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에서 허무하게 메달 획득에 실패한 황대헌(한국체대)이 전날의 부진을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황대헌은 21일(이상 현지시간 기준) 헝가리 데브레첸에 위치한 포닉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1-2022 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42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차 대회 1000m, 2차 대회 500m서 금메달을 수확한 황대헌은 다시 한 번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서 다가오는 2022 베이징 올림픽 준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번 대회 1000m서 선전한 황대헌이 3개 대회 연속으로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챙겼다. 레이스가 끝난 이후 포효하는 황대헌의 모습

이번 대회 1000m서 선전한 황대헌이 3개 대회 연속으로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챙겼다. 레이스가 끝난 이후 포효하는 황대헌의 모습 ⓒ ISU(국제빙상경기연맹)

 
2바퀴 남기고 막판 스퍼트, 금빛 질주 이어간 황대헌

20일에 진행된 남자 500m에서 어드밴스를 받고 결승에 진출한 황대헌은 5레인으로 경기를 출발했고, 2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추월을 시도하다가 중국 선수들과 접촉이 일어났다. 결국 경기 종료 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실격이 주어지면서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이튿날 1000m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준준결승을 1분24초481의 기록으로 조 1위로 통과한 황대헌은 준결승 역시 2조에 속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들어오면서 무난하게 결승 진출을 확정하는 모습이었다.

결승에 오른 5명의 선수 중에서 1레인을 배정받은 황대헌은 스타트를 할 때만 하더라도 2위였지만, 다른 선수들이 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몸싸움을 하기보다는 뒤쪽에서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데 집중했다. 

막판 스퍼트를 발휘한 것은 2바퀴를 남긴 시점이었다. 빈 틈을 정확하게 파고 선두에 올라선 황대헌이 2위 파스칼 디온(캐나다)과 큰 차이를 벌리면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3개 대회 연속 개인 종목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2018 평창 올림픽에서 500m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황대헌은 이후 월드컵,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조금씩 보완해 나갔다. 남은 4차 대회까지 잘 마무리한다면 황대헌의 금빛 질주가 베이징에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날 계획대로 풀리지 않은 최민정, 1000m에서는 은메달

남자 1000m에 앞서 열린 여자 1000m에서는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결승에 진출한 최민정이 1분31초78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20일 1500m, 500m 두 개의 개인 종목서 메달의 주인공이 결정됐지만 최민정은 시상대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1500m의 경우 결승전에서 무리하게 인코스를 파고 들다가 실격 판정을 받았고, 500m에서는 컨디션 난조로 준결승 진출조차 실패했다. 1차 대회를 치르면서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아 2차 대회에 나서지 못한 최민정은 이번 대회 역시 100%의 몸상태가 아니었다.

전날의 기억을 털어내고 싶었던 최민정은 1000m 준준결승 1위, 준결승 2위로 통과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결승전서 4레인에 배정된 최민정은 경기 초반 좀처럼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했지만, 마지막 바퀴에 접어들자 아웃 코스 공략에 나서면서 3위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최민정보다 앞에 있었던 수잔 슐팅(네덜란드)과 코트니 사로(캐나다)가 차례로 결승선에 들어왔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경합 과정에서 접촉이 있었던 코트니 사로가 실격 처리됐다. 따라서 3위로 레이스를 끝낸 최민정이 2위로 상승, 은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계주 종목에서의 부진, 반전이 필요한 4차 대회

남녀 1000m를 끝으로 개인 종목 일정이 종료된 이후 3개의 메달이 걸린 계주 종목에서는 과제와 소득을 동시에 남겼다.

남자, 여자 각각 2명의 선수로 구성돼 경합을 벌이는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는 5위에 그쳤다. 2018-2019시즌 월드컵 대회부터 신설된 종목으로, 11바퀴를 남기고 박장혁이 넘어지면서 대열에서 이탈한 것이 다소 뼈아팠다. 특히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이 이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남은 기간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도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캐나다,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속도를 유지한 대한민국은 10바퀴를 남기고 중국에게 자리를 내줬고, 좀처럼 거리를 좁하지 못한 채 4개 국가 중에서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나마 1, 2차 대회서 메달이 없었던 남자 5000m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16바퀴를 남기고 선두에 등극한 대한민국은 8바퀴를 남기고 캐나다에게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자리 지키기에 집중하면서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오는 25~28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4차 대회까지 소화하면 이번 시즌 월드컵 대회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다. 특히 이번 대회서 여자 3000m 계주까지 무려 4관왕을 차지한 수잔 슐팅을 비롯해 '빙상 강국'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에서 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올림픽의 전초전 격이기도 하면서 네 번의 월드컵 대회 결과로 내년 2월에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국가별로 분배되는 만큼 마지막 대회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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