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와 토트넘의 희망' 손흥민이 다시 한번 위기에서 빛났다. 손흥민은 18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에서 선발출전하여 팀이 2-1로 역전한 전반 추가시간 4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해리 케인이 연결해준 패스를 이어받아 왼발로 마무리하며 시즌 4호골을 터뜨렸다.

팀은 후반 막판 에릭 다이어의 자책골로 한 골을 내줬지만 더 이상의 실점없이 3-2로 승리하며 손흥민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손흥민과 케인 듀오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역대 35번째 득점을 합작하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프리미어 역대 통산 최다 합작골(36골)에 이제 한 골 차로 다가섰다.

케인은 이날 경기에서 시즌 리그 첫 골도 동시에 터뜨리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케인은 전반 21분 수비 라인 뒤쪽을 파고든 뒤 호이비에르가 연결해준 패스를 골키퍼 키를 넘기는 침착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첫 골을 신고했다.

비시즌 맨시티 이적 파동으로 구단과 갈등을 빚었던 케인은 토트넘에 잔류했지만 7라운드까지 리그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슬럼프에 빠졌다는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과 함께 모처럼 맹활약을 펼치며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두 선수가 함께 살아난다면 앞으로 손흥민의 득점 기회가 더 늘어날 확률이 높고 토트넘의 반등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실 경기 당일까지 가장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이슈는 손흥민의 건강 상태였다. 토트넘 선수 두 명이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졌는데, 영국 몇몇 매체에서 손흥민과 브라이언 힐을 지목하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에이스 손흥민이 코로나 확진을 받아 결장하게 된다면 토트넘과 국가대표팀 모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토트넘은 경기 직전 공식 성명을 통해 손흥민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발표하고 선발명단에 포함시켰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A매치 복귀 이후 처음에는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받았으나 추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에 대한 우려는 코로나만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동안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위해 한국과 이란을 오가는 혹독한 일정을 소화한 후 복귀하자마자 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가 또 경기에 나서야 했다. 

체력적 부담과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력이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지만, 손흥민은 끝내 흔들리지 않았고 골까지 뽑아내며 슈퍼스타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득점뿐만 아니라 뉴캐슬이 동점골을 위해 거센 공격을 퍼부은 후반 막판에는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로써 손흥민은 10월 A매치 2연전에 이어 뉴캐슬전까지 자신이 출전한 공식경기에서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폭발적인 득점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손흥민의 소속팀은 2승1무로 무패를 달렸다. 활약에 시리아전과 뉴캐슬전은 결승골을 터뜨렸고, 이란전에세는 최종예선 테헤란 원정 3경기 연속 무득점의 사슬을 끊는 귀중한 선제골을 올리며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벤투호에서는 그동안 토트넘에서의 활약에 비하여 부진하다는 꼬리표를 말끔히 떼어냈다. 여기에 리그에서 4호골을 터뜨리며 부동의 팀내 득점 선두를 유지했다. 리그 득점 순위는 공동 5위로 공동 1위인 모하메드 살라, 제이미 바디(이상 7골)를 추격하고 있다.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에 대하여 " 손흥민은 언제나 훌륭하다. 의욕적이고 품격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라고 호평했다. '스카이스포츠',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이날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점을 부여했다.

토트넘은 2연승을 달리며 어느덧 리그 5위로 뛰어올랐다. 개막 3연승뒤 3연패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던 토트넘은 연패 탈출 이후 다시 연승을 이어가며 상승세 모드로 돌아섰다. 선두 첼시와는 4점차다.

옥의 티는 손흥민이 또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누누 산투 토트넘 감독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뉴캐슬전에서 교체카드를 활용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후반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전반에 비하여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미 손흥민은 올시즌에만 벌써 두 번이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장거리 비행 속에 축구선수로서 기본적인 휴식기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곧바로 다음 경기를 소화하는 부담이 신체에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다행히 결과가 좋았지만 앞으로도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제대로 된 관리없이 이런 식으로 무리한 경기출전을 강행하다가 더 큰 탈이 나지 않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누누 감독과 벤투 감독 모두 건강한 손흥민을 오래 활용하고 싶다면 책임감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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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4호골 해리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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