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던 '또치' 김용의의 모습을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됐다.

LG 트윈스는 11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김동수 퓨처스팀 감독을 포함한 4명의 코칭스태프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수 고효준, 김지용과도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고, 베테랑 포수 이성우와 내야수 김용의는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성우는 이미 올 시즌이 끝나면 유니폼을 벗겠다고 말한 상태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마지막 타석을 소화하며 은퇴를 앞두고 팬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러나 김용의의 경우 9회초 대주자로 나와 수비로 1이닝을 소화한 것이 그의 마지막 순간으로 남았다.
 
 LG 덕아웃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분위기메이커' 김용의가 유니폼을 벗게 됐다.

LG 덕아웃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분위기메이커' 김용의가 유니폼을 벗게 됐다. ⓒ LG 트윈스


10년 넘게 트윈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김용의

원클럽맨이나 다름 없는 김용의는 사실 2008년 프로 입단 당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해 2차 4라운드 29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하게 됐는데, 그해 6월 3일 두 팀이 2:2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우완 투수 이재영과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의장대' 출신으로 현역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용의는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시즌부터 조금씩 기회를 받기 시작했고, LG가 11년 만에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쥔 2013년 자신의 기량을 꽃피웠다. 109경기에 출전해 공수 양면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는가 하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기쁨을 맛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와 명승부를 펼친 2016년에도 김용의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정규시즌에서 105경기 타율 0.318 OPS 0.800을 기록하면서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김용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2017시즌 이후 타격 기록에 있어서 하락세가 나타나자 점점 입지가 좁아졌고, 주전보다는 경기 중후반 수비나 주루를 소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타석 수가 적긴 했어도 최근 4년간 100경기 이상 출전한 것은 그만큼 김용의가 장기간에 팀에 필요한 자원이었음을 의미한다.

올핸 102경기 타율 0.148 OPS 0.573으로, 도루는 6개밖에 되지 않았으나 팀이 필요할 때마다 교체로 출전해 상대를 흔들었다. 지난 5일 김용의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된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도 9회초 대주자로 나와 도루 이후 득점까지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몸을 사리지 않았던 김용의의 투지는 LG팬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몸을 사리지 않았던 김용의의 투지는 LG팬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 LG 트윈스

 
투지와 근성, 재미까지 선사했던 김용의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또치'라는 별명이 익숙한 김용의이지만, 그를 늘 따라다녔던 키워드는 '투지'와 '근성'이었다. 김용의의 유니폼에는 흙이 묻어 있었고,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땐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함께 팀의 분위기를 책임졌던 선수였다. 단순히 기록만으로 그를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구단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초 김용의가 구단과 1년 총액 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할 당시 차명석 단장은 "팀에 대한 애정이 깊고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다. 또한 팀 내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다"고 평가하면서 김용의의 공헌도를 인정했다.

또 한 가지, 김용의는 LG팬들뿐만 아니라 타 팀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 매년 겨울마다 열리는 양준혁야구재단 자선야구대회와 구단 행사에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참가한 김용의는 '여장' 분장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프로 선수라면 '팬서비스'는 기본이라고 하지만, 2010년대를 돌이켜보면 김용의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팬들을 위해 나섰던 선수를 쉽게 찾기 어렵다. 실제로 김용의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자 나머지 9개 구단 팬들이 크게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온전히 개인 기록만 본다면 엄청난 활약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웬만한 스타플레이어 못지않은 관심을 한몸에 받으면서 '프로다움'을 몸소 실천했던 김용의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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