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경쟁과 잔인한 선택을 부추기면서도 한편으로는 팀워크와 리더십까지 요구한다. 아이돌 오디션을 군대식 서바이벌로 그려낸 기묘한 예능 <극한데뷔 야생돌>의 모순이다. 14일 방송된 MBC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야생돌> 5회에서는 팀원 트레이드와 팀워크 평가전 미션이 그려졌다.

팀워크 평가전 첫 날이 끝나고 B팀(이창선, 정현우, 방태훈, 이재준)이 1등을 차지한 가운데, 저녁에 갑작스러운 팀원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A팀의 리더였던 임주안은 팀원들과의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자진 방출을 선택했다. 임주안은 개인-A팀 순위에서 모두 최하위를 기록중이었다. 팀원들이 만류했지만 임주안은 본인의 의사를 꺾지 않았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MC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김종국은 "선장은 배를 떠나면 안 된다. 책임감을 가지고 팀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성규는 "리더로서 (다른 누군가를 방출시켜야하는 상황이) 마음이 무거워 떠난 것"이라고 옹호했다. 임주안은 인터뷰에서 "다른 친구들이 나가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고 고백했다.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메인보컬이 필요했던 B팀에서 임주안을 영입했다. C팀은 B팀에서 방출된 정현우를 데려왔으며, D팀은 C팀의 윤준협, A팀은 D팀에서 권형석을 각각 영입했다. 임주안은 단숨에 꼴등에서 1등팀으로 들어가게 됐다. A팀 멤버들은 임주안의 선택이 "희생이 아닌 큰 그림을 그린게 아니냐"고 의심하며 한동안 패닉에 빠진 반응을 보였다. 트레이드를 마친 야생돌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분발을 다짐했다.

팀워크 평가전의 2일차의 첫 미션은 랩 메이킹이었다. 랩프로 비지와 타이거JK가 다시 야생돌을 찾았다. 본격 팀 미션을 수행하며 각 팀들은 갈등이 깊어지거나 혹은 돈독해지며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랩메이킹 1차 과제는 타이거JK의 아내이기도 한 윤미래의 노래 '검은 행복'의 비트에 맞춰 멤버들의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팀미션이었다. 주어진 시간은 불과 30분. B팀은 이창선의 주도로 네 멤버들이 각자 인생의 시기별로 랩파트를 나누어 하나의 인생 스토리로 연결하자는 컨셉트를 정하고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종국은 "거의 내비게이션이다"라고 감탄라고 극찬하며 이창선의 리더십을 호평했다.

리더 임주안의 이탈로 사기가 떨어져있던 A팀은 랩 포지션인 김지성이 새로운 리더로 등장하며 다시 분위기를 다잡았다. 임주안이 B팀에 녹아드는 모습에 자극을 받은 A팀 멤버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 랩포지션인 없는 D팀은 초반에 다소 막막한 기색이 드러냈으나 그나마 경험이 있는 노윤호와 윤재찬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반면 C팀은 리더 박건욱과 자기 주장이 강한 박주언의 의견이 계속 부딪히며 냉기가 감돌았다.

1차미션에서 D팀이 1등을 차지했다. 타이거 JK는 "좀 불안했었다. 자기들만 신나서 랩은 엉망이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짜임새도 있었고 서성혁이 리더십이 있더라"고 극찬했다. 서성혁은 멤버들의 의견을 각 조율하고 랩이 처음인 윤준협을 위하여 등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춰주는 등 시종일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2등은 A팀-3등은 C팀-꼴찌는 B팀이었다.

두 번째 미션은 각 팀이 함께 만들어낸 랩메이킹으로 팀당 대표 래퍼 1명씩만 출전시켜 경쟁하는 방식이었다. 승자는 <야생돌>의 두 번째 음원 '낙하산은 펴지 않을께요'의 메인 래퍼가 되는 혜택이 주어졌다. A팀만 속전속결로 유일한 래퍼인 김지성을 선택했고, 나머지 팀들은 누구를 출전시킬지 고민을 거듭했다. 래퍼가 없는 B팀은 고민 끝에 그나마 가사를 빨리 소화할수 있는 임주완을 대표로 선택했다. D팀은 노윤호가 기회를 양보하며 윤재찬이 출전했다.

특히 래퍼가 많았던 C팀은 이번에도 박건욱과 박주언의 의견이 대립하며 또다시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중재에 나선 김기중이 "냉정하게 잘하는 사람이 해야한다. 팀미션이 아니었다면 나도 지원했다. 박건욱이 나가면 1등을 할수 있을 것 같다"며 박건욱의 손을 들어줬다. 자존심이 상한 박주언은 출전을 포기했지만 수첩을 툭 던지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심사에 나선 타이거JK와 비지는 고심 끝에 C팀의 박건욱을 1등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비지는 C팀의 좋지 않은 팀워크를 지켜보며 반대했다는 사실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건욱의 실력이 월등했기에 결국 타이틀곡의 메인 래퍼 자리를 획득할 수 있었다. 박건욱은 "솔직히 팀분위기가 그 전까지 살얼음판이었는데 1등을 해서 봄을 만들었다"며 뿌듯해했다.

