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역대 최초의 3전2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2안타를 때려내며 6-4로 승리했다. 역대 최초로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가 치러지면서 참고할 만한 과거의 데이터조차 없지만 종목을 막론하고 3전2선승제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대단히 유리한 것은 따로 강조할 필요도 없다.

두산은 삼성에 유난히 강했던 선발 최원준이 4.1이닝5피안타5사사구2탈삼진2실점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두 번째 투수 홍건희가 3이닝3피안타1볼넷2탈삼진1실점으로 역투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는 김재환이 3안타, 정수빈이 2안타1타점1득점을 기록했고 '안방마님' 박세혁은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양 팀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2차전을 치른다.

선취점 허용 후 곧바로 역전에 성공한 두산

삼성과 두산은 1986년을 시작으로 2004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에 걸쳐 플레이오프에서 총 4번 만나 삼성이 3차례 승리를 거뒀다. 삼성으로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데이터지만 사실 이 전적은 올해 큰 의미가 없다.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시리즈가 10년도 넘은 2010년이었고 당시엔 올해처럼 3전2선승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3전2선승제 시리즈의 변수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삼성은 올 시즌 삼성전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0.36으로 천적관계를 형성했던 최원준을 상대로 경험 많은 강민호를 4번에 배치하고 좌타자 구자욱과 오재일이 3,5번으로 선발 출전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유격수 자리에는 프로 2년 차 김지찬을 2번타자로 과감하게 전진 배치했다. 올 시즌 공동 다승왕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하는 두산은 키움 히어로즈와 LG트윈스를 연파했던 타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1993년 한국시리즈 181구 투혼으로 기억되는 박충식의 시구로 시작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한 쪽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1회말 공격에서 1사 후 김지찬의 볼넷과 구자욱, 피렐라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귀중한 선취 2득점을 뽑았다. 정규리그 삼성전 4경기에서 3승을 올렸던 최원준은 큰 경기가 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1회부터 2피안타2볼넷으로 2실점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가을좀비' 두산의 저력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두산은 2회초 공격에서 김재환의 안타와 허경민의 2루타, 박세혁의 볼넷으로 만든 1사만루 기회에서 박계범이 땅볼로 물러났지만 강승호와 정수빈이 연속 적시타를 터트리며 단숨에 스코어를 3-2로 뒤집었다. 삼성도 2회 2사 후 박해민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지찬이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진으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2회 역전을 허용하며 흔들렸던 뷰캐넌은 3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2회에만 무려 32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했던 뷰캐넌은 3회부터 5회까지 3이닝 동안 안타 1개 만을 허용하며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3회부터 5회까지 9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뷰캐넌이 던진 공은 단 40개에 불과했다.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서 1승1패8.00(9이닝9실점)으로 고전했음에도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이유를 증명한 셈이다.

나올 듯 나올 듯 끝내 나오지 않은 적시타

뷰캐넌이 5이닝을 책임지며 선발투수의 임무를 완수한 반면에 두산 선발 최원준은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 왔다. 최원준은 5회 1사 후 김지찬에게 안타, 구자욱에게 볼넷, 강민호에게 몸 맞는 공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두 번째 투수 홍건희에게 넘겼다. 하지만 홍건희는 올 시즌 삼성의 팀 내 홈런 2위(25개), 타점 공동 1위(97개)를 기록한 강타자 오재일에게 2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큰 위기를 넘겼다.

삼성은 5회에 이어 6회에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6회말 1사 후 이원석과 김헌곤의 빚 맞은 안타, 대타 강한울 타석에서 두산 유격수 박계범의 실책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삼성은 박해민의 1루 땅볼 때 대주자 김성표가 홈에서 아웃됐고 김지찬마저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나면서 2이닝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홍건희는 7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5회와 6회 큰 실점 위기를 막아낸 두산은 8회초 공격에서 드디어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두산은 선두타자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3루 기회에서 박건우의 병살타 때 정수빈이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를 4-2로 벌렸다. 삼성은 8회망 공격에서 피렐라의 2루타와 오선진의 볼넷, 김헌곤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3루에서 강한울의 땅볼로 한 점을 추가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두산은 9회초 공격에서 2사 후 포수 박세혁이 삼성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쐐기 점수를 뽑았다. 두산은 멘탈이 흔들린 오승환을 상대로 김재호,강승호의 연속안타에 이어 '정가영' 정수빈이 적시타를 터트리며 스코어를 6-3으로 벌렸다. 삼성은 9회말 공격에서 구자욱이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한 점을 추격했지만 강민호가 3루 땅볼,오재일이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가장 중요한 9개의 아웃 책임진 홍건희

작년 6월 두산의 멀티 내야수 류지혁과 KIA 타이거즈의 강속구 우완 홍건희가 맞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당시 류지혁은 '슈퍼 유틸리티'라고 불렸을 정도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가치가 높은 선수로 꼽혔고 홍건희는 2011년 프로 입단 후 10년 동안 9승20패5세이브5홀드6.30을 기록했던 '실패한 유망주'였다. 하지만 넓은 잠실 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홍건희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다.

KIA시절과 달리 두산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홍건희는 작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50경기에서 3승4패1세이브8홀드4.76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엔 65경기에서 6승6패3세이브17홀드2.78의 성적으로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홍건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2이닝2실점(평균자책점3.86)을 기록하며 이영하, 이현승, 김강률과 함께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홍건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6개의 공을 던지면서 1차전 등판이 쉽지 않았던 이영하 대신 선발 최원준을 구원해 5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오재일을 병살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린 홍건희는 7회까지 39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 막았다. 비록 8회 한 점을 내줬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홍건희는 따로 말이 필요 없는 1차전 최고의 영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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