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의 영상 통화가 더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펑솨이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의 영상 통화가 더 많은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중국 최고위 관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행방불명' 우려가 제기됐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자신의 안전을 알렸지만, 오히려 의혹만 더 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날 성명을 내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펑솨이와 영상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펑솨이는 현재 베이징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은 친구 및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길 원하며,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밝혔다. IOC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영상 속에서 펑솨이는 웃으며 바흐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한때 여자 테니스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펑솨이는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장가오리(75)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장가오리는 중국 공산당 산둥 위원회 부서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원 부총리 등을 지낸 최고위급 인사였다. 

그러나 펑솨이의 계정은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지 불과 30분 만에 삭제됐고,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와 주요 외신이 사실 파악을 위해 펑솨이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하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동료 테니스 스타들은 물론이고 유엔 인권위원회, 미국과 영국 정부 등 국제사회까지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며 중국 정부의 확인을 요구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 의혹 가득한 영상 통화

펑솨이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하고 무려 19일 만에 자신의 안전을 알렸지만, 그동안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혹을 해소하지는 못했다(관련 기사 : 펑솨이, IOC 위원장과 영상 통화 "안전하게 잘있다").

WTA 대변인은 "펑솨이의 최근 모습을 보게 되어 다행이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를 거두기에는 부족하다"라며 "이번 영상 통화만으로는 펑솨이가 어떤 강압 없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펑솨이가 폭로한 사건과 관련해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입장은 전혀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영상 통화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영상 통화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주요 외신도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AP통신은 "거의 3주 만에 나타난 펑솨이와 IOC 간의 영상 통화는 오히려 더 많은 의혹을 제기하게 된다"라며 "IOC는 펑솨이와 통화한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녀가 폭로했던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번 영상 통화가 IOC 현역 최고참 의원인 딕 파운드가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펑솨이 사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라며 개막이 다가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한 직후 성사됐다는 점도 의혹을 낳고 있다.  

미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펑솨이가 WTA나 다른 단체가 아닌 왜 IOC를 선택했는지 이유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외신·인권단체 "IOC도 한통속" 비판 
  
인권 단체들은 중국 정부뿐 아니라 IOC까지 비판하고 나섰다.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IOC가 지나칠 정도로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스포츠선수인권단체 '글로벌애슬릿'은 "IOC가 펑솨이와 영상 통화를 하고 발표한 성명은 그녀가 폭로한 성폭행 피해 의혹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으며, 마치 전혀 행방불명되지 않았던 것처럼 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펑솨이가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의 성폭행을 폭로한 게시물 원문 갈무리.

펑솨이가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의 성폭행을 폭로한 게시물 원문 갈무리. ⓒ 펑솨이 웨이보 계정

 
그러면서 "IOC는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스포츠 선수에게 혐오스러울 정도로 무관심하다"라며 "이는 중국 정부의 악의적인 선전과 인권 탄압에 IOC가 가담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IOC가 중국 정부의 강압, 선전에 적극적인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뉴욕에서는 중국계 여성인권단체가 펑솨이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날 집회를 주도한 여성 운동가 크리스탈 첸은 "펑솨이가 신체적으로는 안전해 보이지만, 진정한 자유는 아니다"라며 "펑솨이가 자유롭게 말하며, 그가 폭로한 성폭행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