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토요일>에서 우스꽝스러운 분장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노래 가사를 적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한다. 일요일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단단한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인상과 달리 허당기 넘치고 수더분한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JTBC <뭉쳐야 찬다>에서는 '어쩌다벤전스'의 주전 수문장으로 선방쇼를 펼친다. 이제 '예능인'으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김동현 얘기다.

하지만 김동현은 한국인 최초의 UFC파이터이자 한국인 파이터 중 가장 많은 승리를 따낸 '한국인 UFC 파이터의 선구자'다. 실제로 김동현은 2008년 UFC에 진출해 13승 4패 1무효경기라는 눈부신 실적을 올린 바 있다. 한국인 UFC 최다승 역대 2위 기록을 가진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옥타곤 승리가 7승인 점을 고려하면 김동현의 기록은 한 동안 깨지기 힘든 기록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

현재 UFC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파이터들도 대부분 김동현을 보면서 꿈을 키웠거나 김동현을 목표로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엔터프라이즈의 UFC Apex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96 대회에 동반 출전하는 '스팅' 최승우와 '아이언 터틀' 박준용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정찬성, 최승우에 이어 4개월 만에 같은 날 옥타곤에 오르는 두 한국인 선수는 이날 나란히 4연승에 도전한다.
 
 최승우(왼쪽)가 옥타곤 11년 차 카세레스의 5연승을 저지하면 다음엔 순위권에 포함된 선수와 싸울 확률이 높아진다.

최승우(왼쪽)가 옥타곤 11년 차 카세레스의 5연승을 저지하면 다음엔 순위권에 포함된 선수와 싸울 확률이 높아진다. ⓒ UFC.com

 
베테랑 카세레스 잡고 순위권 진입한다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년 무에타이 세계 챔피언십 동메달과 2011년 무에타이 아시아 챔피언십 은메달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쌓은 최승우는 군복무를 마친 후 종합격투기로 전향했다. 2015년 TOP FC를 통해 프로파이터로 데뷔한 최승우는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TOP FC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최승우는 1차 방어전에서 36초 KO패를 당하며 타이틀을 잃었지만 6개월 후 KO승으로 타이틀을 되찾았고 2019년 3월 UFC와 계약을 맺었다.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발군의 타격 능력과 신장 183cm, 팔길이 189cm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최승우는 옥타곤 데뷔 후 모브사르 에블로예프에게 판정, 개빈 터커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하며 UFC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최승우는 2019년12월 UFC 부산대회에서 수만 모크리안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옥타곤 첫 승을 따냈고 두 달 후에는 유세프 잘랄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연승을 달렸다.

무에타이 국가대표 출신임에도 UFC 4경기 동안 한 번도 KO승이 없었던 최승우는 지난 6월 줄리안 에로사를 1라운드 1분37초 만에 KO로 제압하며 2연패 후 3연승과 함께 옥타곤 데뷔 첫 KO승을 기록했다. 최승우는 경기가 끝난 후 유창한 영어로 페더급 내 최고의 무에타이 파이터로 꼽히는 기가 치카제와 싸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물론 치카제는 현재 페더급 8위에 올라 있는 파이터로 당장 최승우와 상대할 레벨의 선수는 아니다).

결국 최승우는 24일 UFC 파이트나이트196에서 지난 2011년부터 UFC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알렉스 카세레스를 상대한다. 지난 2013년 밴텀급에서 강경호에게 승리했다가 마리화나 양성반응으로 무효경기가 되면서 국내에도 알려진 파이터다. 2016년 페더급으로 돌아온 카세레스는 승리와 패배를 반복하다가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현지 도박사들은 무려 75%의 확률로 최승우의 승리 확률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김동현은 옥타곤에서 4연승을 거둔 후 5번째 경기를 통해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은 '좀비' 네이트 디아즈를 상대할 수 있었다. 최승우 역시 카세레스를 꺾고 4연승을 기록한다면 다음 번엔 순위 권에 있는 강자와의 대결성사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3연승의 상승세에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옥타곤 첫 KO승의 '손맛'을 본 최승우의 목표는 단순한 승리가 아닌 격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화끈한 피니시 승리다.

'생존왕' 꿈꾸는 박준용, 4연승 달릴까

UFC의 대표적인 '공무원 파이터'로 불리는 도널드 세로니는 2011년 UFC 데뷔 후 옥타곤에서 무려 38경기를 소화했다. 물론 최근에는 전략적으로 경기를 치르며 치밀하게 '챔피언 로드맵'을 짜는 파이터가 늘어나고 있지만 세로니처럼 1년에 서너 번씩 옥타곤에 올라 경기를 치르는 파이터는 격투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 2019년 UFC 데뷔 후 4경기를 치른 '아이언 터틀' 박준용이 추구하는 길이기도 하다. 

박준용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UFC에서 가장 많이 싸운 한국인 선수가 되는 게 최종목표"라는 뜻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한국인 선수 UFC 최다 출전 기록은 김동현이 10년 동안 세운 18경기다. 박준용이 앞으로 15경기를 더 치르기 위해선 최소 4년 이상은 옥타곤에서 장기 공백이 필요한 부상이나 퇴출을 당할 정도의 부진 없이 꾸준한 성과를 올리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결코 만만한 목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옥타곤 데뷔전에서 앤서니 에르난데스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한 박준용은 이후 3경기에서 마크-안드레 바리우와 존 필립스, 타폰 은추크위를 나란히 판정으로 누르고 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특히 '미들급의 은가누'로 불리는 은추크위를 꺾은 후에는 해설위원으로 박준용을 인터뷰한 UFC 전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로부터 "복서치고 레슬링을 굉장히 잘한다"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3연승으로 체급 내에서 존재감을 알린 박준용은 UFN 196대회 언더카드의 마지막 경기에서 브라질 파이터 그레고리 로드리게스를 상대한다. 지난 6월 옥타곤 데뷔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로드리게스에게 박준용은 UFC에서 만나는 두 번째 상대다. 주짓수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KO승도 적지 않은 로드리게스는 자카레 소우자와 비토 벨포트, 료토 마치다 등 UFC 출신의 쟁쟁한 파이터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우가 지난 6월 줄리안 에로사를 1라운드 KO로 꺾고 보너스 상금까지 챙긴 반면에 박준용은 3연승 기간 동안 한 번도 피니시 승리가 없었다. 하지만 박준용은 상대를 쓰러트리기 위해 불처럼 덤벼들기 보다는 얼음처럼 차갑게 상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하는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박준용이  로드리게스를 상대로도 자신의 스타일을 유지하며 옥타곤 4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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