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 포스터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 포스터 ⓒ 소니픽처스코리아


캘리(캐리 쿤 분)는 집세가 밀려 퇴거 위기에 몰리자 사망한 아버지 이곤(해롤드 래미스 분)이 남긴 오클라호마주 썸머빌에 위치한 집으로 남매 트레버(핀 울프하드 분)와 피비(맥케나 그레이스 분)를 데리고 이사한다. 그런데 이들의 집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진이나 사라진 줄만 알았던 유령이 나타나는 등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할아버지가 남긴 전설적인 '고스트버스터즈'의 유산을 발견한 남매는 과학 선생 그루버슨(폴 러드 분)과 초자연적 현상을 빠져 사는 팟캐스트(로건 킴 분), 트레버가 짝사랑하는 루시(셀레스티 오코너 분)의 도움을 받아 불가사의의 원인을 조사한다. 그리고 세상의 종말을 꾀하는 몬스터 세력의 음모를 알아낸다.

1984년 개봉한 <고스트버스터즈>는 1980년대 미국 문화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북미에서 2억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대성공(1984년 북미 전체 흥행 1위)을 거두었고 레이 파커 주니어가 부른 주제곡 <고스트버스터즈>는 빌보드 3주 연속 1위에 올랐으며 1989년엔 속편이 나왔다. 이 외에도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책,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품을 쏟아내며 산업 전반에 막대한 효과를 미쳤다. 미국 의회도서관의 미 국립영화등기부는 매년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영화 25편을 선정하는 '영구보존 영화' 목록에 <고스트버스터즈>를 올려 작품성과 영향력을 기렸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소니픽처스코리아

 
<고스트버스터즈>의 인기는 현재도 이어지는 중이다. 열성 팬들이 영화 속 의상을 입고 다양한 사회 활동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고스트헤드>(2016)가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할리우드는 <터미네이터>(1984), <프레데터>(1987)와 더불어 1980년대의 대표작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고스트버스터즈>를 계속 만지작거리다 2016년 여성 배우들로 구성된 <고스트버스터즈>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결과는 흥행 실패였다.

<고스트버스터즈>의 여성판을 만들기 위해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 <히트>(2013), <스파이>(2015)를 연출한 폴 페이그 감독에게 연락했다면 1984년, 1989년 작품과 연결되는 후속작을 만들려면 레이 파커 주니어의 주제가 <고스트버스터즈>의 가사처럼 "누구에게 전화할까?(Who you gonna call?)" 정답은 <고스트버스터즈>를 연출한 이반 라이트맨의 아들 제이슨 라이트맨이다. <주노>(2007), <인 디 에어>(2009), <툴리>(2018)를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은 줄곧 "유령을 포획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유산을 피해왔다. 그러던 중 농장에서 프로톤 팩을 찾은 12살 소녀의 모습이 떠오른 순간 <고스트버스터즈> 시리즈를 이어가리라 결심했다고 밝힌다.

"'소녀가 이곤 스펭글러의 손녀로 나오면 어떨까?' 이것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자신의 프로톤 팩을 찾고, 자신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자신이 물려받은 유산과 자신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소녀의 이야기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소니픽처스코리아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족'과 '유산'이다. 영화는 1편(1984년)으로부터 30여 년이 흐른 뒤를 시간적인 배경, 무대를 대도시 뉴욕에서 깡촌에 가까운 작은 마을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삼았으나 문지기, 열쇠지기, 고저 등 설정을 포함한 플롯의 기본 구조는 1편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초점은 고스트버스터즈 안의 이야기가 아닌, 아버지와 딸이나 엄마와 아들(또는 딸)이란 '가족'에 맞춰졌다. 이반 라이트맨 감독은 "<고스트버스터즈>의 컨셉을 통하여 가족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아들의) 생각이 좋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고스트버스터즈'의 멤버는 성인 남성들이나 성인 여성들로 짜였다. 반면에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10대 청소년들로 구성된 '고스트버스터즈'를 앞세운다. 청소년판 고스트버스터즈로 방향을 잡으면서 영화엔 <구니스>(1985), <슈퍼 에이트>(2011),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같은 1980년대스러운 10대 모험극의 색채가 덧씌워졌다. 마치 1980년대에 멈춰버린 듯한 썸머빌 마을 풍경, 그루버슨이 수업 시간에 무려 비디오테이프로 틀어주는 영화 <쿠조>(1983)와 <사탄의 인형>(1988), <기묘한 시리즈>의 주인공인 핀 울프하드는 80년대의 정서를 한층 강화시켜준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소니픽처스코리아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1984년과 1989년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의 향수를 자극할 '유산'으로 가득하다. 달리 말하면 앞선 두 작품, 적어도 1984년 작품은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유령덫, 자동차 엑토-1, 슈트, 프로톤 팩, PKE 계측기 등 고스트버스터즈의 아이템은 옛 모습 그대로 나온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주연이었던 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어니 허드슨, 애니 파츠, 시고니 위버도 만날 수 있다. 

2014년 세상을 떠난 해롤드 래미스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의 피터 쿠싱(1994년 사망)의 사례처럼 CG 작업으로 되살렸다. 추억의 캐릭터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은 크다. 동시에 이미 고인이 된 배우를 생전 의도와 상관없이 부활시키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던진다.

먹깨비, 테러독, 고저 등 고스트 캐릭터도 원작을 다시 만난 듯한 느낌으로 등장한다. 가장 인상적인 건 마시멜로맨이다. 1984년 작에서 거대하게 등장했던 마시멜로맨은 이번엔 작은 베이비 마시멜로맨(들)로 바뀌었다. 이들이 월마트에서 <그렘린>(1984)을 연상케 하는 기괴한 장난을 벌이는 장면은 트레버와 피비가 엑토-1을 이용해 도로에서 유령을 추격하는 스릴 넘치는 장면과 함께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영화의 한 장면 ⓒ 소니픽처스코리아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 여행이자 1984년 작품에 대한 존경으로 쓰인 러브레터다. <쥬라기 월드>(2015)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처럼 말이다. 영화 <어메이징 메리>(2017), <아이, 토냐>(2017), <캡틴 마블>(2019), <애나벨 집으로>(2019), 드라마 <지정생존자>, <힐 하우스의 유령>, <핸드메이즈 테일> 등 굵직한 작품들로 경력을 쌓아가는 맥케나 그레이스를 만나는 즐거움도 준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는 맥케나 그레이스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존재감은 돋보인다.

강점만큼이나 약점도 뚜렷하다. 1984년 작과 비슷한 플롯을 반복하기에 창의성은 떨어진다. 가장 재미있어야 할 3막은 과거의 유산과 비슷한 탓에 정작 흥미가 떨어진다. 애초에 1984년 작을 넘어서는 영화를 바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디어만큼은 새로운 걸 기대했는데 결과물은 <쥬라기 월드>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다를 바가 없는 추억팔이다. 잇따른 프랜차이즈의 과거 답습은 지금 할리우드가 과거의 유산을 전혀 뛰어넘지 못한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다음 <고스터버스터즈>가 만들어진다면 이번에 채운 젊음의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독창적인 이야기로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억 여행은 한 번으로 족하다.

*영화가 끝난 후 쿠키 영상이 2개 나온다. 하나는 엔딩 크레딧 전, 하나는 엔딩 크레딧 후에 나오니 끝까지 객석에 머무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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