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군단' 브라질이 사상 최초로 2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브라질은 12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코린치앙스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예선 13라운드에서 콜롬비아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11승 1무(승점 34)를 기록, 4위 칠레(승점 16)과의 격차를 크게 벌려 놓으며 남은 6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본선행 열차에 탑승했다.
 
파케타-네이마르, 브라질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잡다
 
브라질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리송이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다닐루-마르퀴뉴스-티아구 실바-산드루가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하피냐-프레드-카제미루-파케타, 투톱은 제주스-네이마르로 구성됐다.
 
콜롬비아는 4-3-3으로 나섰다. 오스피나가 골키퍼 장갑을 낀 가운데 무뇨스-산체스-테시오- 모이카가 포백을 형성했다. 허리는 레르마-바리오스-모레노, 전방은 콰드라도-사파타-루이스 디아스가 책임졌다.
 
초반 경기 분위기는 탐색전 양상으로 흘렀다. 브라질은 투톱의 일원인 네이마르가 2선으로 자주 내려오며 플레이메이킹에 중점을 뒀다. 콜롬비아는 네이마르가 공을 받을 때마다 강하게 견제를 가했다.
 
브라질은 높은 점유율에 비해 공간 창출에 어려움을 겪은 반면 콜롬비아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슈팅 찬스를 엮어냈다. 전반 6분 콜롬비아로부터 나왔다. 수비 진영에서 걷어냔 공을 바리오스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19분에는 브라질의 압박을 벗겨낸 뒤 박스 안에서 사파타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다.
 
브라질은 전반 20분을 넘어서며 파케타, 카제미루, 파케타의 연속 슈팅을 앞세워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전반 35분에는 하피냐의 오른쪽 뒷 공간 패스를 받은 다닐루의 크로스가 수비수 태클에 걸린 뒤 골대를 맞고 나갔다.
 
콜롬비아는 콰드라도, 루이스 디아스의 스위칭 플레이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전반 38분 루이스 디아스가 박스 바깥 중앙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한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브라질은 전반 46분 가장 아쉬운 기회를 무산시켰다. 네이마르의 코너킥을 마르퀴뉴스가 헤더로 돌려놨으나 오른쪽 골 포스트 바깥으로 향하면서 두 팀은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감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프레드 대신 왼쪽 윙어 비니시우스를 교체 투입했다. 비니시우스가 왼쪽에 배치됨에 따라 파케타가 중앙으로 이동했다. 비니시우스는 후반 초반 한 차례 예리한 측면 돌파로 윤활제 역할을 해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와 비니시우스의 왼쪽 하프 스페이스 공략을 주요 루트로 삼았다. 후반 12분 네이마르의 프리킥 슈팅은 수비 벽에 굴절되며 골문을 빗나갔다.

브라질은 후반 19분 두 번째 교체로 제주스, 하피냐를 빼는 대신 쿠냐, 안토니를 그라운드로 들여보냈다. 콜롬비아도 곧바로 공격진을 새롭게 재편했다. 사파타, 디아스를 불러들이면서 그 자리에 보르하, 로저 마르티네스로 대체했다.
 
후반 23분 안토니가 오른쪽에서 화려한 발재간으로 수비수를 따돌리며 크로스를 띄웠고, 쿠냐의 헤더가 골문 위로 넘어갔다. 줄곧 콜롬비아 골문을 두들기던 브라질은 마침내 후반 27분 결실을 맺었다. 마르퀴뉴스의 전진 패스를 네이마르가 원터치로 파케타에게 연결했다. 파케타는 지체하지 않고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 골을 뒤진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 무리엘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모레노, 콰드라도가 좌우 풀백으로 내려가고, 전방 3명의 공격진은 무리엘-보르하-로저 마르티네스가 맡았다.
 
치치 감독은 후반 41분 파케타 대신 수비 성향이 짙은 파비뉴를 교체로 넣으며 한 골의 리드를 지키기 위한 전략을 택했다. 결국 브라질은 승리를 챙기며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남미예선 쉽게 통과한 브라질의 위용, 월드컵 본선서 기대감 높이는 이유
 
치치 감독은 2016년 브라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주로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지난 7월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 본선에서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라이벌 아르헨티나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후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는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물론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치치 감독의 고집스런 선수 선발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치치 감독이 매우 아끼던 에베르통, 히샬리송, 히베이루 등을 배제하는 것은 보수적인 성향에서 점차적으로 벗어나는 모양새다. 졸전이 이어지는 여러 경기에서도 결과를 확실하게 챙겼다. 점진적인 실험을 통해 팀의 방향성을 바꿔 나갔다.
 
브라질이 승승장구한 원동력으로 4-4-2 포메이션의 정착을 꼽을 수 있다. 네이마르를 최전방에 이동시키며 자유도를 부여했다. 그동안 네이마르는 빌드업, 플레이메이킹, 득점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역할을 담당하며 상대 팀들에게 많은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과부하가 뒤따랐다. 이에 치치 감독은 네이마르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2선 왼쪽에는 플레이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는 파케타를 중용했다.
 
파케타는 최근 치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중요한 경기마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특히 네이마르-파케타 듀오는 브라질의 주요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6월 파라과이전, 코파아메리카 4강 페루전, 이날 콜롬비아전까지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아 파케타가 방점을 찍은 것만 세 차례. 네이마르 의존증이 높았던 브라질로선 새로운 해법을 찾은 것과 다름없다.
 
또, 가장 약점이었던 오른쪽 윙어 자리에는 왼발 킥이 뛰어난 하피냐가 낙점받으면서 퍼즐조각을 채웠다. 하피냐는 지난달 15일 우루과이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은 조커 자원 역시 차고 넘친다. 비니시우스, 안토니 등 화려한 개인기와 발재간으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데 능하며, 수비 위주의 전술로 전환할 때는 파비뉴가 가세한다.
 
남미에서는 브라질에 대적할 만한 적수가 없었다. 브라질은 총 18경기로 열리는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겨우 12경기 만에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성적은 11승 1무. 지난달 콜롬비아 원정 경기 무승부를 제외한 나머지 11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쓸어담았다.
 
브라질은 전 세계를 통틀어 월드컵 본선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국가다. 제1회 1930 우루과이 월드컵을 시작으로 22회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22개 대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브라질은 2002 한일 월드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피파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6년부터 2018년 대회까지 유럽세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내년이면 월드컵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한 지 20주년이다. 과연 카타르 월드컵에서 삼바 축구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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