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 0.346, 준플레이오프 0.306, 플레이오프 0.380까지 시리즈마다 두산 베어스는 3할 이상의 타율을 나타냈다. 올가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박세혁과 페르난데스를 필두로 타자들의 고른 활약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외국인 원투펀치는 물론이고 국내 선발진까지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은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마운드도 끝내 두산을 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감독의 역량 못지않게 두산 타자들의 기세를 꺾지 못한 투수들의 부진도 시리즈에 큰 영향을 주었다.

다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본다면, 정작 해 줘야 할 타자의 방망이가 조용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좌타 거포' 김재환과 함께 중심 타선에서 힘을 실어줘야 하는 두 명의 우타자, 박건우와 양석환이 여전히 침묵을 깨지 못했다.
 
 김재환과 함께 팀의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두 명의 우타자, (왼쪽부터) 박건우와 양석환

김재환과 함께 팀의 중심 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두 명의 우타자, (왼쪽부터) 박건우와 양석환 ⓒ 두산 베어스


가을만 되면 작아지는 박건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양석환

정규시즌에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다가 단기전만 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는 외야수 박건우는 가을야구에 대해 그렇게 좋은 기억이 많지 않은 선수 중 한 명이다.

2015년 키움 히어로즈(당시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끝내기 안타, 2016년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팀의 승리에 쐐기를 박는 안타를 만드는 등 매일같이 부진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박건우의 존재감이 돋보였던 시리즈를 찾기 힘들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0타수 1안타, 준플레이오프 12타수 5안타, 플레이오프 9타수 2안타로 합계 31타수 8안타에 그쳤다. 정수빈-페르난데스 테이블세터가 아무리 열심히 밥상을 차려봐야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적 첫해부터 28개의 홈런으로 KBO 트레이드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양석환의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서 3안타 4타점을 기록한 것 이외에는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팀에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하위 타선에서 받쳐주는 허경민, 박세혁, 강승호 세 명의 타자가 분전하고 있어 양석환의 부진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분명 기대에 걸맞는 활약은 아니었다. 타순 변동 없이 그대로 양석환을 5번에 배치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의 믿음에 부응해야 할 때다.

두산이 자랑하는 공격력이 또 통하려면...두 명의 분발이 필요

정규시즌 기록만 놓고 보면 박건우(KT전 15경기 타율 0.333)와 양석환(KT전 13경기 타율 0.292 1홈런) 모두 나쁘지 않았다. 양석환의 경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가 열린 고척스카이돔에서만 올해 6개의 홈런을 몰아친 만큼 좋은 기억을 KT전서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지금의 컨디션으로도 KT를 상대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중심타선이 좀만 더 힘을 내주면 그땐 두산으로서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이전 시리즈에서 만난 팀들 못지않은 강력한 마운드를 갖춘 KT이기 때문에 결국 두산이 믿을 구석은 강력한 공격력이다.

황재균, 강백호, 호잉, 유한준 등 분명 장타력을 갖춘 타자가 존재함에도 이 팀이 키움이나 LG, 삼성과 비교했을 때 월등하다고 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하위타선의 경우 힘겨운 여정을 소화하고 올라온 두산이 KT보다 더 나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면 최근 두산의 흐름을 고려하면, 어느 타선에서 득점 상황이 연결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여러 팀들이 두산과의 경기에서 고전한 이유도 생각했던 것보다 하위타선이 보여준 힘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박건우와 양석환은 1차전에서 만날 KT의 윌리엄 쿠에바스를 공략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박건우는 최근 3년간 맞대결서 24타수 8안타(1홈런) 타율 0.333, 양석환은 올해 쿠에바스로부터 한 차례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들이 부진을 만회하고 팀의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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