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t 위즈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kt 위즈 ⓒ kt 위즈 홈페이지

 
모두가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2021년 가을야구의 '조연'이었던 두산 베어스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를 차례로 꺾고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주연'이 된 것이다. 그것도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웠다. 두 외국인 투수의 부재, 체력의 열세 등을 딛고 이뤄낸 것이라서 더욱 놀랍다. 

이에 맞서는 KT 위즈로서도 두산의 기세가 부담스러울 법하다. 그러나 물러설 수는 없다. 숨 막히는 순위 경쟁 끝에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거두며 이뤄낸 한국시리즈 직행,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를 절호의 기회다. 롯데 자이언츠가 29년, LG가 27년째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하는 것을 보면 kt 선수들은 더욱 운동화 끈을 조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kt는 작년에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1승 3패로 무릎 꿇었던 아픔을 설욕할 기회이기도 하다. 

창단 이후 최고의 전력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큰 무대에서의 경험이 적은 KT, 정규시즌 4위로 가을야구에 턱걸이했으나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험과 무서운 기세를 앞세운 두산. 두 팀이 오는 14일부터 서울 고척돔에서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한다.

창단 7년 만에 우승 이뤄낸 KT의 마법, 한국시리즈서도 통할까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것도 엄청난 일이지만, 올해 프로야구 최대의 '사건'은 KT의 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이다. 

2015년 KBO리그에 처음 입성한 kt는 그해 개막 11연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52승 1무 91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로 시작했고, 2016년과 2017년에도 3년 연속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빈약한 선수층과 경험 부족 등 신생팀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KT는 프로야구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 6위에 오르며 중위권 진입에 성공,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2020년 2위에 올라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가파르게 성장한 KT는 마침내 올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2020년 NC 다이노스, 2007년 SK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기록했던 창단 8년 만의 우승 기록을 1년 단축한 '창단 최단기간 우승' 기록까지 새로 썼다.

KT의 최대 강점은 마운드다. 선발진에서는 윌리엄 쿠에바스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 펀치'가 강력하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발탁돼 국제무대까지 경험하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도약한 고영표가 3선발로 버티고 있다. 다른 팀들이 부러워하는 선발 요원인 배제성과 소형준을 불펜으로 활용해도 될 정도다.

조현우, 박시영, 주권, 이대은 등 기존의 불펜진도 탄탄할뿐더러 올 시즌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하며 한층 성숙해진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이강철 감독으로서는 누구를 엔트리에 넣느냐가 아닌, 누구를 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법하다.

다만 타선이 걱정이다. 정규시즌 1위를 질주하다가 막판에 타선이 부진에 빠지며 위기를 겪었다. 다행히 우승을 차지했지만 투수진의 활약이 컸다. 강백호, 황재균, 유한준은 언제나 상대 투수들에게 두려운 타자들이지만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김민혁을 제외하면 마땅한 대타 카드가 없는 것도 아쉽다. 

타자들의 부진은 수비에서도 이어졌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kt는 11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10개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우승팀에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작은 실책 하나로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집중력있는 수비가 요구된다. 

'가을 지배자' 두산, 잃을 것이 없어 더 무섭다 

두산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최고조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되고 처음으로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KBO리그의 새 역사를 썼다.

무엇보다 타선의 폭발력이 무섭다. 정수빈, 김재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양석환 등 핵심 타자들은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들어 박세혁, 강승호 등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하위 타순까지 터지면서 그야말로 거를 타자가 없는 막강한 공격을 갖췄다. 여기에 '한 베이스 더 가는' 특유의 기동력까지 경기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며 정규시즌 순위가 더 높았던 LG와 삼성을 무너뜨렸다. 

두산은 과거에도 가을만 되면 유독 강했다. 선수들이 큰 경기에서의 경험이 많고, 승부처가 오면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올가을에 두산이 보여주고 있는 돌풍은 조금 다르다. 객관적인 전력과 체력의 열세를 모두 뒤엎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사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나란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비록 두산이 정규시즌 4위이고, 키움이 5위였지만 누가 봐도 키움이 우세한 경기였다. 두산으로서는 일찌감치 탈락하더라도 변명할 거리가 많았다.

그러나 잃을 것이 없는 팀이 가장 무섭다는 스포츠의 속설은 이번에도 들어맞았다. 우승의 부담감을 내려놓고 자신있게 방망이를 휘두른 두산 타자들은 분위기를 타자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며 키움의 정찬헌과 한현희, LG의 앤드루 수아레즈와 임찬규, 삼성의 백정현과 오승환 등 상대 팀의 간판 투수들을 연거푸 두들겼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선발진의 최원준, 곽빈, 김민규는 짧으면서도 불규칙한 등판 간격을 극복하고 역투를 펼쳤다. 불펜진에서도 홍건희, 이영하, 이현승 등이 정규시즌보다 훨씬 뛰어난 구위로 구원투수라기보다는 '두 번째 선발투수'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더구나 어깨 통증에서 벗어난 미란다가 한국시리즈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두산의 마운드는 더욱 견고해졌다. 3전 2승제였던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와 달리 7전 4승제로 치러지는 한국시리즈에서 다른 투수도 아닌 '에이스' 미란다의 합류는 천군만마와 다름없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치열한 7경기를 거치며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승부는 체력보다 기세와 정신력이 좌우한다는 것을 두산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과연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KT마저 꺾고 올해 가을야구의 슬로건이 된 '미러클 두산'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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