 두산이 왜 최고의 강팀으로 불리는지 여지없이 보여줬죠. 와일드카드 때부터 승승장구해서 한국시리즈까지 잘 올라왔는데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두산이 승승장구하고 올라왔고 한국시리즈 앞서서 쉬는 날 있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 됐을 것이라고 하던데 저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고요. 왜냐면 코로나19 때문에 올해 선수단이 스프링 캠프에서 원활한 훈련을 못 했거든요. 그런 와중에서 또 시즌 말미에 더블 헤더 경기가 많았잖아요. 또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이 얽혀 있어서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심했을 거라고 보는데 그 부담 안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다는 게 대단한 것 같고요. 특히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잖아요. 이건 정말 기념비를 세워줘야 할 정도로 대단한 거예요."

- 두산이 7년 연속 한국 시리즈 진출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저는 두산에는 김태룡 단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봐요. 김태룡 단장이 워낙 2군 육성이라든가 그리고 1군 선수들의 관리, 신인 선수의 충원 FA 선수들의 계약 이런 걸 정말 잘해요. 적은 운영비로도 정말 잘하거든요."

- 올 시즌 SSG가 들어왔잖아요. SSG의 첫 시즌 평가는 어떻게 하세요?
"글쎄요. SSG가 원했던 성적을 내지 못했지요. 6위고 0.5 경기차로 와일드카드에 진출하지 못했잖아요. 근데 저는 김원형 감독 야구를 재밌게 봤고 특히나 특히 5월 팀 승률이 7할에 가까웠었거든요. 6월만 해도 6할 8푼 2리나 됐거든요. 좀 아쉬운 게 있다면 올림픽 이후로 8월이 약했어요. 그러나 나쁘지 않은 시즌 보냈다는 거예요."

- 이번에 주목받은 세 SSG 샌더스의 추신수 선수 국내 복귀인데 추 선수의 성적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는 추신수 선수 나이가 마흔이잖아요. 그런데 홈런과 도루 20-20클럽에 가입하지 않았습니까. 타율은 2할6푼5리라고 해도 출루율이 거의 4할1푼에 가까운 4할9리였어요. 연봉에 비해서 성적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사람 있겠지만 전 그렇게 보지 않아요. 특히나 추신수 선수가 우리 KBO리그에 던져준 많은 메시지가 있잖아요. 그리고 이런 대선수가 한 명 오게 되면 이 선수와 같은 팀에 있는 SSG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도 보고 배우는 게 많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게 연봉 보다 훨씬 더 가치롭다고 평가하고 있어요."

- KBO리그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프로 스포츠죠. 그러나 예전만큼 흥행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흥행이 많이 떨어졌지요. 특히나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제외하고 2, 3, 4차전은 매진이 안 됐어요. 2만 석 규모 구장도 아니었단 말이에요. 이건 단순히 수도권 팀들만의 대결이나 비인기 팀의 우승과 상관이 없어요. 근데 매진이 안 될 때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끊었다는 의미죠. 예전같았으면 제가 구단이나 KBO를 많이 비판했을 거예요. 물론 경제 상황 탓도 있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짜 선수들이 생각을 바꿔야 돼요. 우리나라 선수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게 자기들이 '갑'인 줄 알아요. 아니에요. 선수나 야구 종사자들은 '을'이에요. 그런데 선수들이 팬들 위에 군림하려 했었잖아요. 소비자 위에 회사가 군림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회사 제품 안 사면 그만이에요. 똑같은 거예요. 선수들이 팬 위에 군림하는데 내 위에 군림하는 스포츠를 뭐 하려 보냐는 거죠.

