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 채널A


위기의 가족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 수 있을까. 단절됐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서로를 투명인간 취급하던 아빠와 첫째는 화해할 수 있을까. 강압적으로 자녀를 대하는 아빠는 달라질 수 있을까. "잘못했습니다"라고 자책하며 자신의 뺨과 입을 때리는 둘째는 어떤 마음일까. 자녀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단정짓고 취조하듯 몰아세우는 엄마는 자신의 문제를 깨달을 수 있을까.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걸까.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위기의 가족이 맞닥뜨린 총체적 문제를 지켜보며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그 해답을 제시했다. 오은영 박사는 최초로 온가족 솔루션을 진행하며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른바 '가족 갈등 불 끄기 프로젝트'였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의 소통'이다. 

가족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둘째의 소망은 "단 하루만 행복하게 있어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첫째는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을 원했다. 아빠는 "집 안에서 큰소리 안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마가 원하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아주 보통의 행복'을 염원했다. 금쪽이네 가족들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빠와 첫째의 묵은 갈등을 풀어야 했다. 

"아빠의 기준에 안 맞는다고 너무 뭐라 하지 말고 계속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해볼 거니까 한 번 더 지켜봐 주세요." (첫째)

첫째는 가족이 위기가 본인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후회와 자책의 눈물을 흘렸다. 깊은 한숨을 내쉰 후 용기를 내서 아빠를 불렀다. 그리고 지금껏 한 번도 들려준 적 없었던 진심을 꺼내 놓았다. 앞으로 열심히 해볼 테니 한 번 더 지켜봐 달라는 요청에 스튜디오는 울음바다가 됐다. 엄마에게는 믿음을 못 심어드리고 계속 속상하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건넸다. 

정형돈은 첫째가 힘겹게 아빠라는 말을 꺼냈을 때 '(첫째가) 아직 아빠에게 문을 닫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아들의 손을 잡아달라고 아빠에게 부탁했다. 오은영도 그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마음을 꽉 닫고 있던 아빠는 "손을 내밀었으니까 잡아줘야죠"라며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아빠와 첫째는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힘들었니? 고생했다." (아빠)

아들의 용기에 아빠도 화답했다. 상처입은 감정을 위로하고 다독였다. 미안하다는 사과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은 다시 해보자고 다짐했다. 화해와 결심의 시간이었다. 오은영은 온 가족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우선, 가족 모두와 함께 면담을 했다. 갈등 상황이 담긴 녹취록을 들으며 불통의 원인을 점검했다. 적나라한 고성과 비명소리에 둘째는 결국 귀를 막아버렸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 채널A


첫째와 둘째는 아빠의 문제점으로 '명령조 말투'를 언급했다. 아빠의 말은 의도는 나쁘지 않지만, 강압적이라 듣는 사람이 기분이 나빴다. 둘째는 기분 안 나쁘게 조근조근 부드러운 말투로 말해주길 바랐다. 아빠가 아이들 눈높이로 내려갈 필요가 있었다. 오은영은 차가운 강요보다 따뜻한 권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접근하는 방식의 변화만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조언했다.  
 
불통 체크리스트 

1. 지시형으로 대화한다
2. 훈계형으로 대화한다
3. 단정형으로 대화한다
4. 취조형으로 대화한다
 

아빠의 변화는 가시적이었다. 지시형은 권유형으로, 훈계형은 의논형으로 바꾸라는 오은영의 말을 충실히 따랐다. 첫째에게 먼저 다가가서 말을 붙이기도 했고, "잘될 거야"라며 응원을 했다. 아빠의 변화에 첫째와 둘째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족들은 '1분 대화법'을 익혀나갔다. 규칙은 간단하다. 질문을 받은 사람은 1분 동안 대답하고, 다른 사람들은 말을 막거나 끼어들면 안 된다. 

"나는 제일 답답하고 화가 나는 게 아무 목표도 없고 아무 의욕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어 보여서 그게 제일 화가 나." (엄마)

가족들은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솔루션은 얼마 못 가서 위기를 맞았다. 정작 문제가 된 건 엄마였다. 첫째가 시험 기간에도 공부를 하지 않고 PC방을 가자 화가 난 것이다. 엄마는 가족들을 긴급소집했다. 옆에 있는 물건을 집어던지며 1분 대화법을 이용해 야단을 쳤다. 첫째의 대답 시간은 엄마의 다그침으로 채워졌다. 결국 첫째는 입을 닫고 말았다. 

엄마는 자신이 볼 때 첫째가 '1도 변화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오은영은 엄마의 말을 멈추고 "어머니, 진짜 고치셔야 해요"라며 엄마의 기준에서 변화는 공부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들에게 왜 공부를 시키냐는 질문에 엄마는 약간의 보상 심리가 있다며 욕심에 대해 털어놓았다. 자신이 성취하지 못했던 것을 아들을 통해 해소하려 했던 것이다. 

또,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는 주변 지인들의 자녀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아들은 바닥을 치는 것 같아 좌절을 느낀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엄마가 걱정해야 할 바닥은 아이가 동기가 없고 의욕이 없는 것이지 성적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다. 사랑하는 것과 이해하는 건 엄연히 다른데, 아들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고 막막한 느낌이 든다고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첫째는 머리가 좋은 편이었다. 다만,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 아예 손을 놓는 것이다. 게으르거나 불성실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은영은 첫째와 소통을 할 때는 성적을 얘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엄마의 답답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첫째와의 대화에서 대립이 발생하고 그럴 때마다 화가 난다면 그 원인은 엄마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둘째의 자해 행동은 횟수가 많이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또 다시 휴대전화 게임을 하는 문제로 갈등이 벌어졌다. 둘째는 엄마의 지시에 게임을 끄긴 했지만, 휴대전화를 툭 던지며 불만을 표현했다. 엄마는 둘째의 '불손한' 태도를 지적했고, 둘째는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다 자신의 입을 때렸다. 익숙한 패턴이었다. 오은영은 이 장면을 어떻게 봤을까. 

오은영은 둘째의 태도가 거슬릴 수 있지만, 지시에 따라서 게임을 껐으면 '고마워'가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휴대전화를 던진 문제로 지적을 하면 앞선 갈등의 마무리 없이 새로운 갈등 주제가 등장하게 된다. 갈등의 확장이다. 둘째에게 자해의 의미는 '자기 처벌'이었다. 엄마에게 큰소리친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또, 억울함이나 화남 같은 부정적 감정의 배출이기도 했다. 

오은영은 자해 예방 솔루션으로 '두뇌 체조', '부드럽게 말하기', '감정 카드 만들기', 스트레스 격파' 등을 제안했다. 매일 감정 카드로 서로의 감정을 체크하도록 했고, 종이컵을 높이 쌓았다가 무너뜨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했다. 또, 시간을 정해 게임을 하도록 했고, '약속'이라는 개념을 인지시켰다. 엄마와 정한 시간이 되자 둘째는 약속을 지키며 게임을 그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주 동안의 솔루션을 거치며 금쪽이네는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침묵만이 감돌았던 식사 시간은 대화와 웃음으로 가득찼다. 가족들은 엄마를 위한 편지를 낭독하며,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 가족 모두가 소망해 왔던 '아주 보통의 행복'을 발견했다. 위기의 가족에게 찾아온 기적이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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