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의 '고단한' 애환이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13일 방송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제주 금악마을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본연의 골목상권 살리기 컨셉트로 돌아갔다. 그리고 37번째 골목식당 주인공으로 강원도 철원의 신철원 편 첫 이야기가 소개됐다. 
 
 SBS <골목식당>

SBS <골목식당> ⓒ SBS

 
<골목식당>이 찾은 첫 번째 솔루션 식당은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샤부샤부집이었다. 결혼 4년 차 최원우-이지영 부부 사장님은 첫 등장부터 신혼부부처럼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에게는 특이한 사연이 있었는데, 지인의 소개로 연애를 시작한지 한 달 만에 남편 측이 먼저 동업을 제안한 것. 프러포즈보다 먼저 '창업포즈'를 했다는 것이다. 부부는 창업 지역을 물색하다가 서로 연고가 없었던 철원을 낙점했고 교제 4개월 만에 동업을 시작하여 6개월 후에는 결혼까지 이르게 됐다. 백종원은 "처음부터 결혼을 목적으로 한 창업이었다"며 색다른 사연에 감탄했다.

이 샤부샤부집은 육수가 먼저 나온 뒤 채소와 고기 등의 본 재료가 나오는데 약 7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남편 사장님이 채소의 양과 플레이팅에 정성을 다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 또한 샤부샤부 세트 메뉴 구성에는 특이하게도 피자와 월남쌈이 포함되어 있었다. 백종원은 정답을 듣자마자 "미쳤어?"라고 격한 반응을 보이며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백종원은 샤부샤부집을 방문하여 기본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백종원은 사이드 메뉴인 월남쌈과 피자를 맛보고 모두 특색없는 평범한 맛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샤부샤부보다 월남쌈이 주인공처럼 느껴진다며 사이드 메뉴로 인하여 가게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미없는 의미없는 채소탑을 쌓기 위한 느린 서빙, 평범한 육수와 소스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백종원은 "입맛을 사로잡을만한 강한 중심이 없다. 나가면 뭘 먹었는지 기억이 안날 것 같다. 비교하자면 주연배우가 없고 시나리오도 좋지 않은 영화다"라고 총평했다.

연이은 혹평에 남편 사장님은 고개를 숙였고, 아내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원래 요리를 담당했던 아내는 출산과 육아 때문에 남편이 급하게 주방을 맡게 되었다는 사정을 고백했다. 남편에게 한동안 잔소리를 쏟아내야 했던 미안함, 그로 인하여 최근에는 눈에 보이는 흠을 그냥 간과하고 넘어갔던 것에 대한 자책감으로 눈물을 감추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나마 주방 점검에서는 남편의 꼼꼼한 성격 탓에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며 큰 지적없이 넘어갔다.

백종원의 점검을 끝나고 가게로 돌아온 부부는, 남편이 주방을 정리하는 동안 아내는 시어머니와 통화했다. 아내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부탁하면서도 미안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훌쩍이며 목이 메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걱정하는 시어머니에게 아내는 백신을 맞아서 그렇다며 애써 둘러대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3년 차 요식업 베테랑 사장님
 
 SBS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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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식당은 콩나물국밥집이었다. 철원이 고향이라는 이은해 사장님은 전업주부 생활을 하다 요식업으로 첫 사회생활에 도전하여 어느덧 13년 차 요식업 베테랑이 됐다. 콩나물국밥집 직원으로 일하다 전수받은 레시피로 지금은 사장님이 되어 콩나물국밥집을 운영 중이었다.

자기만의 페이스가 확실한 사장님은 첫 등장부터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의욕도 없어보이고 지쳐 보이던 사장님이었지만 의외로 백종원과 첫 만남부터 미묘한 분위기에서 뜻밖의 티키타카를 연출했다. 사장님이 잠시 쉬는 시간과 겹쳐서 가게를 방문한 백종원은 한동안 머쓱하게 홀로 가게에서 한동안 덩그러니 기다려야 했다.

꿀잠을 마친 사장님이 복귀했지만 원래 백종원이 주문하려던 음식들이 모두 계절메뉴여서 연이어 퇴짜를 맞은 끝에 결국 콩나물국밥을 시켜야 했다. 백종원은 방역수칙에 예민한 사장님의 요구로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발열체크와 명부작성까지 해야했다. 백종원이 "사장님이 (음식에 대하여) 왜 이야기(설명)를 잘 안해주냐"라고 투덜대자, 사장님은 웃으면서도 지지 않고 "말이 긴걸 좋아하지 않는다" "딱 보면 알지 않냐"고 반박하며 천하의 백종원도 꼬리를 내리게 만들었다.

