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 <사랑과 영혼>으로 유명한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시스터 액트>가 개봉해 큰 사랑을 받았다. 수녀원에 숨어 들어온 살인사건의 목격자가 성가대 지휘자를 맡으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시스터 액트>는 세계적으로 2억 3100만 달러를 벌어 들이는 높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대성공을 거둔 <시스터 액트>는 이듬해 곧바로 속편이 개봉해 북미에서만 57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올렸다.

한국 영화 중에서는 지난 2010년에 개봉했던 강대규 감독의 <하모니>가 음악이 주는 감동을 선사한 대표적인 영화였다. 김윤진을 비롯해 나문희 배우, 강예원, 박준면, 김재화 등 여성 재소자들이 여자교도소에서 합창단을 결성해 공연을 하는 영화 <하모니>는 큰 규모의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전국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0년 겨울방학 시즌에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처럼 음악이 가진 힘은 무척 신비로워 음악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자신이 결성한 밴드에서 쫓겨났다가 초등학교의 임시교사가 된 주인공이 음악에 재능 있는 학생들과 록밴드를 결성해 록 경연대회에 출전하는 잭 블랙 주연의 <스쿨 오브 락> 역시 음악이 주는 힘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유쾌한 영화다.
 
 <스쿨 오브 락>은 적은 제작비로도 쏠쏠한 흥행성적을 올린 가성비가 좋은 영화다.

<스쿨 오브 락>은 적은 제작비로도 쏠쏠한 흥행성적을 올린 가성비가 좋은 영화다. ⓒ 윤스

 
끼와 흥이 넘치는 유쾌한 배우 잭 블랙

어쿠스틱 메탈밴드 터네어셔스 D의 멤버이기도 한 가수 겸 배우 잭 블랙은 1990년대 초반부터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여러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동했다. 잭 블랙은 2001년 기네스 펠트로와 함께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세계적으로 1억 41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할리우드에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02년 <오렌지 카운티>에 출연한 잭 블랙은 2003년 드디어 첫 단독주연 영화 <스쿨 오브 락>을 만났다.

<스쿨 오브 락>에서 자신의 넘치는 끼와 흥을 유감 없이 발산한 잭 블랙은 단숨에 할리우드 전체가 주목하는 괴짜 코미디 배우로 등극했다. 35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스쿨 오브 락>은 세계적으로 1억 31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잭 블랙이라는 배우를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렸다(국내에서는 개봉 당시 잭 블랙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전국 11만 관객에 그쳤지만 훗날 영화가 재평가되면서 2017년에 재개봉했다).

잭 블랙은 <스쿨 오브 락> 이후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 영화음악 작곡가를 연기했던 <로맨틱 홀리데이>, 미셸 공드리 감독의 <비카인드 리와인드>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리고 2008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풍푸팬더>에서 주인공 포의 목소리 연기를 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잭 블랙이 열연을 펼친 <쿵푸팬더>는 오리지널 시리즈 3편으로만 세계적으로 18억 17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2010년 <걸리버 여행기>에서 직접 제작과 주연까지 맡은 잭 블랙은 한동안 흥행작을 내지 못하다가 2017년 드웨인 존슨, 카렌 길런 등과 함께 <쥬만지: 새로운 세계>에 출연하며 코미디 배우로서 건재를 과시했다. 잭 블랙은 <쥬만지>에서 작고 뚱뚱한 남자의 몸에 들어간 금발미녀 역을 맡으며 특유의 코믹한 매력을 뽐냈다. 2017년과 2019년에 걸쳐 제작된 <쥬만지> 두 편은 세계적으로 17억 60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잭 블랙은 할리우드의 대스타임에도 털털하고 친근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한국에 방문해 <무한도전>에 출연, 각종 '무한도전식' 게임들을 위화감 없이 즐겼고 미국에 돌아간 후 현지 토크쇼에 출연해 <무한도전>을 극찬하기도 했다. 잭 블랙은 내년 연말 개봉 예정인 <슈퍼 마리오>에서 메인 빌런 쿠파를 연기할 예정이다(슈퍼마리오 역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 크리스 프랫이 맡았다).

록 음악을 향한 잭 블랙의 찬사와 헌정
 
 <스쿨 오브 락>에서 잭 블랙은 그가 아닌 다른 배우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듀이 핀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을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스쿨 오브 락>에서 잭 블랙은 그가 아닌 다른 배우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듀이 핀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을리는 연기를 선보였다. ⓒ 윤스

 
록밴드 '빈방 없음'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듀이 핀(잭 블랙 분)은 뚱뚱하고 촌스러운 외모와 눈치 없는 성격 때문에 자신이 결성한 밴드에서 쫓겨난다. 여기에 수 년간 공짜로 신세 지던 친구 네드(마이크 화이트 분)와 동거하는 그의 여자친구는 듀이에게 월세를 낼 것을 요구한다. 당장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몰린 듀이는 본의 아니게 친구의 이름을 사칭해 규율이 엄격한 호레이스 그린 사립 초등학교의 임시교사로 가게 된다.

