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석 점 홈런을 터뜨리고 동료의 환영 받는 애틀랜타 솔레르

선제 석 점 홈런을 터뜨리고 동료의 환영 받는 애틀랜타 솔레르 ⓒ UPI/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로 단축되었던 2020년 시즌과 달리 정상적인 풀 시즌으로 치러진 2021년의 메이저리그 시즌이 월드 시리즈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3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렸던 월드 시리즈 6차전에서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7-0으로 승리(4승 2패)하면서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브레이브스가 월드 챔피언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연고지가 메사추세츠 주 보스턴에 있었을 때인 1914년에 한 번,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 있었을 때인 1957년에 한 번, 그리고 조지아 주 애틀랜타로 온 이후 1995년에 한 번 있었다. 각 연고지에서 한 번 씩만 우승했던 브레이브스는 애틀랜타로 온 이후 두 번째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디비전 시리즈에서만 만났던 두 팀, 월드 시리즈에서 처음 대결

2021년의 메이저리그 월드 시리즈는 여러 가지로 관심을 끌었다. 그 동안 내셔널리그의 포스트 시즌에서 맞붙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월드 시리즈에서 맞붙는 첫 대결이었기 때문이었다.

애스트로스가 2013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옮기기 전에는 내셔널리그에 있었다. 메이저리그가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나뉜 1969년에는 서부지구에 있었다가 1994년 중부지구가 신설된 이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있었던 애스트로스는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이하 NLDS)에서 무려 5번의 대결을 펼친 적이 있었다.

1997년과 1999년 그리고 2001년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브레이브스가 각각 스윕, 3승 1패, 스윕으로 시리즈를 승리했다. 그 배경에는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 그리고 존 스몰츠(포스트 시즌 역대 최다승 2위)의 원투쓰리 펀치가 있었다.

매덕스와 글래빈이 떠난 뒤 2004년과 2005년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애스트로스가 승리했다. 이 때 애스트로스는 젊은 에이스였던 로이 오스왈트를 필두로 휴스턴이 고향이었던 베테랑 클레멘스가 합류하고, 포스트 시즌 역대 최다승 투수였던 앤디 페티트도 합류했던 시기였다.

브레이브스 타선은 명예의 전당까지 헌액되었던 스위치 타자 치퍼 존스가 있었다. 애스트로스는 이른바 '킬러 B'로 불리었던 크레이그 비지오, 제프 배그웰 그리고 랜스 버크먼 등이 이끌고 있었다. 킬러 B 중 비지오와 배그웰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이다.

2004년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FA를 앞뒀던 카를로스 벨트란(전 뉴욕 메츠 감독)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했던 벨트란의 활약으로 애스트로스가 5차전 혈투 끝에 3승 2패로 승리를 거뒀다.

2005년에는 애스트로스 선발진의 활약이 눈부셨다. 2차전에서 스몰츠가 클레멘스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반격을 하긴 했지만, 1차전과 3차전에서 페티트와 오스왈트를 앞세웠던 애스트로스가 승리했다. 4차전에서는 연장 18회 혈투 끝에 클레멘스의 불펜 등판(3이닝 구원승)까지 감수했던 애스트로스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승리했다.

이후에는 브레이브스와 애스트로스가 포스트 시즌에서 대결한 적이 없었다. 애스트로스가 2005년 내셔널리그 우승 및 월드 시리즈 준우승을 기록한 이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100패를 넘길 정도로 암흑기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각자 사연을 갖고 올라왔던 애스트로스와 브레이브스

이후 애스트로스는 리빌딩에 성공하며 2017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7차전 혈투 끝에 꺾고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이후 미닛 메이드 파크의 시설을 악용하여 사인 훔치기 등의 부정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우승 기록이 박탈되지는 않았으나 감독과 단장 등이 해임되는 등 홍역을 겪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전력이 탄탄했기 때문에 애스트로스는 이 홍역을 짧은 시간 안에 극복했다. 노장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영입하여 팀을 재건했으며, 베이커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었던 2002년 이후 무려 19년 만에 월드 시리즈에 출전하게 됐다.

브레이브스는 메이저리그 30팀 중 가장 많은 21번의 지구 우승을 달성한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1991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지구 1위를 한 번도 놓치지 않으면서 14시즌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달성(파업으로 중단된 1994년 제외)하면서 이 부문에서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브레이브스는 포스트 시즌만 가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내셔널리그 우승은 18회로 꽤 많은 편이었으나 앞에서 언급한대로 월드 챔피언은 이전까지 3번에 그쳤기 때문이었다. 특히 각 연고지에서 한 번 씩만 우승했던 브레이브스는 애틀랜타로 연고지를 옮긴 이후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공교롭게 2016년부터는 포스트 시즌에서 다저스를 상대로 시리즈를 승리했던 팀이 월드 챔피언에 오르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었다(2020년은 다저스 우승). 2016년에는 시카고 컵스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NLCS)에서 다저스를 꺾고 1945년 이후 71년 만에 리그 챔피언을 탈환하더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7차전 혈투 끝에 꺾고 무려 108년 만에 월드 챔피언에 오르며 염소의 저주를 풀었다.

2017년과 2018년은 다저스가 월드 시리즈까지 진출했기 때문에 다저스를 꺾은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 챔피언을 차지했다. 2019년 NLDS에서 다저스를 꺾은 워싱턴 내셔널스는 월드 시리즈 7차전까지 이어지는 혈투 끝에 애스트로스를 꺾고 전신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까지 통틀어 첫 월드 챔피언에 올랐다.

