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를 꺾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두산 베어스가 다시 한 번 '도장깨기'에 성공했다. 전날 1차전을 2점 차로 승리한 두산은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서 정규시즌 2위팀 삼성 라이온즈를 11-3으로 꺾고 단 두 경기 만에 이번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SK 와이번스(2007~2012), 삼성 라이온즈(2010~2015)를 넘어서고 KBO리그 역대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2015년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4위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기록까지 새롭게 썼다.   

불뿜은 두산 타선의 화력, 견디지 못한 삼성 마운드   

1차전서 9회초 상대 마무리 오승환을 공략했던 좋은 기억을 이튿날에도 이어갔다. 1회말 삼성 선발 백정현으로부터 김재환이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포문을 열었고,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탰다. 이때부터 삼성 밴치는 조금이라도 벌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조급함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2회말 김재호의 1타점 3루타로 두산이 3-0까지 달아나자 삼성 허삼영 감독이 투수교체를 단행, 필승 카드 중 하나인 최지광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페르난데스의 2타점 2루타로 오히려 두 점을 더 내줬고, 두 팀의 간격은 경기 초반에 5점 차까지 벌어졌다.   

삼성은 원태인까지 2회말부터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두었으나 두산 타선은 그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3회말 박세혁과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점, 4회말 강승호의 2타점 적시타로 또 두 점을 보태며 사실상 경기 중반 반환점을 돌기 이전에 승부의 추가 두산 쪽으로 기울어졌다.   

1차전서 10개의 잔루를 쌓아올린 삼성은 2차전에서도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3회초 1사 1, 3루서 오재일의 유격수 땅볼이 나오는 사이 홈을 밟은 3루주자 박해민의 득점 이외에는 점수 차가 점점 벌어질 동안에 힘 한 번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두산에 끌려갔다. 피렐라, 오재일, 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장타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6회말 김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와 한 걸음 더 가까워졌고, 7회말 양석환의 1타점 적시타로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1위 결정전까지 치를 정도로 정규시즌 후반기에 저력을 발휘했던 가을은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모두가 지친 상태이지만...합심하여 만든 KS행 기적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3경기까지 치른 만큼 두산은 이전 시리즈에서 많은 체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10월 말부터 전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 최원준, 홍건희, 이영하가 많은 부담을 짊어져야 했다. 누구 하나라도 삐끗하는 순간 무너질 수도 있는, 말 그대로 두산 마운드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야수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은 마찬가지다. 백업 선수층이 다른 팀보다 두꺼운 두산이라고 하더라도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는 매 시리즈, 매 경기 거의 같은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지켰다. 플레이오프에 접어들면서 날씨까지 급격하게 추워져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또한 두산의 올해 포스트시즌을 돌아보면, 매일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어느 한 선수의 활약에 기대지 않고 모든 선수들이 합심하여 팀의 상승세를 이끌어 나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누구보다도 단기전 경험이 많은 김태형 감독의 선수교체 타이밍까지 적재적소에 맞아떨어지면서 무려 세 팀이 올가을 두산 앞에서 쓴 맛을 보게 됐다.    

더구나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2차전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는 점에서 10일 경기는 두산에게 여러모로 소득을 남겼다. 이는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하면서 정규시즌 1위팀의 자격으로 한국시리즈를 준비 중인 KT 위즈 입장에서 썩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이제 두산은 오는 14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T와 7판4선승제로 진행될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기적이지만, 3일의 휴식일을 얻은 두산은 여기서 멈추길 원치 않는다. 멈출 줄 모르는, 포기를 모르는 '미라클 두산'의 가을이 더 깊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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