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4위 탈환, 5위 수성, 혹은 6위 추락까지 SSG 랜더스는 무려 세 가지의 시나리오를 생각해야 한다.

SSG는 30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다. 최종일까지 공동 선두를 유지하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KT는 '2년차 우완' 소형준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반면, 27~28일 4위 두산 베어스와의 홈 2연전에서 외국인 원투펀치 윌머 폰트-샘 가빌리오를 모두 소진한 5위 SSG의 경우 좌완 신인 김건우가 선발로 출격한다. 30일 5개 구장서 일제히 진행되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신인 투수가 선발 중책을 맡은 팀은 SSG가 유일하다.
 
 KT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둔 김원형 감독은 올해 144번째 경기의 선발 투수로 김건우를 택했다.

KT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둔 김원형 감독은 올해 144번째 경기의 선발 투수로 김건우를 택했다. ⓒ SSG 랜더스

 
부담없이 던져야 하는 김건우, 불펜은 총력전 준비 중

5경기(선발 3경기) 11이닝 1패 ERA 3.27, 프로 무대에 입성한 김건우가 올해 1군에서 남긴 기록이다. 9월 이후 1군서 종종 기회를 받다가 김원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KT는 김건우가 1군에서 한 차례 만난 팀이기는 하다. 지난 달 11일 수원 원정에서 선발로 등판했을 당시 3이닝 동안 68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트라이크(32개)보다 볼(36개)이 더 많았고, 출루 허용 역시 많았다.

이 날 경기를 포함해 1군서 탈삼진 7개, 사사구 10개를 기록한 만큼 김건우에게 보다 안정된 제구가 요구되는 경기다. 또한 KT 타선이 10월 들어 다소 침체된 분위기라고 하더라도 강백호, 황재균, 호잉 등 주축 타자들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올해 가장 긴 이닝을 던졌던 게 3.2이닝(10/19 KIA 타이거즈전)이었고, 3~4회 정도까지만 잘 막아준다고 하면 최종전 선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하루 휴식을 취한 구원 투수들이 다 나올 수 있고, 여차하면 경기 초반부터 김원형 감독이 움직일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른 경우의 수보다는 일단 이기고 봐야 4위든 5위든 노릴 수 있기 때문에 과정보다는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2년 내내 소형준에게 끌려다닌 SSG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2년 내내 소형준에게 끌려다닌 SSG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 SSG 랜더스

 
2년간 소형준에게 꽁꽁 묶인 타선, 터져야 할 시기

투수들의 호투 만큼이나 타자들의 득점 지원도 절실하다. 특히 SSG를 상대로 강했던 투수 중 한 명인 소형준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2년차에 불과한 소형준이지만, 유독 SSG만 만나면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4경기 4승 22.2이닝 ERA 1.59 피안타율 0.232 WHIP 1.24를 기록했고, 올핸 4경기 2승 24.2이닝 ERA 1.46 피안타율 0.169 WHIP 0.89를 나타냈다. 지난해보다 승수가 적긴 해도 다른 지표들을 본다면 올해가 더 좋은 편이다.

소형준을 포함해 KT 마운드를 상대로 올해 SSG가 뽑아낸 경기당 평균 득점은 3.4점으로, 나머지 8개 구단과 경기를 가질 때에 비해 비교적 적은 점수를 뽑아냈다. 결과적으로 KT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 2무 11패로,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

최근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던 한유섬, 최정 등 한방이 있는 타자들을 중심으로 공략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이전 맞대결처럼 소형준, 뒤이어 나올 구원 투수들에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일단 이기고 봐야 하는 SSG, 지면 PS 탈락도 가능하다

SSG의 바람대로 KT에 승리를 거두고 같은 시각 두산이 대전 원정서 한화 이글스에 패배한다면 승률에서 앞선 SSG의 4위 탈환으로 정규시즌이 막을 내린다. 다만 두산이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한다면 승차에서 밀리는 SSG는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돌입한다.

SSG가 KT에 비기거나 패배할 경우에는 두산의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4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그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겠지만, SSG가 지고 6위 키움 히어로즈가 광주 원정에서 KIA 타이거즈에 승리를 거둔다면 6위로 추락해 가을야구가 좌절된다.

2021시즌에 열리는 144번째 경기이자 10월의 마지막 밤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할지, 혹은 새드엔딩으로 마무리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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