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당 144경기의 대장정이 2021년에도 슬슬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KBO리그의 2021년 정규 시즌은 이제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단 4일의 일정만 남았다. 각 팀에 따라 3경기 또는 4경기가 남았으며, kt 위즈와 NC 다이노스만 서로 더블헤더가 있기 때문에 5경기가 남았다.

상위 다섯 팀이 참가하는 포스트 시즌 티켓은 일단 최소 3장이 정해졌다. 선두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와 kt 그리고 LG 트윈스까지의 3팀이 최소 3강을 확보한 상태이며,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참여하는 4위와 5위의 자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1월 1일부터 시작되는 포스트 시즌 일정은 일부 단축됐다. 본래 5전 3선승제인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의 일정이 둘 다 3전 2선승제로 줄어들면서 각 라운드에서 3일 씩 총 6일의 일정이 줄었다. 11월 15일 전후로 치르는 한국 시리즈는 겨울 날씨를 감안하여 모든 일정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최소 3위 확보한 kt와 삼성 그리고 LG

10월 26일 경기 종료를 기준으로 1위부터 3위까지는 최소 3위 이상을 확보하여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건너뛰고, 준플레이오프 이상의 라운드로 직행을 확정했다. 정규 시즌이 끝난 뒤 최소 4일을 쉴 수 있기 때문에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팀은 1선발이 1차전에 등판할 수 있다.

3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10월 17일 NC와의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승리한 이후 7경기에서 4무 3패에 그쳤다. 전반기 종료를 1주일 앞두고 돌발적으로 코로나19 집단 확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리그가 중단 되었다. 이 때문에 후반기에 한하여 연장전 없이 9이닝 무승부 제도를 적용하면서 무승부가 급격히 많아졌고, LG가 이 7경기에서 무승부를 4번이나 기록한 것도 이러한 영향이 있다.

그러나 LG는 26일 경기에서 최하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8경기 만에 1승을 추가했다. 이 경기 승리로 LG는 70승 13무 57패(0.551)를 기록, 4위 두산 베어스(68승 8무 64패 0.515)와의 4경기 반 승차를 유지했다. LG와 두산이 둘 다 4경기만 남았기 때문에 LG는 남은 일정에 관계 없이 최소 3위를 확보했다.

선두 경쟁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반기 꾸준히 1위를 유지했던 kt(74승 8무 57패 0.565)가 최근 10경기 3승 1무 6패로 부진하는 사이에 삼성(75승 9무 57패 0.568)이 최근 10경기 6승 1무 3패로 무섭게 추격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이 10월에 정규 시즌 1위에 오른 것은 마지막 한국 시리즈 준우승이었던 2015년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삼성은 2016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개장 이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한국 시리즈가 겨울에 열리기 때문에 아쉽게 라이온즈 파크에서 한국 시리즈 경기를 열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2015년 가을 팀 분위기를 망가뜨렸던 해외 원정 도박 사건 이후 세대 교체를 이뤄낸 성과가 올해 나타난 것이다.

kt는 지난 해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패하는 바람에 최종 3위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올해 한국 시리즈 직행에 도전하고 있었으나, 시즌 막판 삼성에게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3위 LG도 최근 7경기 연속 무승 때문에 삼성과 2경기 반, kt와 2경기 차이를 좁히진 못했지만 아직 1위 가능성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만일 30일까지 삼성과 kt가 최종 순위를 가리지 못하게 될 경우, 31일 라이온즈 파크에서 정규 시즌 우승 팀을 가리는 타이 브레이커 게임이 열린다(상대 전적 9승 1무 6패로 삼성 우세). LG까지 3팀이 동률로 시즌이 끝나게 될 경우 상대 전적으로 1~3위의 순위를 결정하고 대진표를 작성한다.

포스트 시즌 막차에 탑승할 4위와 5위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추가된 포스트 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3위의 이점이 커졌다. 마찬가지로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는 4위의 홈 어드밴티지가 5위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4위 팀이 1승을 가지고 시작하는 2전 2선승제인데, 2경기 모두 4위 팀의 경기장에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1승을 가진 상태에서 시리즈를 시작하기 때문에 4위 팀의 입장에서는 1경기만 비겨도 된다(연장 15회까지 적용). 5위 팀의 입장에서는 2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하는 중압감으로 인해 현재까지 시리즈를 통과한 사례가 없었다. 2016년 5위였던 KIA 타이거즈가 1차전을 승리한 적이 한 번 있었을 뿐이다.

