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BS 예능이 거둔 최고의 수확은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의 선전이었다. 별다른 기대 없이 시작된 설특집 파일럿이 정규 편성으로 이어졌고 여성 연예인 축구팀들의 리그전은 매회 시청자들을 본방 사수로 이끌었다. 각 팀의 핵심 멤버들은 이후 온갖 TV 예능과 라디오 프로그램의 초대손님으로 자주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인물로 자리 잡을 만큼 2021년 방송가를 알차게 채워줬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골때녀>는 올스타전 종료 후 곧바로 시즌2 준비에 돌입하면서 추운 겨울 시즌에도 그라운드의 뜨거운 열기를 안방까지 전달해줄 예정이다. 

"몸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었지만..." 악플에 시달린 연예인들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지난 14일 방영분부터 <골때녀>는 기존 팀의 재정비, 신규 창단팀의 준비과정을 하나둘씩 소개하면서 본격적인 리그 재개의 서막을 알리기 시작했다. <골때녀>를 통해 기존 연예인의 재발견, 신예 스타 발굴이라는 소득이 있었던 반면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도 자주 목격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출전 선수들을 향한 몰지각한 일부 시청자들의 악성 댓글, 이른바 '악플' 문제가 심심찮게 지적되곤 했다.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워본 경험 자체가 거의 없었던 연예인들이 상당수였음을 고려할 때 부족한 기량을 드러내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다. FC액셔니스타 팀을 이끌었던 '원조 프리미어리거' 이영표 감독(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지적처럼 초등학교 1학년 실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극소수의 악플러들은 "못한다, 겉멋 부린다"는 이유로 해당 연예인의 SNS를 찾아가 차마 입에 올리기도 힘든 글을 상습적으로 올리곤 한다.  

이에 배우 김재화 등 일부 연예인은 계정을 폐쇄하는 등의 마음고생을 겪어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20일 방송을 통해 "나 말고 다른 분이 있었더라면 우리가 더 잘 됐을 텐데"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한 그녀는 악플 공격으로 인해 두 배 이상의 심적 고통에 시달렸음을 고백해 방송을 지켜 본 시청자들의 마음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후배 정혜인은 각종 동영상 사이트 속 악플 테러 공격을 언급하면서 "신경 안 써도 된다"라며 선배를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리그전은 관심 만큼 상처도 많았고 시즌2에 임하는 연예인 상당수는 전문 프로 선수 이상의 중압감에 시달려 왔던 것이다.

'명언 제조기' 이영표의 명쾌한 조언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의견은 존중해도 배설은 존중할 필요가 없다!" 

​선수들의 고민을 들은 이영표 감독의 해답은 명쾌하면서 단호했다. 사전 인터뷰를 통해 이영표는 "가볍게 생각했었는데 진짜 축구를 하고 있더라. 누구든 최선을 다하면 감동이 있다는 걸 알려줘서 좋았다"라고 말한다. 그라운드의 명언 제조기라고 불리울 만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어록을 많이 남긴 인물답게 이날 들려준 이야기 또한 선수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 충분히 납득되고 교훈이 될 만한 내용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영표 역시 현역 생활 동안 국가대표와 EPL 경기를 통해 크고 작은 비난, 욕설을 경험한 바 있었기에 김재화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공감하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 되었는지 우리가 보여주면 된다"

이러한 지적은 전혀 도움되지 않는 악의적 '배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 없음을 강조함과 더불어 실력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제대로 한방 보여주자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이영표는 "우리가 원하는 건 성장이지, 성공이 아니다"라는 말과 더불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들이 <골때녀>를 보고 즐거워하고 환호를 보낸 건 연예인 선수들이 엄청난 기량을 과시해서가 아니다. 실력은 분명 부족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해 해줬기 때문이다. 이날 액셔니스타 팀에게 들려준 조언은 2전 전패로 기가 꺾여있던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목적 뿐만 아니라 단순히 감정 배설의 목적으로 그들을 공격해온 악플러들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것이었다. 

연예인 보호, 방송국 차원의 보완책 필요​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지난해 포털 연예뉴스 댓글 기능이 전면 폐지되면서 연예인들을 향한 악성 댓글이 네이버, 다음 등에선 표면적으론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사 서비스 글쓰기가 막히게 되면서 이른바 우회 경로를 통한 악성 댓글 게재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유튜브와 네이버TV 같은 동영상 서비스 그리고 해당 연예인의 SNS 계정이다.   

​특히 각종 프로그램 주요 장면을 재편집해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각종 사이트 및 서비스에선 여전히 보는 이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악플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부적절한 단어 필터링 기능으로 제거하는 등 기술적 뒷받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채널 운영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악성 댓글의 온상 처럼 활용되는게 다반사다. 이를 감안하면 <골때녀>를 방영 중인 SBS를 비롯한 기존 방송사들의 세심한 관찰이 요구되는 게 요즘의 상황이다.  

​회사에 따라선 하루에 수백 개 동영상을 올리는 상황에서 모든 콘텐츠의 모니터링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적 제약도 존재한다지만 지금처럼 프로그램 출연자가 나쁜 마음 먹은 극소수 시청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어선 곤란하지 않겠는가? 프로그램 활성화에 도움되는 쓴소리라면 적극 반영하는 게 당연하지만  감정 배설의 언어들은 어떤 형태로건 정리가 시급하다. 유튜브 채널 속 악플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정상적인 프로그램 순항을 가로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국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https://blog.naver.com/jazzkid , jazzkid@naver.com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