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영상 통화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펑솨이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영상 통화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중국 고위 관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했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자신의 안전을 알렸다.

IOC는 성명을 통해 21일(현지시각)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펑솨이와 영상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펑솨이는 현재 베이징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친구 및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길 원하며, 테니스는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날 영상 통화는 30분 정도 이뤄졌으며, 엠마 테르호 IOC 선수위원장과 리링웨이 중국 IOC 위원이 배석했다. 테르호 선수위원장은 "펑솨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서 마음이 놓인다"라며 "그녀가 편할 때 언제든지 연락을 취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펑솨이는 자신이 폭로했던 성폭행 피해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한때 여자 테니스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펑솨이는 지난 2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장가오리(75)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펑솨이의 계정은 얼마 후 삭제됐고,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와 주요 외신이 사실 파악을 위해 펑솨이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하고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펑솨이, 안전 확인했지만... 성폭행 폭로는?

앞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일요일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청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막식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라며 한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운동복 차림의 펑솨이가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후 편집인은 펑솨이가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식사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이 토요일(20일)에 찍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상에 나온 펑솨이의 지인과 식당 관계자도 펑솨이가 전날 식사를 하며 모임을 가졌다고 확인했다. 펑솨이의 근황이 공개된 것은 지난 2일 성폭행 피해를 처음 폭로한 이후 19일 만이다.
 
 중국 베이징의 청소년 테니스 대회에 참석한 펑솨이의 영상을 올린 후시진 <환구시보> 편입인 트위터 계정 갈무리.

중국 베이징의 청소년 테니스 대회에 참석한 펑솨이의 영상을 올린 후시진 <환구시보> 편입인 트위터 계정 갈무리. ⓒ 후시진 트위터 계정

 
그러나 스티븐 사이먼 WTA 회장은 "펑솨이의 모습을 보고 안도감이 들었지만, 그녀가 자유롭고 외부의 강압이나 간섭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말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영상만으로는 불충분하다(insufficient)"라며 "지금도 펑솨이의 건강과 안전이 걱정되고, 그가 폭로한 성폭행 혐의가 검열당하며 묻히고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영국 BBC는 "펑솨이가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게시물은 올라온 지 불과 30분 만에 삭제됐고, 50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있는 그녀의 웨이보 계정은 여전히 검색이 차단되는 등 중국 검열 당국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라고 전했다. 

펑솨이의 행방불명이 길어지자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동료 테니스 스타들은 물론이고 유엔 인권위원회, 미국과 영국 정부 등 국제사회까지 펑솨이의 안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펑솨이 사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도 악영향?
 
WTA는 펑솨이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거나, 성폭행 피해 의혹이 철저히 조사되지 않을 경우 중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먼 회장은 이날도 "중국과의 관계가 갈림길에 서 있다"라며 거듭 경고했다.

이번 사태가 내년 2월 중국에서 개최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관련 기사: 미투 폭로하고 사라진 펑솨이... 유엔·백악관도 나섰다).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 폭로와 행방불명 사태를 보도하는 미국 CNN 갈무리.

중국 여자 테니스 스타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 폭로와 행방불명 사태를 보도하는 미국 CNN 갈무리. ⓒ CNN

 
가뜩이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 및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규탄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을 압박하는 가운데, 펑솨이 사태가 명분을 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캐나다 출신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올해 79세로 현역 IOC 위원으로는 최고참인 파운드 위원은 "올림픽 중단까지 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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