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전북 선수들이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34라운드에서 득점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전북 현대 전북 선수들이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34라운드에서 득점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가 수원 삼성과의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꿈틀대던 우승 DNA를 발산하기 시작했다.
 
전북은 30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4라운드, 파이널A그룹 첫 경기에서 수원에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19승 10무 5패(승점 67)를 기록한 전북은 2위 울산(승점 64)과 승점차를 3점으로 벌리며 1위를 지켜냈다.
 
김상식 감독의 완벽한 용병술, 수원의 추격 의지 꺾다
 
이날 수원은 3-5-2를 내세웠다. 양형모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스리백은 장호익-민상기-헨리, 허리는 이기제-김민우-한석종-강현묵-김태환, 최전방은 김건희-정상빈이 포진했다.
 
전북은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송범근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포백은 김진수-김민혁- 홍정호-이용, 수비형 미드필더는 류재문이 배치됐다. 미드필드는 송민규-쿠니모토-백승호-한교원, 원톱은 구스타보가 맡았다.
 
초반에는 조심스러운 탐색전 성향이 짙었다. 전반 9분 정상빈의 크로스에 이은 김민우의 슈팅이 정확하지 않았다. 팽팽한 영의 균형을 깬 건 전북이었다. 전반 10분 김진수의 스로인이 한석종에 맞고 흘러나오자 쿠니모토는 강력한 왼발슛으로 포문을 열어젖혔다.
 
선제 실점 이후 수원의 공세가 더욱 강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반 18분 김민우, 전반 35분 정상빈의 슈팅은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전북은 라인을 올리는 것을 지양하는 대신 신중하게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전반전을 운영해나갔다. 전반 43분 점수차를 벌릴 기회를 무산시켰다. 쿠니모토가 내준 패스를 한교원이 슈팅으로는 연결했으나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후반 들어 두 팀의 공격은 불을 뿜었다. 후반 1분 김건희의 중거리 슈팅은 송범근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북도 쿠니모토, 백승호의 연속 슈팅으로 응수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류재문, 구스타보 대신 김보경, 일류첸코를 투입하며 공격진을 재정비했다.
 
수원은 전반에 비해 훨씬 예리한 공격 전개로 전북 수비진을 곤경에 빠뜨렸다. 후반 13분 정상빈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며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 포스트 오른쪽을 강타했다. 이어 후반 19분 김건희의 헤더 슈팅도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수원의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후반 22분. 전북은 백승호와 송민규의 패스 플레이로 공간을 만든 김보경이 추가 득점으로 매듭지었다. 이 한 골로 인해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전북으로 넘어왔다. 후반 27분에는 김보경이 민상기로부터 얻어낸 페널티킥을 일류첸코가 성공시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3골에 만족할 전북이 아니었다. 후반 36분 일류첸코가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수비수를 따돌리는 개인기로 완벽한 기회를 창출했고, 골문 왼편으로 왼발슛을 꽂아 넣었다.
 
전북은 후반 40분 송범근 대신 김준홍 골키퍼까지 교체시키는 여유 속에 센터백 구자룡, 중앙 미드필더 이승기를 함께 투입하며 굳히기에 나섰다. 결국 전북은 4골차의 시원한 대승으로 마감했다.
 
뒷심 발휘하는 전북의 무서운 상승세
 
2017년부터 4년 연속 정상에 오른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상식 감독 제제로 변화를 꾀하며, 사상 초유의 K리그 5연패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김상식 감독은 '화공(화끈한 공격)'을 모토로 내세우고,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전북은 시즌 내내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3경기 동안 전북은 58득점으로 평균 1.75골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최대 라이벌인 울산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채 줄곧 2위를 달렸다.
 
이에 전북은 올 여름 송민규, 김진수를 영입하며 스쿼드의 질을 더욱 높였다. 군에서 제대한 문선민의 합류도 큰 힘이었다. 전북의 상승세는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9월 1일 포항전 패배 이후 리그 7경기에서 5승 2무를 기록하며 울산을 맹렬하게 추격했다.
 
공교롭게도 울산이 최근 6경기에서 3승 1무 2패에 그치는 사이 전북은 꾸준하게 승점을 적립했고, 마침내 지난 24일 제주와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2-2로 비기며, 1위를 탈환했다.
 
파이널 라운드의 첫 경기인 수원전에서 대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상식 감독의 용병술이다. 후반 초반 1-0의 리드에도 불구하고 수원에게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었지만 류재문, 구스타보를 불러들이고 오히려 김보경, 일류첸코를 투입해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진 것이 주효했다. 김보경은 팀의 두 번째 득점과 1개의 페널티킥을 유도했으며, 일류첸코는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김상식 감독은 지난 28일 K리그1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DNA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2009년부터 트로피 하나하나 들어 올릴 때마다 선수들의 노력과 땀이 모여져서 만들어졌다"라며, "올해 다른 팀들의 견제가 심한데 최선을 다해서 꼭 우승으로 가는 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전북은 2019, 2020시즌 울산과의 경쟁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2년 연속 역전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올 시즌도 아름다운 역전 드라마를 써낼까. 전북의 우승 DNA가 다시금 발동하기 시작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34라운드 (수원월드컵경기장, 2021년 10월 30일)
수원 삼성 0
전북 현대 4 - 쿠니모토 10' 김보경 67' 일류첸코 71'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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