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의 2021년 연말 특집은 이번에도 음악 콘서트다.  지난 20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는 이달 초 진행된 일명 '도토리 라이브'와 더불어 12월 특집 공연 시작을 알리는 내용으로 준비되었다. 늘 그랬듯이 <놀면 뭐하니?>의 인기 소재는 바로 인기 가수들의 협업이 동반된 음악 관련 콘텐츠였다. 지난 2019년 좀처럼 갈피 잡지 못했던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잡아준 건 그해 막바지를 트로트 열풍으로 채워준 '뽕포유'와 부캐 유산슬의 등장이었다. 

지난해에도 여름노래+혼성그룹의 부활을 알린 '싹쓰리', 여성 가수들의 멋진 컬래버 '환불 원정대'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올해 상반기엔 남성 보컬 그룹의 재발견 'MSG원정대'가 음원 시장을 석권하는 결과를 낳았다. 비록 <놀면 뭐하니?>가 음악 전문 예능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늘 얻어왔기에 최근 유재석+정준하+하하+신봉선+이미주 등 5인 체제 정착에 힘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잠시 뒷편에 놓여졌던 음악 소재 방송의 부활을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게 존재했다. 이러한 팬들의 바람에 부응이라도 하듯 <놀면 뭐하니?>는 지난해 '겨울노래 구출작전'에 뒤이어 확실한 장기인 음악 관련 특집을 마련하고 나섰다.

2000년대 감성 되살린 '도토리 라이브'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지난 4일 <놀면 뭐하니?> 멤버들은 언제나 그러하듯 제작진의 사전 예고도 없이 유튜브 기습 생방송에 참여하게 되었다. '도토리 라이브'라고 이름 붙여진 이날의 온라인 중계는 2000년대 당시 1020세대의 인기 SNS였던 싸이월드 속 인기 BGM을 재소환하면서 그때의 감성을 되살리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 무렵 싸이월드 내 환전 수단인 도토리로 각종 스킨, 아바타 꾸미는 아이템을 구입했던 사용자들에겐 분위기 멋진 음악을 BGM으로 채워 넣는 것 역시 중요한 일과 중 하나였다.  

​덕분에 당시 가요 순위와는 별개로 싸이월드만의 인기 음악이 따로 존재했고 지상파 방송국 마냥 연말 시상식도 거행하는 등 나름의 문화가 형성되기도 했다.   앞서 프리스타일의 'Y'커버 영상이 2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하는 호평을 받은 만큼 이날 유튜브 생방송 역시 이와 관련된 그 시절 추억의 재소환 시간으로 채워졌다.

"내가 한동안 이 노래로 버텼었는데..."(신봉선)라는 말에 덧붙여 에이트, 리쌍, 에픽하이, 양정승, 투애니원 등 2000년대 주옥 같은 음악들을 멤버들이 직접 부르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비록 정준하처럼 싸이월드를 잘 사용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다소 낯선 체험이 되기도 했지만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하나된 목소리로 <놀면 뭐하니?> 멤버들이 즉석에서 펼친 라이브 공연에 동화되어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등 묘한 감정에 사로 잡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에 고취된 유재석은 "연말에 '참을 만큼 참았어' 특집을 해보고 싶다"면서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무한도전> 시절 부터 이어진 연말 특집 공연 전통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보통 <무도> 하면 2년마다 거행된 '무도 가요제'를 떠올리며 그때 그 행사들이 탄생시킨 추억의 노래를 많은 이들이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무도>엔 '무도 가요제'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연말 공연 및 음악 관련 방송을 마련해 연말의 들뜬 분위기를 안방까지 고스란히 전달해준 나름의 전통이 존재했다.   

​2007년 '고맙습니다' 콘서트, 2008년 'You & Me' 콘서트, 2011년 '나름 가수다' 특집,  2014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2016년 '위대한 유산' 힙합 공연 등이 마련되었고 <놀면 뭐하니?> 역시 2019년 유산슬 콘서트를 마련한데 이어 지난해엔 이문세, 탁재훈, 김범수, 에일리 등이 총출동한 '겨울노래 구출작전'으로 코로나 속 암울한 연말연시를 따뜻하게 채워준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12월 15일에 녹화될 예정인 '참을 만큼 참았어'(가제)는 나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2년여 동안 중단된 시청자들과의 오프라인 단체 만남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주목해볼 가치를 담고 있다. 일부 "또 음악 예능이냐?"라는 반발 의견도 없지 않지만 <무도> 및 <놀면 뭐하니?>가 가장 잘 해왔던 소재로 잠시 주춤했던 프로그램의 방향성에도 강력한 추진력을 마련해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2의 토토가 예감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그동안 3-4주 간격으로 제작된 '커버 뭐하니?' 영상물을 통해선 "이 정도로 노래를 잘했어?"라는 놀라움과 칭찬이 이어질 만큼 이미주의 재발견을 이뤄냈다. 포복절도 웃음을 유발하긴 했지만 과거 아이유 닮은꼴로 불리웠던 신봉선 또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5명의 결속력은 커버곡 만들기를 거치면서 점차 튼튼함을 과시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2000년대 추억 속 음악을 재소환하는 공연까지 기획하는 등 <놀면 뭐하니?>로선 김태호 PD와의 작별에 즈음한 적절한 특집물로 2021년 대미를 알차게 장식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이날 방송 말미에 등장한 다음주 예고편에선 때마침 정규 6집으로 컴백했고 2000년대 후반 노래방 필청곡 가수인 윤하를 만나 그녀의 대표곡을 직접 들어보는 장면이 소개되어 기대감을 높여줬다. 여기에 얼굴을 가리긴 했지만 작곡가 양정승과 신예 가수 경서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등장해 미니홈피 필수 BGM이던 '밤하늘의 별을' 라이브를 선사하는 장면도 포함되어 흥미를 선사했다. 

​1990년대 가요의 귀환을 알렸던 <무도> '토토가' 특집도 어느새 7년 전 일이 되었다. 이를 기억해본다면 2000년대 도토리로 구입했던 노래들로 꾸며지는 12월 공연 또한 '제2의 토토가'로서 성공 예감을 높이고 있다. 싸이월드 속 추억의 노래 재소환은 잠시 잊고 있었던 그때의 향수를 10여년이 지난 2021년에 되살리는 점에서 반가움을 안겨준다.  뻔한 내용이면 좀 어떠하리오. 추억을 곱씹어보면서 동시에 시청자들과의 교감이 필요한 시기에 <놀면 뭐하니?>로선 적절한 소재를 선택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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