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소가 누운 형상이라 해서 우도(牛島)라 이름 붙은 섬의 모습.

▲ 우도 소가 누운 형상이라 해서 우도(牛島)라 이름 붙은 섬의 모습. ⓒ 김성호

 
코로나19 속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는 위드코로나가 현실화되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곳이 있다. 관광으로 경제를 지탱하던 관광지들이다. 해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어려운 시절을 지낸 국내 관광지와 관광산업 종사자들은 국내 관광객 증대로 숨통이 트이길 기대한다.

제주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다른 곳보다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중국인과 단체 관광객이 사실상 사라졌으나 해외로 나가지 못한 개인 관광객이 제주도로 발길을 돌린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든 씀씀이도 제주도에서만큼은 예외가 되곤 한다. 관광객이 한창 몰린 올 여름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카드소비가 80% 이상까지 회복되기도 했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제주국제감귤박람회'와 '국화축제'에 연일 관광객이 몰리고, 다음 주부터는 서귀포 모슬포에서 열리는 '최남단 방어축제'까지 문을 열 예정이다. 제주의 영화도 관광객을 만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예년보다 일정을 다소 늦춘 제17회 제주국제영화제가 이달 28일부터 한 달 간 열리는 것이다.
 
시월애 포스터

▲ 시월애 포스터 ⓒ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제주 담은 몇 안 되는 로맨스

그간 제주는 영화 불모지였다. 서울과 부산 등지를 배경으로 한 수많은 영화 가운데 한국에서 제일가는 관광지인 제주를 다룬 영화는 채 몇 편이 되지 않았다. 홍콩영화를 보고 홍콩을, 프랑스 영화를 보고 프랑스를 찾는 관광객이 생겨나듯 제주를 다룬 좋은 영화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17년 제주영화제가 제주를 다룬 영화를 바탕으로 '제주영화길'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기도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도 제주를 다룬 영화가 충분치 않다는 데 기인한다.

그렇다고 제주가 나오는 영화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제주의 풍광이 등장하는 영화 중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작품이 몇쯤은 있다. 어떤 작품이 있을까. 오늘부터 '씨네만세'가 몇 편을 추려 소개한다.

제주는 큰 섬이다. 계획 없이 여행을 떠났다간 종일 차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하루를 끝내기 십상이다. 그래서 제주를 여행하는 이들은 권역을 여럿으로 나눠 집중적인 여행을 즐기곤 한다. 제주의 동쪽은 여행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은 곳이다. 그 중심엔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있다.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다룬 2000년작 로맨스 영화 <시월애>엔 제주의 섬 우도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 대부분은 강화도에서 촬영됐지만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를 우도에서 찍었다.
 
시월애 스틸컷

▲ 시월애 스틸컷 ⓒ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시월애>가 담은 제주, 우도와 산호사해변

영화는 2년의 시간을 초월해 오고가는 편지로 마음이 싹트는 두 남녀의 이야기다. 1999년과 2000년의 은주(전지현 분)가 보낸 편지를 1997년과 1998년의 성현(이정재 분)이 받는다. 그들은 믿지 못할 상황에 놀라면서도 시간을 건너 서로의 아픔을 돌보게 된다.

영화 속에서 은주와 성현이 만나기로 약속한 곳이 바로 우도다. 그중에서도 이름도 풍광도 아름다운 산호사해변이다. 제주 출신인 은주가 1주일 뒤인 2000년 3월 11일 오후 3시 산호사에서 만나자고 제안한 것이다. 은주에겐 1주일 뒤지만 성현에겐 2년하고도 1주일이 남은 약속이다.

영화엔 에메랄드빛을 띤 산호사해변이 무척 아름답게 담겼다. 이정재와 전지현을 선택하고 강화도와 제주에서 제일가는 풍경을 담길 원했던 <시월애> 제작진의 선택은 바로 여기, 우도의 산호사해변이었다. 영화가 개봉한 뒤 21년이 지난 오늘이지만 산호사해변과 우도의 매력은 이정재와 전지현 만큼이나 그대로다.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정재와 여전히 내로라하는 여배우인 전지현이 더없이 매력적으로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시월애>는 아직까지도 충분한 생명력을 가졌다.
덧붙이는 글 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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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기자.글쟁이. 인간은 존엄하고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을 간직한 사람이고자 합니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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