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이저리그 이슈의 중심에 있었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선수에 등극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9일 오전(이상 한국시간 기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가, 내셔널리그에서는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MVP를 수상했다고 전했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 모두 예상 그대로 투표 결과가 나왔다. 결국 지난 달 9일 후보가 발표됐을 때부터 '야구천재' 오타니가 만장일치로 MVP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는데, 30개의 1위표가 모두 오타니를 향하면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의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을 알리는 포스터 갈무리.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의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을 알리는 포스터 갈무리. ⓒ MLB 공식 소셜미디어


모든 게 완벽했던 오타니, 만장일치 자격 충분했던 시즌

MLB 커미셔너 특별상, 플레이어스 초이드 어워드 올해의 선수상 수상 등 여러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오타니가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으로 정점을 찍었다.

1위표 30개를 모두 쓸어담은 오타니는 총점 420점으로 2위표 29개를 받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총점 269점)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마커스 시미언(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총점 232점으로 3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총점 171점)와 카를로스 코레아(휴스턴 애스트로스, 총점 163점)가 그 뒤를 이었다.

여러모로 이번 MVP 수상에 담긴 의미가 크다.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MVP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일본인 선수의 메이저리그 MVP 수상은 2001년 스즈키 이치로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또한 '만장일치' MVP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15년 워싱턴 내셔널스 유니폼을 입고 뛴 브라이스 하퍼 이후 6년 만이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올해 '투타겸업'을 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타자로는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5를 기록했고, 투수로는 23경기에 등판해 130⅓이닝 9승 2패 ERA(평균자책점) 3.18을 나타냈다.

딱 1승이 모자라서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3년 만의 두 자릿수 홈런-두자릿수 승수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오타니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단순히 지표를 떠나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말 그대로 '역대급'에 가까웠다. 야구팬들은 철저한 자기관리, 겸손함과 스타성까지 겸비한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의 내셔널리그 MVP 수상을 알리는 포스터 갈무리.

필라델피아 필리스 브라이스 하퍼의 내셔널리그 MVP 수상을 알리는 포스터 갈무리. ⓒ MLB 공식 소셜미디어


6년 만에 MVP 수상하게 된 브라이스 하퍼

아메리칸리그에 비하면 내셔널리그에서는 순위 간 점수 차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직전 '만장일치 MVP' 주인공인 브라이스 하퍼는 30개의 1위표 가운데 17표를 획득, 2위표 9개와 3위표 2개를 포함해 총점 348점으로 후안 소토(워싱턴 내셔널스, 총점 274점)를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3위표만 15개를 얻은 '김하성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총점 244점으로 3위에 올랐고, 팀의 지구 우승을 이끈 브랜든 크로포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총점 213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앞서 지난 달 10일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행크 애런' 상을 수상한 하퍼는 올 시즌 141경기 타율 0.309 35홈런 84타점 OPS 1.044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2015년(153경기 타율 0.330 42홈런 99타점 OPS 1.109)에 버금가는 활약이었다.

2019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와 13년 총액 3억 3000만 달러의 초대형 장기 계약을 체결한 하퍼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꾸준히 제 몫을 해주긴 했지만, 계약 규모에 걸맞은 활약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이적 이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면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냈고, 이날 MVP가 확정되고 나서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하퍼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먹튀'라는 오명까지 들어야 했던 그가 올 시즌의 기억을 발판삼아 2022시즌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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