이러한 어드밴티지 때문에 4위 자리를 놓고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4위 두산(68승 8무 64패 0.515)과 5위 SSG 랜더스(65승 14무 62패 0.512)가 반 경기 차이로 경쟁하고 있다. 두산과 SSG는 아직 2경기의 맞대결이 남았는데, 7승 1무 6패로 상대전적에서 앞선 두산이 우위를 유지한 채 동률로 시즌을 마칠 경우 두산이 와일드 카드 결정전 1승 어드밴티지를 가져간다.

6위 키움 히어로즈(67승 7무 67패 0.500)는 5위 SSG를 1경기 반 차이로, 7위 NC 다이노스(65승 8무 66패 0.496)는 2경기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이들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6위 키움보다는 7위 NC가 자력으로 포스트 시즌 티켓을 딸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우선 키움은 3경기, NC는 5경기가 남았다. 자력으로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NC에게 많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키움은 삼성, kt 그리고 KIA와 1경기 씩 남았고, NC는 kt와 3경기 그리고 삼성과 2경기가 남아서 두 팀 모두 쉽지는 않다.

또 다른 이유로는 SSG와의 상대 전적 문제가 있다. SSG가 키움에 8승 1무 7패로 우세하고, NC에는 5승 3무 8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마지막 날에 공동5위가 발생할 경우 타이 브레이커 없이 상대 전적에서 우세한 팀이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하고, 열세인 팀은 탈락한다. 4위 두산은 키움에 7승 1무 8패로 열세, NC에는 10승 6패로 우세를 기록했다.

이렇게 때문에 두산과 SSG의 4위 대결 결과에 따라 키움과 NC는 각각 5위 막차에 합류할 가능성이 좌우될 가능성도 있다. 두산과 SSG가 각자 자력으로 순위를 지키면 그대로 끝나지만, 키움과 NC는 일단 최대한 따라간 상태에서 마지막 날 동률이 되어 상대 전적을 따지는 가능성도 계산해야 한다.

내년을 준비해야 하는 팀들... 롯데도 트래직 넘버 1

8위 롯데 자이언츠(64승 8무 68패 0.485)도 SSG와 3경기 반 차이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롯데는 4경기가 남았는데 SSG가 3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롯데에게 자력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 기회는 사라졌고 다른 경쟁 팀들이 모두 패하는 것을 바랄 수 밖에 없다.

만일 동률이 되더라도 상대 전적에서 SSG가 10승 1무 5패로 앞서기 때문에 롯데는 SSG보다 반 경기 앞서는 방법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롯데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고 SSG가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최근 SSG의 페이스(10경기 5승 3무 2패)를 감안하면 그저 남아있는 한 가지 경우의 수에 불과하다.

9위 KIA 타이거즈(56승 10무 74패 0.431)는 10월 중순 탈락이 확정되었고, 남은 일정에 관계 없이 최종 9위가 확정됐다. KIA가 정규 시즌에서 이렇게 낮은 성적을 기록한 것은 2013년과 2014년 9팀 체제에서 8위를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주축 선수들이 자리를 비우거나 부진했던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선발투수들은 승리를 쉽게 거두지 못했다.

그나마 KIA는 9위의 정규 시즌 순위와 별개로 미래를 바라보면 희망적인 소식들이 있다. 장현식이 필승조에서 34홀드를 기록하며 든든한 역할을 했고, 2년차 투수 정해영이 32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투수로 안착했다. 박준표와 전상현 등 기존 필승조도 부상에서 회복했고, 양현종이 KBO리그 복귀를 결심한 것도 희망적인 소식이다.

한화 이글스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의 14년 동안 2018년(3위)을 제외하고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으며, 올해를 포함하여 무려 7번의 최하위 시즌을 보냈다. 그나마 올해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부임 이후 리빌딩 첫 해로, 김민우가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처음으로 14승을 기록하는 등 희망적인 요소를 남겼다.

선수들 사이에 코로나19 집단 발병과 2020 도쿄 올림픽 등 숱한 일정 속에서 2021년 시즌도 이렇게 마무리를 짓고 있다. 4일의 정규 시즌 일정이 남았지만 아직까지 포스트 시즌 대진표에서 자리를 정한 팀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생존하여 포스트 시즌으로 진출할 다섯 팀은 어떻게 정해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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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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