비지의 호평을 받은 A팀은 1차에 이어 2차미션에서도 2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리더가 이탈하는 혼란 속에서도 선방하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3등은 B팀, 최하위는 D팀이었다.

랩미션을 마치고 중간순위가 공개됐다. 개인점수에서 박건욱과 이창선이 275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 랩미션에서 1등을 차지한 박건욱에게 다른 15인의 야생돌중 개인점수 50점을 빼앗아올 수 있는 베네핏이 주어졌다. 박건욱은 공동 1위인 이창선을 지목하여 50점을 획득하여 325점으로 단독 1위가 됐다. 이창선은 225점이 되어 박주언-방태훈-이재준과 함께 공동 4위까지 추락했다. 박건욱의 C팀은 총점 1040점으로 팀점수에서도 B팀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A팀은 D팀을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서며 처음으로 최하위를 탈출했다.

김종국과 샤이니 민호가 다음 미션의 심사위원으로 등장했다. '퍼포먼스 체력 미션'은 <야생돌> 타이틀 곡 '본투비 와일드'의 후렴구를 무한 반복하여 팀원 모두가 얼마나 오랫동안 정확하게 안무를 이어갈 수 있을지 경쟁하는 미션이었다. 지원자들은 심지어 팔과 다리에 모래주머니까지 착용해야 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A팀-D팀-C팀 순서로 탈락하며 결국 B팀이 최후의 승자가 됐다. 이어 '팔벌려뛰기 노래부르기 미션'에서는 B팀의 임주안이 1등을 차지하며 드디어 꼴찌에서 탈출했다.

미션 중간에 갑작스럽게 진행된 골든박스 미션에서는 윤준협이 다시 한번 1등을 차지하며 '골든박스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원자들이 프로들을 내버려두고 골든박스를 향하여 달려가자 김종국과 민호도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윤준협 덕분에 골든박스를 획득한 D팀은 팀점수 20점이 추가됐다. D팀은 골든박스에 담겨있는 시원한 음료와 초코바를 즐기며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야생돌>은 기존 아이돌 오디션 서바이벌 예능과 달리, 스튜디오 무대가 아닌 야생에서 체력과 실력, 가능성을 평가받으며 데뷔조를 향한 경쟁을 벌인다는 이색적인 콘셉트를 표방했다. 첫 회에는 극기훈련에 가까운 체력 단련을 강조하며 아이돌 오디션인지 <강철부대>인지 모르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 걱정했던 가학성에 대한 우려는 생각만큼 심하지는 않았고, 회를 거듭하면서 아이돌 오디션의 취지에 걸맞은 미션 위주로 돌아왔다. 천편일률적인 아이돌 오디션에 식상해져있던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스타일의 컨셉트 자체는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야생돌>의 시청률은 첫 방송에서 2.4%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이래 줄곧 1% 이하의 저조한 성적에 머물고 있다. 이색적인 포맷이 잠깐 시선을 끌수는 있어도 그 자체가 시청자들을 계속 붙잡을만한 매력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시리즈 등 인기몰이에 성공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예선 과정을 거치며 시청자들이 초반부터 개성있는 출연자들의 다채로운 캐릭터와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자연스럽게 몰입할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야생돌>은 참가할 연습생들의 이름과 나이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미션의 일부에 포함시켜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공개할 수 있게 했다. 그나마 다수의 연습생들이 초반부터 일찌감치 탈락시키면서, 시청자들이 참가자들의 매력은 고사하고 누가 누군지 제대로 파악도 하기전에 사라져버렸다.

참가 인원이 10여명까지 줄어들고 난 최근부터야 제대로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에 대한 조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역대 오디션 프로그램마다 한두명씩 꼭 존재했던 화제성있는 인기몰이 담당 멤버도 없다는 평가다.

또한 아이돌 그룹에 현실적으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비주얼과 패션, 예능감 등 시각적인 매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건 첫 인상이다.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모두가 똑같은 복장을 하고 처음부터 잘 구별도 되지않았던 데다, 먼지와 땀으로 뒤덮여 유격훈련에 강제로 끌려온 훈련생같은 몰골을 한 채로 빡빡한 미션 일정을 따라잡기에도 벅찬 모습이다.

여기에 '팀원 트레이드'나 '점수뺏기'같이 굳이 잔혹한 룰을 도입하여 출연자들의 무한 경쟁과 이기심을 부추기면서, 정작 미션에서는 팀워크와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모순에 가깝다. 이는 군대식 서바이벌 구성과 아이돌 그룹 오디션의 서로 다른 정체성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결국 '야외에서 진행되는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으로서의 차별화된 포맷을 매력포인트로 전혀 승화시키지 못하면서 초반부터 팬덤 형성에 실패한 것이 <야생돌> 부진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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