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인간미 넘치는 요식업 사장님들의 현실적 고민과 그래서 더 엄격할 수밖에 없는 백종원의 맞춤형 솔루션을 보여줬다. 20일 방송된 <골목식당>에서는 강원도 철원의 '신철원 골목'편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지난주에 이어 전골칼국숫집과의 첫 만남이 먼저 펼쳐졌다. 21년째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복순 사장님은 다른 맛집의 음식을 한번 맛보고 똑같이 만들기 시작했다며 요리 경력에 대한 자부심으로 기대감을 높았다.

하지만 대표메뉴인 버섯전골칼국수를 맛보던 백종원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백종원은 상황실에서 지켜보던 금새록을 소환하여 시식을 해보게 했다. 국물을 맛본 금새록은 "아무 맛도 안난다"고 난감해했다. 백종원은 "간이 너무 싱겁다"고 평했다. 사장님은 "긴장해서 면에 소금을 넣지 않았나 보다"고 변명했지만 백종원은 "면도 면이지만 국물 자체가 아무 맛이 안 난다"고 단호하게 반박하며 숙주-어묵-만두 등 재료들의 문제점도 하나하나 지적했다.

백종원과 사장님의 면담이 진행됐다. 백종원은 "사장님이 간을 싱겁게 해서 드시냐"고 질문했고, 사장님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다가 "원래를 음식을 짜게 먹다가 고치는 데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의식적으로 짜지 않게 하려다가 간이 무리하게 싱거워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종원은 "염도가 높은 음식을 권하는 건 아니지만, 일정 수준은 맞춰야 한다. 사람이 '맛있다'라고 하는 의미는 내 기준의 염도에 맞았을 때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님에게 음식을 파는 식당이라면 내(사장님) 기준의 맛보다, 대중의 취향을 위한 맛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장면이었다.

식당 사장님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두 번째로 콩나물국밥집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먼저 첫 방문부터 유일하게 호평을 받았던 콩나물국밥집에 이번엔 백종원, 김성주, 금새록 3MC가 동시에 방문했다.

콩나물국밥집 사장님은 새로운 메뉴에 대한 의욕이 강했다. 백종원이 권유한 콩나물국밥 단일메뉴만으로는 불안했던 사장님은, 손님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쌀국수나 짬뽕 등의 신메뉴를 추가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백종원은 "사전 정보없이 들어간 식당에 너무 많은 메뉴가 있다면, 손님 입장에서 과연 좋을까? 오히려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만 먹더라도 괜찮은데라는 느낌을 주는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장사가 안 되는 식당 사장님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에 대하여 언급했다. "장사가 안 돼서 추가했던 메뉴들이 오히려 손님들이 다시 안 오게 만드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확실히 차별화된 음식 하나만 파는 게 훨씬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사장님은 "솔직히 많이 불안하다. 메뉴를 줄이면 그나마 (콩나물국밥 외에) 다른 메뉴를 드시러 오던 단골 손님들마저 없어질까봐"라며 여전히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종원은 "원리는 간단하다. 동네주민들만 상대로 장사하려면 매일 다른 메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장님의 원래 목표는 그게 아니지 않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서 지나가던 사람들도 들르거나 찾아와서 먹고 싶게 만드는 맛집이 되는 것 아니었나"고 지적했다. 맛을 인정받고 입소문이 퍼지려면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이 과정을 버티지 못하고 메뉴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하는 데 백종원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백종원은 "사장님의 콩나물국밥은 건드릴 게 전혀 없다. 이것만으로도 완벽하다"고 극찬하며 자신의 음식을 믿고 뚝심있게 기다릴 것을 주문했다. 금새록은 "수란 맛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평했고, 김성주는 "일주일 만에 또 먹었는데 여전히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장님은 "대표팀 말씀을 듣고 정리가 됐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사장님은 덖은 멸치와 표고버섯으로 새로운 육수를 준비했다. 시식을 해본 백종원은 비린맛이 사라졌다며 더 향상된 육수에 감탄했다. 백종원은 "육수 자체는 완벽하다. 근데 이게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 오징어나 다른 재료를 넣었을 때 맛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요리는 여러 재료를 많이 넣는 것보다 기본 재료를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희소성만 보고 정했던 메뉴의 문제

다음으로 첫 만남에서 혹평을 받은 샤부샤부집이 재등장했다. 부부 사장님은 채소 세팅과 소스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노력했지만 이번에도 백종원의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백종원은 사장님 부부에게 샤부샤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 질문했다. 씨푸드 뷔페 양식파트 담당 출신이라는 아내 사장님은, 해당 지역에 없는 메뉴를 찾다가 샤부샤부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실은 3년째 적자에 월세도 몇 달이나 밀려있는 상황.

