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아 1, 2세트를 내줄 때만 해도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던 대한항공 점보스가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발휘하며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대한항공은 19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 블루팡스와의 맞대결에서 2시간 30분이 넘는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21-25, 20-25, 25-23, 25-21, 17-15)로 승리를 거두었다.

1라운드를 2승 4패로 출발하면서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였던 대한한공은 이날 승리로 3연승을 질주했고, 승점 2점을 챙기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또한 1라운드 당시 삼성화재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패배했던 기억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19일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가 확정된 이후 기쁨을 나눈 대한항공 선수들

19일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가 확정된 이후 기쁨을 나눈 대한항공 선수들 ⓒ 유준상

 
두 세트 내주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대한항공

삼성화재가 17-15로 앞서가던 1세트, 연이은 후위 공격으로 상대를 괴롭힌 카일 러셀의 연속 득점으로 두 팀의 간격이 4점 차까지 벌어졌다. 곧바로 대한항공이 연속 득점으로 따라붙기는 했지만, 먼저 20점 고지를 밟은 삼성화재가 그대로 1세트를 따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삼성화재는 2세트에서도 러셀을 중심으로 황경민, 정성규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상대를 더 몰아붙였다. 특히 20-18에서 황경민의 오픈 공격을 시작으로 3연속 득점에 성공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세트스코어 0-2로 몰린 대한항공은 주저앉지 않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가져간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2~3점 차 사이의 팽팽한 시소게임 속에서 리드를 끝까지 지킨 대한항공이 위기에서 탈출했다.

4세트 역시 점수 차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3세트 승리로 흐름을 탄 대한항공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고, 20-19에서 곽승석의 후위 공격과 한선수의 서브 득점으로 삼성화재의 추격을 뿌리쳤다. 팀의 공격을 책임지던 러셀은 서브 범실과 더블 컨택트로 급격하게 흔들렸다.

보는 사람마저 긴장하게 만든 5세트, 11-13으로 지고 있던 대한항공은 러셀의 서브 범실에 이어 링컨의 후위 공격으로 균형을 맞췄다. 뒤이어 러셀의 후위 공격이 실패하면서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고, 16-15에서 또 러셀이 범실을 범하며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19일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가 확정된 이후 팬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있는 대한항공 선수들

19일 삼성화재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가 확정된 이후 팬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있는 대한항공 선수들 ⓒ 유준상

 
선수들의 고른 활약, 모든 선수가 만든 역전승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러셀로, 무려 42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가장 많은 범실(7개)을 기록한 선수 역시 러셀이었다. 5세트 후반에 나온 범실은 팀에게도, 러셀에게도 매우 치명적이었다.

대한항공 역시 최다 득점은 외국인 선수 링컨(28득점)의 몫이었지만, 곽승석(13득점)과 진지위(10득점)도 적잖은 점수를 보탰다. 여기에 팀이 필요할 때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꺼내든 '히든카드' 이준(5득점)이 쏠쏠한 활약을 펼친 것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도 세 차례의 디그 성공을 기록한 베테랑 세터 유광우, 반드시 공을 잡겠다는 생각만으로 몸을 사라지 않았던 리베로 정성민도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 코트 안에서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이 함께 만든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수 년간 시즌을 치르다 보면 항상 같은 선수로 팀을 꾸릴 수는 없다. 특히 대한항공처럼 강팀 반열에 오른 팀들에게는 '롱런'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진지위, 이준과 같은 선수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준다는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2라운드 중반을 향하고 있고, 아직 절반이 훨씬 넘는 일정이 남아있다. 자칫하면 순위 경쟁에서 큰 내상을 입을 수도 있었던 대한항공이 이날 승리로 더 탄력을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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