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내셔널리그와 통합된 K3리그(3부), K4리그(4부)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해볼만한 이슈는 K4리그에서 나왔는데, 바로 승격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시흥시민축구단의 승격이다. 이전부터 압도적이었던 포천시민축구단의 우승은 이미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반면, 시흥은 많은 팀들의 견제 대상이 아니었음에도 시즌 막판 11연승을 기록하며 포천의 뒤를 바짝 따라간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흥시민축구단의 승격 배경에는 베테랑 류원우와 제주 출신 정상규, 라리가 출신 김영규 등 다양한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친 두 선수가 있다. 바로 30경기 32득점이라는 대기록을 기록한 득점왕 이창훈과 시즌 후반 입단해 수비 역할을 겸했음에도 13경기 3득점 4도움 9키패스라는 기록을 보여준 J리그 출신 선수 임정빈. 이외에도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준 선수들이 많지만, 이창훈의 30득점이라는 대기록과 임정빈의 입단 후 시흥이 단 1패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 괄목할만한 사실이다.

다음은 지난 11일, 시흥시민축구단 소속 이창훈·임정빈 선수와 서면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이번 시즌 큰 활약을 보인 임정빈·이창훈 선수

이번 시즌 큰 활약을 보인 임정빈·이창훈 선수 ⓒ 류호진


- 두 선수가 시흥시민구단으로 이적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이창훈(아래 이): "우선은 제가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며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있었습니다.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집이 안산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까운 곳을 연고로 하는 팀을 선호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중에서 제가 안산 그리너스에 몸담을 때 FA컵에서 만난 시흥이 항상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에이전트를 통해 감독님께 연락이 닿아 입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임정빈(아래 임): "군복무를 마치고, 여러 팀에서 제안이 왔지만 시흥에서 더 강하게 저를 원했습니다. 비록 K리그에서 콜을 받진 못했지만, 시흥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고, 여주에서 뛰었을 때부터 늘 좋게 본 팀이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합류했습니다. 시흥에 가서도 좋은 선수들과 함께 잘해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습니다." 
 
- 이창훈 선수는 이번 시즌 30경기 32골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 "아무래도 선수들과 감독님의 팀워크가 이번시즌 정말 잘 맞았던 것이 주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를 하는데에 있어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고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분들께서 항상 격려해주셨기에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프로에 들어와 수비수로 활동했는데 시흥에 입단하면서 공격수로 전향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과거 대학 선수시절 공격수로서 득점왕을 한 경험이 있기에 주변에서 농담삼아 그 경험을 다시 한 번 해보라는 말을 던졌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어 그저 신기한 기분입니다.

사실 3라운드까지 골이 없어서 역시 K4리그 또한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하고 조금은 긴장도 되었습니다. 하지만 금방 K4만의 템포에 적응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직 군복무 기간이 1년이나 남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번 시즌의 절반만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임정빈 선수도 이번 시즌 시흥에서 13경기 7공격포인트(9키패스)를 기록하셨습니다. 소감이 어떤가요?
: "일단 시즌 전반기에는 여주에서 수비적인 역할에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를 많이 기록하지 못했는데, 이곳 시흥에서는 공수 역할을 모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팀원들이 수비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주어 자연스럽게 공격적인 역할을 많이 담당하게 되었고, 감사하게 기회들을 잘 살리게 되었습니다."
 
- 최근 중랑FC를 상대로 하프라인에서 공을 날린 멋진 골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일단은 전반전에 계속 상대 키퍼가 많이 나와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골대쪽으로 슈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죠. 후반에 운이 좋게, 류언재 선수가 제게 기회를 제공해줬고, 골대를 바라보고 고민없이 찬 공이 행운이 따라서 득점으로 연결 되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이번 시즌 30경기 32골을 기록한 이창훈 선수

이번 시즌 30경기 32골을 기록한 이창훈 선수 ⓒ 이창훈

 
- 이창훈 선수는 그동안 K리그(2부)에 계시다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4부 리그를 경험하셨는데 어떠셨나요?
: "말씀드렸듯이 시즌 첫 3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고 K4리그만의 경기 템포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K리그2에서 뛰면서 경험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게 되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 두 선수 모두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포지션을 뛰실 수 있고, 어떤 역할에 가장 자신이 있으신가요?
: "선수라면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자리에서 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유에서 공격수 용병이 많은 특성을 지닌 K리그 시절에는, 감독님의 권유로 수비 자리에서 활동했었습니다. 하지만 시흥에 입단하면서부터 다시 공격적인 성향을 살릴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공격수로서 좋은 활약을 하고 싶습니다."
: "저같은 경우에는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센터백으로도 뛰어보았고, 일본에서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뛴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자신이 있는 자리는 공격과 수비를 연결하는 중앙 미드필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두 선수께 이번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 "저는 충주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충주라는 팀이 13경기째 무패를 하고 있었고, 저희 구단도 후반기 확실하게 치고 올라가기 위해 충추를 꼭 잡아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결정적인 득점을 하게 되었고 결국 팀 승리로 이어져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저는 이번 시즌 우승을 차지한 포천과의 경기를 꼽고 싶습니다. 비록 저희팀이 아쉽게 포천에게 우승을 내어주었지만, 포천을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29살임에도 여전히 건재한 체력을 보여주는 임정빈 선수

29살임에도 여전히 건재한 체력을 보여주는 임정빈 선수 ⓒ 임정빈

 
- 임정빈 선수는 이제 내년이면 서른입니다. 그런데도 체력적으로는 건재하신 것 같아요.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요?
: "어려서부터 부모님께서 좋은 음식과 약을 해주셨기 때문에 지금까지 좋은 체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근육의 회복속도가 점점 늦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그에 뒤쳐지지 않게 늘 훈련과 개인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제가 예전부터 구리의 한 트레이닝 센터와 인연이 되어 꾸준히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데, 그 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정도로 좋은 분들을 만나고 사소하게 여겨질 수 있는 축구 외적인 부분들도 사실 축구와 연관이 있는 것이죠."


- 두 선수의 선수로써의 최종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제일 중요한 것은 부상 없이 축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 복무가 끝나면 안산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텐데 그곳으로 돌아간다고 제가 잘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지금도 그리고 돌아가서도 팬분들께 많은 골로 보답해드리고 싶습니다."
: "저 역시 자기  관리를 잘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노력해서 다시 K리그 무대에 도전하고, 팀에 더욱더 기여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시흥시민축구단

최고의 시즌을 보낸 시흥시민축구단 ⓒ 류호진

 
- 마지막으로 응원해주신 시흥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번 해가 정말 힘든 한 해였지만, 벌써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내년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장에서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중간에 합류하였음에도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제가 다음해에도 시흥과 함께할 수 있다면 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이번 시즌은 선수들만의 노력이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이 있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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