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격년 개최를 위한 전 세계 축구대표팀 감독 공청회를 알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 갈무리.

월드컵 격년 개최를 위한 전 세계 축구대표팀 감독 공청회를 알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 갈무리. ⓒ FIFA

 
국제축구연맹(FIFA)이 남녀 월드컵 격년 개최를 위해 전 세계 축구 대표팀 감독들과 공청회를 연다.

FIFA는 18일(현지시간) "전 세계 모든 축구대표팀 감독들과 월드컵 개최 빈도, 선수의 체력 및 건강 등 여러 이슈들을 논의하기 위해 19~21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연다"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FIFA의 글로벌축구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 진행한다. 월드컵 격년 개최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벵거 전 감독은 "축구 대표팀 감독들의 조언이 꼭 필요하다"라며 회의 참여를 독려했다.

월드컵 격년 개최? 긴장하는 올림픽 

FIFA는 축구 산업의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4년 주기로 열리는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1990년대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부터 "처음에 월드컵을 4년마다 개최한 것은 다른 대륙으로 배를 타고 가야했기 때문"이라며 주장해왔던 것이다. 그동안 '간만 보다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월드컵을 격년 개최하는 대신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월드컵 지역 예선과 평가전 등 A매치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세웠고, 여론 몰이를 위해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FIFA가 진지하게 나서자 이해당사자들과의 대립도 첨예해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6일 집행위원회를 열고 "FIFA가 월드컵을 2년마다 열겠다는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라며 "여러 종목의 국제 경기 단체들이나 지도자들이 FIFA의 수입을 늘리려는 이 계획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라는 성명을 냈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월드컵이 2년마다 열리면 권위가 떨어지고,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며 "월드컵이라는 보석이 높은 가치를 유지해온 것은 (4년마다 열리는) 희귀성 때문"이라고 반대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을 주관하는 UEFA로서는 월드컵이 격년으로 열리면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 

유럽 10개국 여자 프로축구리그 선수들도 오히려 여자축구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고, 경기 횟수가 늘어나면서 여자 선수들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격년 개최하면 가치 떨어져" vs "테니스는 매년 해도 열광"
   
글로벌 스포츠용품업체 아디다스의 카스퍼 로스테드 최고경영자(CEO)는 월드컵 후원사임에도 격년 개최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TV에서 축구 말고도 스키, 테니스, 핸드볼 등 다양한 스포츠가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나는 누구보다 열성적인 축구팬이지만, 다른 스포츠를 위한 공간도 남겨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인판티도 FIFA 회장은 "대회의 명성은 개최 빈도가 아니라 품질에 달려있다"라며 "슈퍼볼(미국풋볼리그 결승전), 테니스 메이저대회 등은 매년 열리는 데도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월드컵 격년 개최를 반대하는 아디다스 최고경영자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월드컵 격년 개최를 반대하는 아디다스 최고경영자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월드컵 격년 개최의 최대 논란은 선수 혹사다. 가뜩이나 국가대표와 클럽을 오가며 너무 많은 경기를 치러 힘들다고 호소하는 선수들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선수들에게 막대한 몸값을 주는 클럽들도 혹여 선수들이 혹사나 부상 탓에 기량이 훼손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물론 FIFA 집행부와 회원국이 투표를 통해 월드컵 격년 개최의 결단을 내린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집단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A매치 및 각종 대륙별 국제대회 축소, 수입 배분 등을 놓고 또다시 격론을 벌여야 한다.

그동안 줄기차게 추진되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월드컵 격년 개최 추진이 이번에는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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