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서울의 고요한이 광주전에서 극적인 역전골 이후 기뻐하고 있다.

▲ 고요한 서울의 고요한이 광주전에서 극적인 역전골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의 집념과 투혼이 기적과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잔류의 사활이 걸린 광주FC와의 맞대결에서 3골을 내준 뒤 4골을 넣는 대역전승으로 기사회생했다.
 
서울은 3일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에서 광주FC에 4-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서울은 10승 10무 15패(승점 40)를 기록하며 9위로 올라섰다. 광주는 9승 6무 20패(승점 33)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고요한, 1골 2도움으로 서울의 대역전승 견인
 
홈팀 광주는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은 엄원상, 2선은 이민기-김종우-엄지성, 3선은 이찬동-한희훈이 짝을 이뤘다. 포백은 이으뜸-곽광선-알렉스-여봉훈, 골키퍼 장갑은 윤보상이 꼈다.
 
원정팀 서울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조영욱, 2선은 나상호-팔로세비치-고요한-강성진이 포진했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가운데 포백은 이태석-오스마르-강상희-윤종규, 골문은 양한빈이 지켰다.
 
광주는 빠른 기동력과 압박을 앞세워 전반전을 지배했다. 전반 4분 김종우, 8분 엄원상의 연속 슈팅으로 서울 수비를 흔들었다. 서울은 기성용이 포어리베로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며 후방에서 빌드업을 책임졌지만 하프 라인을 넘어서면 단조로운 공격 전개로 일관했다.
 
광주는 전반 25분 엄원상의 헤더, 32분 이민기의 슈팅이 전부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 30분 나상호의 크로스를 오스마르가 머리로 돌려놓은 슈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첫 골은 광주로부터 나왔다. 전반 43분 양한빈 골키퍼가 처리한 공이 김종우에게 전달됐다. 김종우는 빈 골문으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초반에도 광주가 골 폭풍을 이어나갔다. 후반 1분 김종우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고 흘렀다. 이 때 이찬동이 강력한 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6분에는 엄원상이 양한빈 골키퍼를 제친 뒤 빈 골문으로 밀어넣으며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그러나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20분 코너킥 상황에서 팔로세비치의 백헤더가 알렉스 몸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후반 23분에는 고요한의 전진 패스를 받은 팔로세비치의 왼발슛으로 2-3을 만들었다.
 
흔들리는 광주를 맞아 서울은 끊임없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마침내 후반 34분 고요한으로부터 패스를 받은 강성진이 박스 안에서 접어놓은 뒤 왼발슛을 성공시키며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강성진의 프로 무대 데뷔골이 중요할 때 터진 것이다.
 
서울의 기적은 후반 43분에 나왔다. 나상호의 패스를 받은 고요한이 강력한 왼발슛을 광주 골문에 꽂아 넣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울 선수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 반면 광주는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좌절했다.
 
자존심 구긴 서울, 감독 교체 후 극적인 반전 효과
 
올 시즌 박진섭 감독 체제로 새 출발선상에 선 서울은 연이은 부진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른바 명가의 몰락이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모기업의 소극적인 투자로 인해 서울 성적은 수직 하락했다. 급기야 강등권까지 추락하자 박진섭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자칫하면 2부리그로 강등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안익수 감독의 선임이었다. 감독 교체는 신의 한 수였다. 6경기 연속 무패를 내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인천에게 0-2로 패하며 상승세가 멈춰섰다. 안익수호의 첫 패배였다.
 
서울의 부진한 경기력은 이날 광주전까지 이어졌다. 전반 내내 무기력한 졸전으로 광주에게 주도권을 내줬다. 제대로 된 유효슈팅조차 없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기성용을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 아웃시킬만큼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다. 심지어 후반 초반 2골을 헌납하며 0-3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서울로선 패색이 짙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저력을 발휘했다. 후반 19분 알렉스의 자책골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고요한이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팔로세비치, 강성진의 골을 도왔다.
 
무승부에 만족할 서울이 아니었다. 후반전 기성용이 아웃된 후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고요한이 직접 해결사로 나서며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1골 2도움을 기록한 노장 고요한을 중심으로 서울의 모든 선수들의 집념이 만든 드라마였다.
 
이날 승리는 잔류에 대한 청신호를 밝히기에 충분했다. 강등 플레이오프권인 11위 강원과의 승점차를 2점으로 벌렸다. 남은 3경기에서 서울이 잔류를 확정지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35라운드 (광주축구전용구장, 2021년 11월 3일)
광주FC 3 - 김종우 42' 이찬동 46' 엄원상 50'
FC서울 4 - 알렉스(자책골) 64' 팔로세비치 67' 강성진 78' 고요한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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