백종원은 해당 상권에서 샤부샤부라는 메뉴가 안 통하는 게 아닐지 의구심을 표시했다. 백종원은 현재로서는 맛과 메뉴에서 모두 특별한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고 냉정한 진단을 내려다.

백종원은 부부에게 이 지역에서 인기있는 맛집 5개를 꼽아보라고 질문했고, 남편 사정님은 막국수-만둣국-순대국-동태탕-파스타 가게 등을 언급했다. 백종원은 "파스타를 빼면 모두가 한식메뉴들이다. 이 가게의 메뉴는 파스타집 고객층이 좋아할 만한 구성인데, 문제는 이 상권에서 그 수요가 두텁지 않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식 취향의 고객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샤부샤부로 고쳐야 한다는 것. 상권의 특성상 단순히 희소성만 보고 메뉴를 정했던 사장님들과 달리, 전체적인 상권과 고객층의 수요를 파악해 '손님의 시선으로 연구하고 고민하라'는 백종원의 진단은 부부 사장님을 생각에 잠기게 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고민하던 부부 사장님은 '주꾸미 볶음' 메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내 사장님이 출산전까지 주방을 맡던 시절에 주꾸미볶음 메뉴가 있었고 손님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고백했다. 백종원도 "좋아하는 것을 해야한다"며 쭈꾸미볶음에 적극 찬성하는 반응을 보였고, 아내 사장님은 모처럼 자신감을 되찾고 환한 미소를 보였다. 백종원은 이어 가게에 이미 설치되어 있는 샤부샤부용 인덕선을 활용하여 주꾸미볶음과 곁들일 수 있는 탕메뉴까지 추가로 제안했다.

이로서 샤부샤부집은 주꾸미가게로 새 출발을 예고했다. 또한 출산과 육아에 치이며 주방에서 멀어져 경력단절의 아픔을 겪었던 아내 사장님이 모처럼 밝은 자신감과 열정을 되찾은 모습은 보는 이들까지 흐뭇하게 했다.

고군분투하는 이들

이어 문제의 전골칼국수집과 두 번째 만남이 그려졌다. 사장님은 지난번 혹평을 받았던 버섯전골칼국수 재도전에 이어 신메뉴인 '닭 한 마리'를 선보였다. 닭 한 마리 역시 사장님이 다른 가게에서 맛을 한번 보고 따라한 메뉴였다.

하지만 백종원은 닭 한 마리를 맛본 후 "이건 사장님이 혼자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 했다.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닭 한 마리 메뉴와는 재료나 구성이 너무 다르다고 평가했다.

보통의 닭 한 마리는 양푼에 닭 한 마리가 나와서 손님 앞에서 잘라주고, 떡을 건져먹은 뒤에 닭을 먹고 그 다음에 김치 넣고 끓이다가 칼국수 사리 넣어 끓여먹는 구성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어떤 음식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답사는 열 번은 가야 한다. 한 번 가보고 똑같이 하지도 않고 내맘대로 해석해서 팔면서 같은 메뉴라고 하면 안 된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간이 안 맞는 문제점도 여전했다. 닭 한 마리에 이어 재도전한 버섯전골칼국수 역시 간이 너무 싱겁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백종원은 즉석에서 국간장과 참치액, 멸치액젓, 소금 등을 결합하여 간을 조절했다. 백종원과 금새록은 시식 후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정작 사장님은 "너무 짜다"며 당혹스러워했다. 21년 경력의 사장님과, 솔루션을 주려는 백종원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 결국 맛이 궁금해진 김성주까지 달려나가 본격적인 간 맞추기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궁금증을 더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한 장면. ⓒ SBS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전골칼국수집 사장님이 아들들과 함께 간 맞추기 논쟁을 벌이며 고군분투하는 장면과, 주꾸미집 가게로 변신하려는 부부 사장님이 백종원에게 불맛을 내는 비결을 전수받는 내용이 그려졌다.

양쪽 모두 누가 맞고 틀리냐의 문제는 아니었다. 현실적 어려움과 시행착오 속에서도 어떻게든 해법을 찾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소시민 자영업자들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그렇기에 냉정한 평가와 솔루션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백종원의 모습도 공감을 자아내는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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