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하는 대구 이병근 감독.

기자회견 하는 대구 이병근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 FC 선수들은 역시 FA컵 트로피에 더 눈독을 들이며 광양에 도착했다. K리그 1 마무리 두 게임을 결코 가볍게 대응할 그들이 아니지만 이번 FA(축구협회)컵 결승 홈&어웨이 두 게임에 걸린 트로피의 가치가 2022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이라는 묵직함에 마음이 더 끌릴 수밖에 없는 일이다. 홈 팀 전남 드래곤즈도 최초의 하위 리그 팀 우승이라는 위업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대구 FC는 상대적으로 우대 받는 어웨이 골까지 품에 안고 안방으로 돌아가는 성과를 올렸다.

이병근 감독이 이끌고 있는 K리그 1 대구 FC가 24일(수) 오후 8시 광양전용구장에서 벌어진 2021 FA(축구협회)컵 결승 1차전 K리그 2 전남 드래곤즈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믿음직스러운 왼발잡이 미드필더 라마스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 1-0으로 이겨 2018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우승 트로피에 한 발짝 가깝게 다가섰다.

돌아가면서 대구 FC 응원할 팀들은?

지금은 2부리그에 내려가서 좀처럼 K리그 1 승격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결승 1차전 홈 팀 전남 드래곤즈는 이 대회 통산 3회(1997, 2006, 2007년) 우승에 빛나는 전통 강팀이다. 전남은 이 대회 결승전 사상 처음으로 아래쪽 리그 팀의 우승 역사를 쓰겠다는 의지로 덤벼들었지만 정태욱, 홍정운이 수비수로 버티고 있는 현 1부리그 3위 팀 대구 FC의 벽은 매우 단단했다. 

결승 1차전 시작 후 24분만에 중대 갈림길이 생겼다. 어웨이 팀 대구 FC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멀티 플레이어 김진혁이 동료 세징야의 공간 침투를 살리기 위해 기막힌 패스를 넘겨주었고 이 공을 몰고 들어간 세징야가 전남 드래곤즈 골문 바로 앞에서 김태현의 태클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역시 세징야는 대구 FC 역습의 중심임에 틀림없는 인물이었다.

대구 FC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왼발 킥 실력이 뛰어난 미드필더 라마스가 나섰고 전남 드래곤즈의 노련한 골키퍼 박준혁을 상대로 실수 없이 골문 오른쪽 하단을 갈랐다. 전남 드래곤즈는 이 1골을 따라잡기 위해 그 다음 시간부터 더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좀처럼 대구 FC 골문 쪽은 활짝 열리지 않았다. 

전남의 전경준 감독은 후반전을 시작하면서 높은 공 싸움에 능한 골잡이 박희성을 들여보냈고, 68분에는 김선우 대신 장순혁까지 들여보냈지만 대구 FC에는 이들보다 더 체격 조건 좋은 수비수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그래도 전남 공격의 중심 이종호가 70분에 발로텔리의 절묘한 로빙 패스를 받아 180도 돌아서며 왼발 터닝 발리슛을 시도했는데 살짝 빗맞고는, 대구 FC 최영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걸리는 바람에 4503명 홈팬들 앞에서 빈 손으로 게임을 끝내고 말았다.   

이제 두 팀은 다음 달 11일(토) 오후 12시 30분에 장소를 DGB 대구은행파크로 옮겨 결승 2차전을 뛰면서 묵직한 우승 트로피와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다투게 됐다. 대구 FC는 그 결승 2차전이 열리기 전에 남아있는 정규리그 두 게임을 끝내야 하는데 오는 28일 오후 2시에는 5년 연속 K리그 1 우승을 노리고 있는 현재 1위 전북 현대를 홈 그라운드에서 만나며, 다음 달 5일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막판 뒤집기 우승 드라마를 꿈꾸는 울산 현대를 만나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 

대구 FC의 이 FA컵 우승 여부에 따라 K리그 1 최종 순위 4위도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선물로 받을 수 있기에 앞으로 약 보름간 대구 FC가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될 것이다. 가장 먼저 대구 FC의 승리를 바랄 팀은 11월 28일 '울산 현대'다. 그 날 대구 FC가 전북 현대를 이겨줘야 이번 시즌 K리그 1 대역전 우승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대구 FC를 응원할 팀은 12월 5일에 '전북 현대'다. 팀 득점 수에서 현재 5골을 울산보다 더 넣었기 때문에 그들과 매 게임 결과 같은 승점을 얻기만 한다면 5년 연속 우승 위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해 국내 축구 마지막 게임이 될 12월 11일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 FC를 노골적으로 응원할 팀은 아직 모르지만 12월 5일 저녁에 K리그 1 최종 순위가 나오고 거기 3위나 4위에 해당하는 팀이 될 것이다. 이런 역학 관계 덕분에 축구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2021 FA컵 결승 1차전 결과(11월 24일 오후 8시, 광양 전용)

★ 전남 드래곤즈 0-1 대구 FC [득점 : 라마스(26분,PK)]

결승 2차전 일정(12월 11일 토요일 오후 12시 30분, DGB 대구은행파크)
대구 FC - 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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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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