상황실로 불려가서도 사장님의 활약상은 계속됐다. 사장님은 낯선 방송출연에 긴장한 모습을 보이다가 조명이 눈이 부시다며 눈물을 흘려 김성주와 김새록까지 당황하게 했다. 사장님은 "자신이 우는 모습이 자기도 웃기다. 원래 철원 여자는 외유내강 스타일"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매일 아침 6시 30분 오픈 시간을 꼭 지킨다는 사장님에게 김성주가 "그 시간에 어떤 손님들이 오시나"라고 궁금해하자 사장님의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못하고 "밥먹고 싶은 손님들."이라고 당연한 답변을 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주가 굴하지않고 "어떤 부류의 손님들이 그시간에 밥을 먹고 싶어하는 걸까?"라고 질문하자 사장님은 "전 직업은 안 물어본다"고 단호하게 대답하며 김성주를 KO시켰다.

하지만 콩나물국밥집의 진짜 반전은 맛에 있었다. 백종원과 김성주는 사장님이 요리한 생오징어가 들어간 콩나물국밥을 시식한 뒤 이구동성으로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사장님은 속초 최상품 황태, 멸치와 전라도 김, 콩나물, 철원 쌀 등 우수한 재료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백종원은 주방을 점검하며 구조상 사장님 혼자 조리-설거지-청소까지 감당하기에는 동선이 너무 넓다고 우려했다. 백종원은 음식맛과 주방 청결에 모두 합격점을 줬지만 사장님의 건강을 생각하여 영업시간과 메뉴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종원은 "음식은 손볼 게 없다. 다음주 아침을 여기에서 먹어야겠다. 미리 예약해달라"고 극찬했다. 사장님은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마지막 식당은 신철원 골목에서만 21년 전통을 자랑한다는 전골칼국숫집이었다. 사장님은 리모델링과 함께 조금씩 추가하기 시작한 메뉴가 어느새 13종까지 늘어난 상태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여파로 백반 배달집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이에 사장님은 "대표 메뉴를 바꾸고 싶다"는 고민을 전했다.

버섯전골칼국수는 칼국수 면이 처음부터 나오지 않고, 손님들이 전골로 식사를 하고나면 사장님이 면을 뽑아 중간에 투입되며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는 메뉴였다. 바쁜 점심시간에 맞춰 유도선수 출신 아들이 사장님의 식당일을 돕기도 했다. 이어 아들의 지인들이 손님으로 방문했는데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유도 국가대표 안창림이 깜짝 등장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전골칼국수집을 방문한 백종원이 금새록을 호출하여 함께 시식에 나서는 장면과 콩나물국밥집에 3MC가 함께 방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첫 점검에서의 극찬에 고무된 콩나물국밥집 사장님이 맛 향상과 신메뉴에 대하여 강한 의욕을 드러내는 장면과 당황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그려지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지역상권의 위기

철원은 역사적으로 궁예가 건국했던 후고구려(태봉)의 수도이자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의 모태가 되었던 지역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최대의 격전지로 전쟁 이후에 수복된 지역이기도 했다. <골목식당>이 찾은 신철원은 군청 소재지가 이전하면서 과거의 구철원과 대비되는 신철원이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휴전선 인근에 위치하여 대표적인 군부대 밀집 지역 중 하나이고 지역 주민들의 수요보다 군인들과 외박-면회를 위하여 찾아온 유동수요가 많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군인들의 외박-면회가 제한되었고 위수 지역 폐지까지 겹치며 수요가 크게 감소해 지역상권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샤부샤부집은 가게와 육아, 양쪽을 끊임없이 병행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보여줬다. 콩나물국밥집 여사장님도 직원 없이 15시간 가게를 지켜오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다. 코로나19 시대를 겨우겨우 버텨나가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고달픈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가운데 음식과 손님들에 대한 책임감을 잃지 않으려는 사장님들의 노력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번 회차에는 자극적인 편집으로 시선을 끄는 '빌런'이 사라진 대신,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사장님들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응원을 받기도 했다. <골목식당>의 솔루션이 사장님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어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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