가뜩이나 요즘 시대에는 ott 등 누릴 수 있는 게 있잖아요. 일주일에 누릴 수 있는 문화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요. 그 한정된 시간을 어쩔 땐 프로야구 보고 어쩔 땐 넷플릭스 보고 어쩔 땐 TV 보고 어쩔 땐 음악 듣고 어쩔 땐 쇼핑도 한단 말이에요. 요즘처럼 볼 게 많고 할 게 많은 세상에서 야구가 다른 여가 생활과 싸웠을 때 이길 수 있냐는 거예요. 못 이긴다는 거죠. 선수들 스스로 팬이 소중한 줄 알고 정말 팬서비스를 정말 성심성의껏 해야 돼요. 그 팬서비스는 팬 사인회도 있겠지만 경기에 더 집중해서 좋은 플레이 보여줘야죠. 선수들이 정말 생각을 고쳐서 팬이 소중하다는 걸 알고 프로스포츠 선수다운 자세를 취하면 정말 좋겠어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KBO가 야구의 중심이잖아요. 근데 지금은 프로야구가 거의 수치의 중심에 있거든요. 리그의 도덕성을 팬들이 인정하지 않을 때 어떤 결과 벌어지는지 이번 우리 한국 시리즈 때 봤잖아요. 팬들이 트럭 시위도 하고 특정 팀에 대해 불만을 토해내잖아요. 프로야구 총재가 공정했다면 우리 프로야구가 이런 불만을 사진 않았을 거예요. 저는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 프로야구가 팬 중심의 프로야구로 다시 돌아가야 된다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그냥 1990년대 자전거 타고 돌아다닌 사람들 관중석에 많았거든요. 텅 빈 야구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들만의 야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 생각해요."

- 그럼 왜 KBO나 선수들은 팬들을 중요하게 생각 안 하는 걸까요?
"이 사람들이 바라는 건 현상 유지 밖에 없는 거예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팬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이 분들은 관심이 없지요. 세상은 급변하고 지금 코로나19로 세상에 더 불안하고 급변한 와중에서도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프로야구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프로야구가 이번에야말로 윗물부터 정리가 돼야 된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우리 10개 구단 보게 되면  키움 빼고 대기업이잖아요. 그분들이 지금까지 무관심 했다면 지금 한 번이라도 좀 머리를 맞대서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정말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가 하면 논의라도 한번 해 봤으면 좋겠어요. 관심이라도 한 번쯤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프로야구는 변할 겁니다."

- KBO가 바뀔 수 있을까요?
"바뀔 수 있느냐 여부를 떠나 바꿔야 되죠. 이거는 생존의 문제거든요. KBO가 바뀌지 않으면 한 번 돌아선 팬들이 다시 프로야구 쪽을 향해 미소 짓지 않을 거예요. 총재부터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까지 모든 사람 의식이 바꿔야 되죠. 그렇지 않으면 단언하건대 프로야구는 도태기를 밟게 될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붙인다면 우리나라의 야구인들은 진짜 반성해야 돼요. 전 기자잖아요. 야구로 밥 먹고 사는 기자들도 무엇이 잘못된 건지 용기를 내서 얘기하고 일반 팬들은 자기 사비를 털어 트럭 시위를 하잖아요. 김응용 전 야구소프트 협회장이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배때지에 기름이 찼다'고 했죠. 그런데 정작 기름이 찬건 야구로 호위호식하는 사람들이에요. 야구로 호의호식했던 사람들이 지금 야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선수들의 경기력만 탓하잖아요. 야구를 이렇게 만든 사람 누구냐고요. 그 원로 야구인들이 만들어 놓은 거예요 그래서 선배 야구인들이야말로 진짜 야구를 위해서 좀 더 노력하지 못할 망정 방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려요.
"무지개를 보려면 쏟아지는 비를 참아야 됩니다. 지금 다들 야구의 위기, 야구의 위기라는데 위기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거든요. 위기란 말을 우리가 논하기 전에 무엇이 위기고 왜 우리 야구가 위기에 처해 있는지 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우리가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여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고 논의해야 된다고 봐요. 그러려면 이번에 제가 느낀 것이지만 그전에는 언론이 이런 문제에 제일 앞에 섰죠. 지금은 야구팬들 같아요. 야구팬들에게 느끼는 무한한 감사와 무한한 감동이 있거든요. 팬 스스로 프로야구를 바꿔 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요즘에 가끔씩 해요. 그래서 팬 여러분들이 단순히 야구만 보시지 마시고 야구가 무엇을 해야 될지 어떻게 바꿔야 될지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 주신다면 프로야구가 거기에 분명히 응답하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팬 여러분의 좀 더 관심 있게 야구를 지켜봐 주시고 행동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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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WBC 복지TV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박동희 KT KBO리그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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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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