PS 진출 10팀 중 최저 승률, 각종 악재들까지 극복한 브레이브스

사실 2021년 시즌의 브레이브스는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던 10팀 중 정규 시즌 성적이 가장 낮았다. 정규 시즌 161경기 중 88승 73패를 기록하며 승률 0.547로 와일드 카드를 획득했던 팀들보다도 승률이 낮았을 정도였다(콜로라도 로키스와의 1경기는 기상 악화로 취소).

게다가 브레이브스는 선수들의 전력도 다른 팀들에 비해 강한 상황이 아니었다. 가정 폭력 혐의로 이탈한 선수도 있었고, 이로 인해 트레이드를 통해 그 빈 자리들을 채워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브레이브스의 입장에서는 언더독의 입장에서 다른 팀들을 상대로 도장깨기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NLDS부터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했는데, 치열한 투수 대결에서 타선이 브루어스의 투수진 공략에 성공했고 브레이브스의 투수들은 4차전 4회가 될 때까지 적시타를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완벽했다.

NLCS에서는 지난 해 3승 1패로 앞서다가 내리 3연패를 당했던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했다. 때마침 다저스는 와일드 카드 게임, 라이벌 자이언츠와의 NLDS에서 너무 많은 것을 쏟아 부었던 후유증으로 과부하에 시달리며 투수 운영이 꼬였는데 에디 로사리오, 작 피더슨 등이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 시리즈 승리의 계기가 됐다.

브레이브스는 월드 시리즈 1차전부터 적지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애스트로스 선발투수 프램버 발데스를 초반에 공략하는 데 성공하면서 3회까지 초반에 필요한 점수를 충분히 냈던 것이다.

그러나 브레이브스는 월드 시리즈 초반부터 악재도 동시에 맞이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의 3일 휴식 등판 등 투혼을 발휘했던 찰리 모튼이 1차전 초반에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타구에 다리를 맞아 조기 강판되었는데, 종아리뼈 골절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이다.

2차전에서는 에이스 맥스 프리드가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2회말 대량 실점의 위기를 어떻게 버티면서 5이닝 86구를 던졌지만 6실점 패전투수가 된 것이다. 다행히 브레이브스는 3차전에서 선발투수 이안 앤더슨의 5이닝 무실점에 이어 4명의 구원투수 이어 던지기까지 도합 2피안타로 틀어 막으면서 다시 2승 1패로 앞섰다.

4차전에서 브레이브스는 애스트로스의 선발투수 잭 그레인키를 상대로 초반에 고전했다. 선발투수도 마땅히 확실한 투수가 없어서 불펜 데이까지 각오했으나 두 번째 투수였던 카일 라이트가 5회까지 잘 막아 주었고, 팀 타선도 경기 후반 역전에 성공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다.

6차전에서 우승 달성, 솔레어는 윌리 메이스 상 수상

그러나 5차전에서 애스트로스가 강력하게 반격하면서 시리즈 향방은 다시 알 수 없게 됐다. 투수전으로 이어지던 시리즈도 5차전에서 애스트로스의 타선이 폭발하면서 시리즈는 다시 애틀랜타에서 휴스턴으로 이동하게 됐다.

5차전에서의 패배로 브레이브스는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달성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진귀한 기록을 놓쳤다. 브레이브스는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렸던 홈 경기를 모두 이기고 있었는데, 그 홈 경기 무패 기록이 5차전에서 마감된 것이었다.

6차전에서는 그 동안 다소 부진했던 에이스 프리드가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5차전에서 화끈하게 달아 올랐던 애스트로스의 타선이었지만, 프리드가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피칭에 성공했다(74구).

애스트로스의 타선은 3회초 호르헤 솔레어의 3점 홈런, 5회초 댄스비 스완슨의 2점 홈런과 프레디 프리먼의 1타점 적시타까지 곁들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프리먼은 7회초 솔로 홈런까지 추가하면서 이미 결정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0이라는 점수는 시리즈 마지막 경기 치고는 다소 싱거운 승부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브레이브스는 승부를 7차전까지 끌고 가지 않기 위해 투타에서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고, 프리드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타일러 마첵과 윌 스미스 등 필승조를 투입하여 승리까지 확실하게 지켰다.

월드 시리즈 최우수 선수에게 수여하는 윌리 메이스 상은 호르헤 솔레어에게 주어졌다. 정규 시즌 중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트레이드 되었던 솔레어는 브레이브스로 이적한 뒤 55경기에서 타율 0.269에 OPS 0.882 14홈런 33타점 36득점으로 활약하며 브레이브스의 동부지구 우승에 힘을 보탰다.

솔레어는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3경기 출전에 타율 0.091로 부진했고(11타수 1안타), 다저스와의 NLCS에서도 2경기 모두 대타로 출전하여 2루타 1개에 그쳤다. 사실 솔레어가 이렇게 부진했던 이유에는 포스트 시즌 중 코로나19에 확진이 되면서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던 점도 있었다.

그러나 월드 시리즈에서는 6경기에 출전하여 타율 0.300에 OPS 1.191을 기록(20타수 6안타), 3홈런 3볼넷 6타점 4득점의 결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특히 솔레어의 홈런 3개는 1차전과 4차전 그리고 6차전에서 모두 결승 타점이 되었고, 이러한 활약으로 시리즈 MVP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리하여 2021년 메이저리그 시즌은 브레이브스가 1995년 이후 무려 26년 만에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탈환하면서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다시 정상적인 풀 시즌으로 복귀한 메이저리그를 큰 사고 없이 무사히 한 시즌을 치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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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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