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공수 활약을 펼친 박경수

2021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공수 활약을 펼친 박경수 ⓒ kt위즈

 
2003년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한 한을 풀려는 것이었을까? 프로 19년차 베테랑 2루수는 나이를 잊은듯한 활기찬 몸놀림으로 그라운드를 누렸다. 그의 열기는 팀 동료들에게도 전염되듯 퍼져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서 전승 우승의 신화로 이어졌다. 바로 KT 위즈 박경수의 이야기다.

올해 38세 시즌을 보낸 박경수는 유독 포스트시즌과 인연이 닿지 않는 대표적인 선수였다. 2003년 1차 지명된 박경수가 LG 트윈스에 입단한 뒤, 직전 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LG는 거짓말처럼 추락했고 이후 10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프로 11년차인 2013시즌에야 긴 암흑기를 끝낸 LG가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당시 군 복무 중이던 박경수는 함께하지 못했다.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2014시즌에는 팀이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일조했지만, 정규시즌 막바지에 통한의 부상을 당하며 염원의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데 실패했다.
 
 LG 시절 박경수는 유난히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LG 시절 박경수는 유난히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 LG트윈스

 
이후 FA 자격을 얻어 제 10구단으로 창단된 KT로 팀을 옮긴 뒤에도 탈락의 아픔은 이어졌다. 팀 이적 후 6년차인 지난해에 비로소 KT가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가을야구의 한을 푸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올시즌에는 생애 첫 정규리그 우승의 기쁨을 맛보며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게 됐다.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기라도 하듯 박경수는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타이 브레이커 경기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박경수는 공수에 걸쳐 전성기 시절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삼성과의 1위 결정전에서는 9회 1점차 상황에서 선두타자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며 마무리 투수 김재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최고조에 이른 수비 감각은 긴 휴식을 취하고 맞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여전했다.

2루 쪽으로 잘맞은 타구가 향한다 싶으면 항상 그 자리에는 박경수가 있었다. 특히 한국시리즈 2차전 1회초 제구가 흔들리던 KT 선발 소형준을 상대로 두산 페르난데스가 쳐낸 강한 타구를 더블플레이로 만든 모습은 이번 한국시리즈의 흐름을 가른 장면이라해도 손색이 없었다.

수비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박경수는 3차전에서는 두산 에이스 미란다를 상대도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3연승을 이끌었다. 야구에 무조건은 없지만 3차전까지 승리한 팀이 우승을 놓친 사례가 없음을 볼 때 KT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사실상 박경수가 견인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우승을 확정지은 4차전에서는 그라운드에서 박경수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시리즈 MVP를 사실상 예약했단 평가를 받았던 박경수였지만, 3차전 8회말 두산 안재석의 애매한 뜬공 타구를 처리하다 종아리 근육이 부분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검진 결과 6주 가량 치료가 필요한 부상이었기 때문에 박경수의 한국시리즈 활약은 3차전까지였다.
 
 4차전 결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박경수

4차전 결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박경수 ⓒ KT위즈


결정적인 순간 반복된 부상 불운이 이번에도 박경수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첫 우승을 향한 운명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았다. 목발을 짚고 4차전 더그아웃을 지킨 박경수의 투혼이 팀 동료들에게 전달된 덕인지 경기 초반 5점을 선취한 KT는 4차전에서도 8-4 승리를 거두며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곧바로 이어진 기자단 투표에서 박경수의 MVP 선정이 확정됐다. 박경수는 총 90표 중 압도적인 67표를 얻으며 자신을 괴롭힌 가을야구 불운에 종지부를 찍었다. 2015년 신생팀 KT에 합류해 7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박경수로서는 프로 인생 절정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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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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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대학생 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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