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나고야 그램퍼스(일본)를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ACL) 4강에 올랐다. 이적 시장에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베테랑들의 활약에 힘입어 ACL 우승을 바라본다.

포항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8강 나고야 전에서 3-0 완승했다. 12년 만에 ACL 4강에 진출한 포항은 'ACL 디펜딩 챔피언'이자 동해안 라이벌인 울산과 ACL 정상을 향한 치열한 한판 대결을 벌인다.

포항은 후반 8분 세트피스 혼전 상황에서 터진 임상협의 선제 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후반 25분 이승모의 귀중한 추가 골이 나와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후반 추가시간 임상협의 환상적인 쐐기 골은 경기를 끝내는 축포였다.

경기의 수훈 선수는 당연히 임상협(33)이었다. 지난 2시즌 동안 커리어 최악의 시기를 경험했던 임상협은 이번 시즌 김기동 감독과 함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이번 시즌에 앞서 수원 삼성에서 포항으로 팀을 옮긴 임상협은 지난 2시즌 동안 커리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수원 삼성과 제주에서 임상협은 경기조차 출전하지 못하는 전성기 지난 '한물간 선수'로 전락했다. 경기장에서 임상협의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고, 그렇게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러던 중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기회였던 2020시즌 ACL에서 깜짝 활약하며 임상협 본인의 존재감을 다시 뽐냈다.

2020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신분(FA)으로 포항과 손을 맞잡은 임상협은 이번 시즌 리그 10골, FA 컵 1골, ACL 4골로 커리어 첫 15골 고지에 올랐다. 중요한 순간마다 포항엔 임상협이란 효율적인 해결사가 있었다. 송민규, 일류첸코 등 포항의 공격력을 책임진 자원들이 빠져나갔음에도 포항이 ACL에서 잘 나가는 이유다.

공격에 임상협이 있다면, 중원엔 신광훈(34)과 신진호(33)가 있었다. 2006년 포항에서 데뷔한 신광훈은 2016년 포항을 떠나고 5년 만에 다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FC 서울, 강원 FC를 거친 그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도 있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여전히 팀의 알토란 같은 존재다. 지난 조별리그 나고야전에선 퇴장으로 팀의 대패의 원흉이 됐지만, 이번 8강 나고야전에선 패스 성공률 80%, 태클 성공 2회 등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줬다.

신광훈과 중원 파트너를 이룬 신진호도 경기에서 가장 많은 83번의 패스 성공, 2도움, 경합 성공 2회 등 중원의 지배자다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011년 포항에서 데뷔한 신진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라이벌 구단인 울산에서 ACL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전엔 카타르 리그, FC 서울을 거쳤다. 돌고 돌아 친정으로 돌아온 신진호는 이번 시즌엔 포항에서 ACL 트로피를 노린다.

큰 경기에서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은 승리의 필수 요건 중 하나다. 베테랑의 경험은 그 무엇보다 강한 무기다. 물론 포항은 베테랑만이 존재하는 구단이 아니다. 이승모(23), 고영준(20), 박승욱(23) 등 젊은 선수들도 재능을 펼치고 있다. 강상우(28), 권완규(29)도 전성기를 보내며 팀의 중심을 잡아준다.

무엇보다 이 조화를 이룬 건 김기동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2년 전 선수로서 포항과 ACL 정상에 올랐던 김기동 감독은 이제 지도자가 되어 정상을 바라본다. 이제 영일만 사나이들의 시선은 '동해안 라이벌' 울산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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