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를 내주면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였던 LG 트윈스를 구한 것은 정규시즌 57경기 연속 5이닝 투구 행진을 이어간 '에이스' 케이시 켈리였다.

LG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두산 베어스를 9-3으로 완파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3판 2선승제로 이번 시리즈가 진행 중인 가운데, 7일 오후에 열리는 3차전서 PO 진출 팀을 가리게 됐다.

전날 짜임새 있는 야구로 상대를 흔든 두산 타선은 시종일관 켈리의 호투에 꽁꽁 묶이며 좀처럼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LG는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면서 켈리의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타자들의 페이스도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팬들은 전날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LG팬들은 전날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 유준상

 
에이스다웠던 켈리, 최고의 투구로 팀 승리 이끌었다

곽빈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켈리는 1회말 1사 1, 2루의 위기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선취점을 내줬다면 전날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평정심을 잃지 않은 켈리는 두산의 4번타자 김재환을 병살타로 처리,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2회 이후에도 매 이닝 주자가 한 명 이상 루상에 나가기는 했다. 특히 4회말에는 선두타자 박건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5회말에는 강승호의 안타와 정수빈의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두 이닝 모두 켈리는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피칭을 선보이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2회초 선취점에 이어 4회초 두 점을 더 보탠 LG가 3점 차로 달아나자 켈리는 계속 힘을 낼 수 있었다. 다만 6회말에는 운이 조금 따라주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건우의 3루 땅볼 때 3루수 김민성의 송구가 크게 빗나가면서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후속타자 김재환의 중전 안타로 2루주자 박건우가 홈을 밟았고, 두산이 침묵을 깨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켈리의 투구수가 증가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LG 벤치는 결국 6회말 2사 1, 2루서 좌완 김대유를 호출했다. 이날 켈리의 최종 기록은 5⅔이닝 5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 거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이었다. 3루 관중석을 가득 매운 LG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켈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상대 선발 곽빈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이후 단 3일만 쉬고 나와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된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결국 마운드의 높이가 유리한 팀이 단기전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이날의 LG가, 또 켈리가 증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 1점에 묶였던 타선이 터졌다... 부담감 덜어낸 LG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의 4회초 2사 주자 1 ,3루에서 2루 주자 유강남이 동료 김민성의 안타를 틈타 홈으로 쇄도하자 두산 포수 박세혁이 태그를 시도하고 있다.

5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의 4회초 2사 주자 1 ,3루에서 2루 주자 유강남이 동료 김민성의 안타를 틈타 홈으로 쇄도하자 두산 포수 박세혁이 태그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1차전을 허무하게 패배한 LG 류지현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다. 유강남을 5번 전진 배치했고, 6~8번 타자들의 타순도 조금씩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타순이 올라온 유강남도,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김민성도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1번 홍창기, 2번 서건창, 3번 김현수까지 세 타자가 총합 12타수 2안타에 그치는 사이 나머지 타순에서 12개의 안타가 쏟아졌다. 채은성, 유강남, 문보경, 김민성, 문성주 무려 5명의 선수가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고 그 중에서도 김민성은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홈런이 나오진 않았으나 타선의 흐름이 그 어느 때보다 원활한 경기였다. 특히 7회초 상대 수비의 빈 틈을 놓치지 않고 5득점 빅이닝에 성공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류지현 감독이 세웠던 베스트 시나리오가 사실상 이날 경기에 모두 담겨있었다.

주전 유격수로서의 부담감을 이겨내야 하는 구본혁, 조금 더 활발해져야 하는 테이블세터까지 3차전서 분발한다면 LG 타선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활용하지 않은 투수도 많고 2차전서 올라오지 않은 필승조 자원도 있기 때문에 마운드 운영에서의 이점을 살릴 수 있도록 타자들이 도와줘야 한다.

두 팀의 3차전 선발은 김민규와 임찬규다. 때에 따라서 두 선발 투수가 경기 초반에 내려가고 일찌감치 필승조가 가동될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 못지않게 양 팀 벤치의 지략 싸움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어느 한 팀은 시즌을 끝내야 하고, 다른 한 팀은 대구로 향하게 된다. 역대 3판 2선승제로 치러진 준플레이오프서 1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17차례)였다. LG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 아니면 두산이 2차전의 패배를 말끔하게 씻어낼지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