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리즈에서 전천후 불펜으로 기용될 예정인 고영표 ⓒ kt위즈
2021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착팀 KT 위즈에 관심이 몰린 대목은 시리즈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었다. 올시즌 KT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인은 탄탄한 선발진에 있었다.
KT는 국가대표로 선발된 고영표를 포함해 외국인 원투펀치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 배제성과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 그리고 상무에서 전역한 엄상백까지 최대 6선발을 돌릴 수 있는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5선발을 채우기도 급급한 대다수 구단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1차전부터 어떤 카드가 먼저 나올지 주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타이 브레이커 게임에서 엄청난 구위를 보여주며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쿠에바스나 국가대표 에이스 고영표, 그리고 최다이닝 소화 투수 데스파이네 등 1선발로 나올 수 있는 카드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KT의 1차전 선택은 결국 쿠에바스였다. 타이 브레이커 게임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구위를 믿고, 기선제압을 할 요량이었다.
▲ 한국시리즈 1차전 7.2이닝 1실점 호투로 불펜 부담을 덜어준 쿠에바스 ⓒ kt위즈
흥미로운 점은 잠수함 에이스 고영표의 활용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통해 쿠에바스, 소형준, 데스파이네, 배제성을 선발투수로 활용하고 고영표는 불펜투수로 적재적소에 활용할 것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고영표는 지난 여름 올림픽 한일전에서도 호투를 펼치는 등 국내 선발 중 가장 뛰어난 투수다. 정규 시즌에도 166.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2.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21개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KT 선발진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고 볼 수 있는 고영표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이 아닌 불펜 투입을 명받았다.
※ 2021 kt 선발진의 주요 기록 비교
▲ 2021 kt 선발진의 주요 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고영표 같은 에이스가 단기전에서 불펜으로 투입되면 상대 타선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고영표가 등판하면, 그만큼 마음이 급해지기 때문에 승부를 뒤집기 힘들어진다. 경기 중반 이후 2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사이드암 고영표의 존재는 두산에게 있어 산넘어 산이 될 수 있다.
14일 펼쳐진 한국시리즈 1차전의 경우, KT 1선발 쿠에바스가 7.2이닝을 소화하며 고영표가 나설 틈이 없었지만 남은 시리즈에서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에 흔들리거나 앞서는 상황에서 선발이 4~5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떠났을 경우 조커인 고영표의 존재감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 전천후 불펜으로 경기 중반 활약이 기대되는 고영표 ⓒ kt위즈
팀 선발 중 최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에이스를 1,2차전 선발투수가 아닌 시리즈 전체 조커로 활용하는 것은 과거 프로야구에서 자주 사용되던 전략이다. KT 이강철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승부수로 고영표 불펜 활용 카드를 내민 것은 그 어느 팀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한데서 비결을 찾을 수 있다.
KT는 2차전 선발 투수로 리그 최다이닝 투수인 외국인 선발 데스파이네가 아닌 지난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 타선을 상대로 깜짝 호투를 펼쳤고 올시즌에도 상대 전적 2승 ERA 1.00으로 강세를 보인 2년차 소형준이 나선다. 촘촘하고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 우승 도전에 나선 KT가 승부처에서 고영표 카드를 활용해 압도적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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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