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열린 덕수고와 경기고의 봉황대기 8강전에서 덕수고 심준석 선수가 투구하고 있다.

12일 열린 덕수고와 경기고의 봉황대기 8강전에서 덕수고 심준석 선수가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덕수고등학교가 변함 없는 저력을 뽐내며 봉황대기의 4강 자리에 올랐다. 기대를 모았던 '괴력 투수' 심준석의 투구도 야탑고와의 경기에 이어 다시 펼쳐졌다.

덕수고등학교는 12일 열린 봉황대기 8강전에서 경기고등학교와 맞붙어 열전을 펼쳤다. 오랜 부진 끝에 다시 8강 고지에 오른 경기고등학교는 선수들의 투혼을 바탕으로 4강 진출을 타진했고, 덕수고등학교는 전통의 강자다운 모습을 뽐내며 '이변 없는' 4강행을 노렸다.

덕수고등학교의 집중력이 통했다. 덕수고는 경기고 타자들을 상대로 볼넷을 뽑아내고, 적시타를 쳐내며 승리를 거뒀다. 8-3의 스코어로 승리한 덕수고등학교는 장충고를 꺾고 4년만에 봉황대기 4강 고지에 오른 광주제일고등학교에 이어 두 번째로 봉황대기 4강 자리를 확정지었다.

초반 잡힌 승기, 극복해낸 위기

초반부터 덕수고등학교가 승기를 잡은 싸움이었다. 덕수고는 1회부터 상대 포수의 도루저지를 위한 공이 뒤로 빠지며 이선우가 홈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2사 상황 상대의 허를 찌른 이선우의 발이 만들어낸 선취점이었다. 경기고는 2회에도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에는 이상준 포수의 도루저지가 성공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하지만 3회와 4회 덕수고가 잇달아 다량득점을 기록했다. 덕수고는 3회 희생 땅볼로 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문성현의 중견수 키를 넘는 3루타가 터지며 추가 득점까지 성공했다. 4회에는 만루 기회를 만든 덕수고가 밀어내기 볼넷을 연달아 기록하면서 석 점을 더 달아나는 데 성공했다. 스코어는 6-0이 되었다.
 
 12일 열린 덕수고와 경기고의 봉황대기 8강전에서 경기고등학교 최정명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12일 열린 덕수고와 경기고의 봉황대기 8강전에서 경기고등학교 최정명 선수가 역투하고 있다. ⓒ 박장식

 
하지만 7회 경기고가 추격하기 시작했다. 경기고는 선두타자 2루타를 친 강태우를 시작으로 이상준까지 연속 안타를 쳐냈다. 그러자 덕수고 덕아웃의 선택은 심준석이었다. 심준석은 마운드에 오르자 '철벽 투구'를 펼치기 시작했다. 최대 시속 152km를 넘나드는 투구에 아웃카운트가 차곡차곡 쌓아올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2개의 탈삼진을 잡은 이후 볼넷을 내주며 이사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 상황에서 심준석 선수가 폭투를 내며 한 점을 쫓기게 되었다. 이어 1학년 김태현 선수가 적시타를 쳐내며 한 점을 더 따라갔고, 도루저지에서의 실책까지 나오며 스코어가 단숨에 6-3으로 쫓겼다.

그러자 다시 7회 말 다시 덕수고가 밀어내기 볼넷을 이끌어내고, 다시 한 점을 발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8-3으로 다시 경기고를 따돌렸다. 특히 덕수고는 홈 접전 상황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을 통해 해당 판정이 번복되며 귀중한 한 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8회를 막아내는 데 성공한 심준석은 9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볼넷에 이어 다음 타자를 상대하는데도 제구에 난조를 보이자, 덕아웃에서는 심준석을 강판시키고 이예학 선수를 등판시켰다. 이예학 선수는 9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덕수고의 승리를 이끌었다. 덕수고는 이날 승리로 3년만에 봉황대기 4강 진출을 이뤘다.

"'심준석리그' 아냐고요?" 심준석의 대답은?

경기 후 만난 심준석 선수는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 자신이 위기를 만들고 강판되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심준석은 "준비도 잘 되어있지 못한 상태에서 마음만 급해져 서툴렀다"면서, "분위기에 휩쓸려 내가 잘 해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 다음 시합 때는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자평했다.

심준석 선수는 지난해 '고교 최대어'라는 별명이 붙곤 했던 1년 선배 장재영(키움)과 비슷한 관심을 안고 있다. 이번 봉황대기 때에도 심준석 선수의 등판은 화제가 되었다. 심준석 선수는 "재영이 형이 얼마 전에도 전화로 좋은 말을 해주셨다"면서, "멘탈적으로 약해지지 말고 자신감 가지라고 말해주시더라"고 장재영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2일 열린 덕수고와 경기고의 봉황대기 8강전이 끝난 후 덕수고등학교 심준석 선수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12일 열린 덕수고와 경기고의 봉황대기 8강전이 끝난 후 덕수고등학교 심준석 선수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 박장식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KBO 리그의 꼴찌 싸움을 두고 '심준석리그'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규리그 최하위 팀이 내년 드래프트에서 가장 첫 번째로 선수를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심준석을 뽑기 위해 꼴찌 싸움을 한다는 의미다. 심준석 선수는 "그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서, "칭찬의 의미로 별명을 붙여주신 야구 팬분들께는 감사하지만, 아직은 그 정도의 기량이라고 생각하 않아서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심준석 선수는 이번 봉황대기에서 맞대결이 기대되었던 서울고 김서현 선수와의 맞대결이 불발된 데는 "맞대결을 하지 못해 아쉽다. 내년에는 한번 맞붙어보고 싶다. 서현이도 중학교 때부터 좋았던 투수다.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서현이보다 좋은 성장세를 보이고 싶다"며 웃었다.

또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오늘처럼 도망가는 피칭 대신, 신중한 투구를 펼치고 싶다. 덕아웃에서 응원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심준석 선수는 "야수들과 뭉쳐서 남은 경기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덕수고등학교는 14일 오전 10시부터 목동야구장에서 4강전을 치른다. 장충고를 큰 점수차로 꺾은 광주제일고등학교와 2021년도 마지막 고교야구 대회에서의 승자를 겨룬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