고리타분한 학과내용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던 듀이는 학생들이 음악시간에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을 보고 록밴드를 결성해 경연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한다. 처음엔 아이들도 시큰둥하게 반응하지만 듀이는 그럴 듯한 이야기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동기를 심어준다. 듀이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학습시키는 지식은 부족했지만 밴드 멤버들의 동기를 끄집어내는 리더십(?) 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열심히 연습한 곡으로 록 경연대회 예선에 참가하기로 한 듀이와 학생들은 지각을 하는 바람에 참가자격을 잃을 위기에 놓이지만 밴드 매니저 서머(미란다 코스그로브 분)의 임기응변으로 극적으로 본선진출에 성공한다. 이때 듀이는 심사위원들에게 아이들이 죽을 병에 걸린 시한부 환우들이고 대회에 출전하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거짓말한다. 시름시름 앓는 연기를 펼치는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압권이다(한 명은 아예 의식을 잃었다).

순조롭게 대회를 준비하던 듀이와 학생들은 네드 여자친구의 신고로 사실이 탄로나게 된다. 하지만 이미 록 마니아가 된 아이들은 학교를 빠져 나와 실의에 빠져 있는 듀이를 깨워 록 경연대회에 참가한다. 비록 우승은 듀이를 쫓아낸 밴드 '빈방 없음'이 차지헸지만 드러머 프레디 존스(고 케빈 알렉산더 클락 분)는 분노하는 듀이에게 "진정하세요. 록은 만점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라고 위로하며 앵콜곡을 부르기 위해 다시 무대 위로 올라간다.

<스쿨 오브 락>에서는 경연대회 예선을 통과한 멤버들이 차 안에서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레드 제플린은 그들의 음악이 영화에 쓰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잭 블랙과 제작진, 엑스트라들이 레드 제플린을 찬양하는 영상을 만들어 보낸 노력 끝에 허락을 받아냈다. <스쿨 오브 락>에서는 레드 제플린 외에도 지미 핸드릭스, 커드 코베인, AC/DC 등 '록의 전설'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들이 곳곳에 들어 있다. 

뮤지컬로도 제작된 명작 <스쿨 오브 락>
 
 성적에 예민한 우등생 써머를 연기했던 미란다 코스그로브는 현재 싱어송라이터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성적에 예민한 우등생 써머를 연기했던 미란다 코스그로브는 현재 싱어송라이터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 윤스

 
잭 블랙의 원맨쇼에 많은 것을 기댄 영화 <스쿨 오브 락>에는 이름 있는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지 않는다. 그나마 관객들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은 <콘 에어>와 < 2012 > 등으로 유명한 배우 존 쿠삭의 친누나 조안 쿠삭이다. 1989년 <워킹걸>과 1998년 <인 앤 아웃>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조안 쿠삭은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에서 카우걸 제시의 목소리 연기를 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조안 쿠삭은 <스쿨 오브 락>에서 전통과 규율을 중요시 여기는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 로잘리 멀린스를 연기했다. 원칙주의자이자 완벽주의자인 로잘리는 매우 깐깐한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듀이가 들려준 예전 노래에 흥을 느낄 줄도 아는 반전매력의 소유자다. 학생들을 말리러 간 록 경연대회에서는 제자들의 무대를 보고 감동을 받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안아주며 칭찬해준다.

성적에 집착하는 얄미운 반장에서 누구보다 밴드 일에 앞장서는 밴드 매니저가 되는 서머 해서웨이 역은 미란다 코스그로브가 연기했다. 2007년 인기시트콤 <아이칼리>에서 주인공 칼리를 연기하며 큰 인기를 끈 코스그로브는 가수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3편까지 제작된 인기 애니메이션 <슈퍼배드>에서는 악당 그루의 첫째 딸 마고의 목소리 연기를 하기도 했다(참고로 국내 더빙판에서는 2편까지 소녀시대 태연이 마고의 목소리 연기를 했다).

<스쿨 오브 락>은 지난 2015년 뮤지컬로도 제작돼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히트작을 만들었던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에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 2013년에는 개봉 10주년을 맞아 잭 블랙과 당시 아역이었던 출연진들이 모여 공연을 하며 대중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선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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