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 포항의 김기동 감독이 2009년 선수로써 경험한 ACL 우승에 이어 12년 만에 지도자로 정상 도전을 꿈꾸고 있다.

▲ 김기동 감독 포항의 김기동 감독이 2009년 선수로써 경험한 ACL 우승에 이어 12년 만에 지도자로 정상 도전을 꿈꾸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판 동화 스토리의 결말은 해피엔딩일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기동 매직' 포항이 중동의 모래바람을 넘고, 아시아를 정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24일 오전 1시(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2021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ACL) 결승전을 치른다.
 
포항, 전력 누수 딛고 ACL 결승 진출
 
지난 시즌 포항은 K리그1에서 깜짝 3위를 차지하며 ACL 티켓을 획득했다. 김기동 감독은 2020시즌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포항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포항의 좋은 성적을 이끈 외국인 선수 4인방 가운데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오닐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광석은 인천, 최영준은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전력 누수가 심했다.
 
새 외국인 선수 타쉬, 크베시치, 그랜트의 팀 합류가 시즌 개막 이후에서야 이뤄짐에 따라 적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밖에 없었는데, 심지어 이들의 활약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또, 한 가지 충격을 안겨준 소식은 포항의 송민규의 전북 이적이다.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송민규는 최근 한국A대표팀에서 꾸준하게 호출되는 등 포항이 자랑하는 최고의 프렌차이즈 스타였다. 매 시즌 재정난으로 인한 주전급들의 이탈은 포항 팬들에게 희망 대신 절망을 안겨주는 요소임에 틀림없었다.
 
차포를 다 뗀 상황에서 제 아무리 명장인 김기동 감독이라도 시즌 내내 정상적인 베스트일레븐을 꾸린 적이 없다고 하소연 할만큼 포항의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자연스럽게 포항은 K리그1에서 하위스플릿으로 밀려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시즌 ACL에서는 16강만 진출해도 성공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포항은 기적을 써내려갔다. 조별리그 2위를 기록하며, 와일드 카드 자격으로 16강 토너먼트에 오른 포항은 16강, 8강전에서 각각 J리그 세레소 오사카, 나고야 그램퍼스를 연파하며 K리그 자존심을 드높였다. 특히 나고야를 상대로 조별리그에서 1무1패로 열세를 보였지만 8강에서는 3-0 대승으로 되갚았다.
 
이미 16강을 넘어 4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적이었지만 최대 라이벌 울산의 트레블 꿈마저 무산시켰다. 이날 고영준과 신진호의 경고 누적 결장에도 불구하고 포항은 끈끈한 조직력과 투지, 많은 활동량으로 부족함을 상쇄하며 울산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울산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을 뒤엎은 승전보였다.
 
'Again 2009' 꿈꾸는 김기동, 강호 알 힐랄 넘고 12년 만에 우승 도전
 
포항의 결승전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통 강호 알 힐랄이다. 과거 유럽 리그를 경험한 바페팀비 고미스, 루치아노 비에토, 무사 마레가뿐만 아니라 현 페루 국가대표 안드레 카리요, 콜롬비아 국가대표 구스타보 케야르 등이 활약 중이다. 수비 라인은 전 한국 국가대표 장현수가 통솔한다. 여기에 모나코를 리그앙 우승으로 견인한 바 있는 레오나르도 자르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포항은 알 힐랄의 홈 구장인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른다. 100% 유관중 경기가 확정되면서 최대 6만 8000명의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보인다.
 
반면 포항은 여전히 전력 이탈이 극심하다.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보직 변경에 성공한 이승모가 병역특례 관련 봉사활동시간을 채우지 못하면서 해외 출국이 금지돼 결승전에 불참한다. 주전 골리 강현무 역시 부상으로 결장한다.
 
그럼에도 포항이 기대하는 것은 김기동 감독의 '기동 매직'이다. 기존 선수로 하여금 포지션 변경을 통해 이를 잇몸으로 메우거나 상대팀에 맞는 맞춤전략으로 승리를 챙취하는 김기동 감독의 마법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포항은 언제나 미라클의 역사를 만들어낸 팀으로 알려져 있다. 2007년과 2013년 드라마 같은 K리그 역전 우승 신화를 달성했으며, 2009년 ACL 결승전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 명문 알 이티하드를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전력의 열세를 세트피스 전술로 극복해낸 승리였다. 당시 김기동은 선수로써 ACL 우승을 경험했다. 12년 만에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아시아 제패를 일궈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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