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왔던 두산 베어스의 상승세가 대구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두산은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서 삼성 라이온즈를 6-4로 꺾고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2016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가 열린 라이온즈파크에는 이날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했다. 삼성팬들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삼성에게 힘을 불어넣었지만 경기 중반 연이어 찬스를 무산시킨 타선의 집중력 부재가 뼈아팠다.

믿음에 부응한 '필승 카드' 홍건희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투수 홍건희(오른쪽)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투수 홍건희(오른쪽)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선취점은 홈 팀 삼성의 몫이었다. 1회말 구자욱의 1타점 적시타로 포문을 열었고, 피렐라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보탰다.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저득점을 예상했던 삼성 허삼영 감독 입장에서는 매우 값진 점수였다.

그러자 두산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2회초 2사 만루서 강승호의 2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추더니 후속타자 정수빈의 땅볼 때 3루수 이원석의 실책으로 1점을 더 올렸다. 만약 득점 없이 공격이 마무리됐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1점 차의 팽팽한 흐름이 좀처럼 깨지지 않은 가운데 두산 선발 최원준이 5회말 들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1사 1루서 구자욱과 무려 11구 승부 끝에 볼넷이 나온 과정에서 힘이 많이 빠졌다. 강민호까지 몸에 맞는 볼로 나가자 결국 두산 벤치가 움직였고, '필승 카드' 홍건희를 호출했다.

풀카운트까지 펼쳐진 오재일과의 맞대결에서 웃은 선수는 홍건희였다. 7구째 타격한 공이 2루수를 향했고, 4-6-3으로 연결되는 병살타가 완성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매끄럽게 타구를 처리한 강승호의 수비가 돋보였다.

홍건희는 6회말에도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해민을 1루 땅볼로 돌려세운 이후 2사 만루서 김지찬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었기에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8회말 1사 2, 3루서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기 전까지 3이닝 동안 52구를 던진 홍건희는 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많은 체력을 소모한 이영하가 등판할 수 없었기 때문에 홍건희의 역투가 두산에게 큰 힘이 됐다.

뷰캐넌 7이닝 호투가 무색해진 삼성

1차전을 앞두고 발표된 삼성의 라인업은 정규시즌과 비교했을 때 조금 차이가 있었다. 주로 하위 타선에 배치됐던 김지찬이 2번까지 올라왔고, 피렐라를 6번으로 내렸다. 상대 선발 최원준과의 맞대결 기록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두 점을 뽑은 1회말까지는 괜찮았다. 문제는 추가점 없이 끌려갔다는 것이다. 특히 주자가 꾸준히 루상에 나가고도 돌아오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7회말을 제외하고는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는데, 1회말 2점과 8회말 1점이 전부였다.

선발 뷰캐넌이 7이닝을 홀로 책임지면서 100구 이상 던지는 등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타선의 지원 없이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9회초 2사서 등판한 마무리 오승환이 박세혁에게 쐐기 솔로포를 허용, 정수빈에게는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완벽한 마운드 운영을 꿈꾸었던 삼성은 9회초 한순간의 결정으로 1패 이상의 내상을 입었다.

오승환뿐만 아니라 몽고메리, 최채흥, 우규민까지 낼 수 있는 카드를 다 냈다는 것은 그만큼 삼성도 1차전 승리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분위기가 확 가라앉은 채 서울로 이동한 삼성은 한 번만 더 지면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끝내야 할지도 모른다.

삼성의 2차전 선발은 좌완 백정현이다. 곽빈을 포함해 이영하, 장원준 등 마운드를 총동원할 수 있는 두산보다 선발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기 초반에 분위기를 전환해야 하는 2차전에서 부담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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