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 엠넷

 
엠넷(Mnet)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가 어느덧 세미파이널에 접어들었다. 지난 12일 방송된 <스우파>에서는 파이널 진출의 운명을 결정할 '신곡 안무창작미션'과 '맨오브 우먼 미션'이 펼쳐졌다.

가수 제시의 신곡 '콜드 블러디드(Cold Blooded)'의 안무를 창작하는 미션에서 여섯 크루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은 콘셉트로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코카앤버터는 제시의 조언을 토대로 트월킹의 강렬함을 살려 제트썬이 제시 역할을 맡아 '차갑고 접근이 불가능한 여자의 아우라'라는 콘셉트로 한 안무를 선보였다. 하지만 다른 크루들은 대체로 예상했던 안무라는 반응이 많았고, 제시와 함께 심사를 맡은 피네이션의 수장 싸이는 코카앤베터가 다른 무대에서 보여줬던 '파워풀함'이 아쉽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훅의 아이키는 평소 장난스러운 소년같던 매력과는 달리 직접 제시 역할을 맡아 빨간색 호피무늬 바디슈트를 입고 과격한 트월킹 안무로 섹시함을 강조한 파격 변신이 눈길을 모았다. 제시를 비롯하여 다른 크루들도 아이키와 훅의 색다른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다만 라치카는 훅의 안무가 자신들과 비슷하게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고 우려했다. 리더인 가비는 "짜증난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라치카와 훅은 과거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제시가 속했던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의 안무 시안(돈 터치 미)을 놓고 경쟁했다가 훅이 승리한 바 있다. 싸이는 "훅은 확실히 자신들만의 콘셉트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라치카는 'K팝 4대천왕 미션' 당시 제시의 노래로 미션을 소화한 경험이 있었다. 라치카는 K팝 안무 창작에 강한 자부심을 보이며 어느 팀보다 의욕적으로 무대를 준비했다. 제시는 라치카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안무가 너무 꽉 차있고 정리가 안되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라치카는 리더인 가비가 제시 역을 맡아 섹시 힐합(Heel-hop)이라는 콘셉트로 무대를 펼쳤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 엠넷

 
또 하나의 K팝 안무 전문가인 YGX의 무대가 이어졌다. YGX는 여진이 제시 역할을 맡아 차가운 피를 가진 여자라는 노래 제목에 맞춰 직관적인 분위기의 안무를 선보였다. 싸이-제시와 상대 크루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안무가 깔끔하다'는 것이었다.

프라우드먼은 가수 제시의 이미지와는 이질적인, 가장 크루 본연의 개성을 드러낸 무대였다. 리더 모니카는 제시와 '쎈언니' 당시 활동을 같이 한 인연이 있었다. 프라우드먼은 복면을 쓴 자객으로 분장하고 동양적인 분위기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멤버인 케이데이가 발목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라 위기도 있었으나 끝까지 무대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싸이와 제시는 다른 팀과 확실하게 차별화된 프라우드먼의 콘셉트를 높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홀리뱅의 무대가 이어졌다. 제시는 리더 허니제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잘 안다"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홀리뱅은 가슴과 엉덩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제시의 취향을 최대한 살린 '맞춤형 안무'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싸이와 제시의 최종 채택을 받은 승자는 YGX였다. 싸이는 "짧은 시간에 담긴 기승전결과 깔끔하게 정돈된 안무"를 높이 평가했고 제시도 공감했다. 싸이는 YGX에 대하여 "(노래에) 딱 떨어짐"이라는 코멘트로 우승 비결을 정리했다. YGX의 안무를 바탕으로 <스우파> 여섯 크루가 모두 함께 제시의 뮤직비디오 촬영에서 호흡을 맞춰 멋진 무대를 꾸몄다.

제시 신곡 안무 창작과 혼성 퍼포먼스 미션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한 장면. ⓒ 엠넷

 
세미파이널의 다음 미션인 '맨 오브 우먼'은 남성 댄서들과 함께하는 혼성 퍼포먼스 미션이었다. 세미파이널 1차 미션을 마치고 스포일러 파티를 즐기고 있던 크루들에게 초대받은 남성 댄서들의 정체가 하나씩 공개됐다.

코카앤버터는 안무가 넉스, 도어, 카운터, 주스, 아이반과 호흡을 맞췄다. 홀리뱅은 절친 박재범을 비롯하여 와썹, 시온, 포스, 주니 등이 파트너로 등장했다. YGX는 박현우, 윤진우, 박현세, 권영돈, 권영득이, 라치카는 조권과 맵시, 와쿤, 킹키, 키키 등과 팀을 이뤘다.

'맨 오브 라치카'의 무대가 먼저 공개됐다.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에 맞춰, 별종이라는 편견으로 불리지만 누구나 태어난 존재 자체로 아름다운 세상 모든이들을 위한 커밍아웃이라는 콘셉트로 이루어졌다. 라치카는 총점 28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맨 오브 훅'은 팝핀댄스 크루 다원즈, 웻보이와 함께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OST로 유명한 'It's Raining Men'으로 무대를 펼쳤다. 다원즈는 훅으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은 후 코카앤버터로부터도 섭외가 들어왔었지만 훅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하여 거절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훅은 우산을 소품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자전거를 타는 동작을 형상화한 안무, 센터에서 시선을 강탈한 웻보이의 활약으로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유쾌한 무대를 선보였다. 훅 역시 총점 286점을 받았다.

'맨 오브 코카앤버터'는 아담과 이브를 콘셉트로 한 16 Shots의 'Stefflon Don' 무대를 선보였다. 리헤이의 실제 남자친구인 안무가 넉스를 비롯하여 비보이 주스, 현대무용가 아이반 등이 가세했다. 이전 미션에서의 부진과 다른 크루들의 하위권 예상 평가에 위축되어있던 코카앤버터는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예전의 센 언니들로 돌아왔다. 코카앤버터의 무대를 지켜본 다른 크루들의 반응은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며 콘셉트가 난해하다는 반응이 대세였지만, 정작 파이트 저지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지금까지 중 가장 높은 292점을 줬다.

이어 공개된 대중투표 순위에서는 YGX가 6위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5위 코카앤버터-4위 라치카-3위 프라우드먼-2위 훅의 순이었다. 대망의 1위는 홀리뱅이 차지했다. 다음 주 예고편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홀리뱅이 극찬을 받는 모습과 프라우드먼-YGX가 혹평을 받는 듯한 모습이 그려지며 궁금증을 더했다.

댄서들이 주인공 돼야 할 무대

다만 방송의 화제성과 별개로 세미파이널 미션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첫 번째는 안무창작의 미션 결과에 대한 의구심이다. 많은 이들은 홀리뱅의 안무가 제시의 노래에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중 평가를 위해 유튜브에 공개된 각 크루들의 안무 영상 중에는 홀리뱅의 안무 영상이 조회 수와 '좋아요'가 가장 높았다.

반면 YGX의 안무에 대해서는 다른 크루보다 완성도와 창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YGX가 피네이션 대표인 싸이의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산하 레이블이라는 점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나오는 이유다.

두 번째는 근본적으로 '댄서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무대에 왜 가수의 신곡을 위한 안무창작 미션이 들어가야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물론 K팝 안무 창작을 본업으로 하는 크루들도 있지만 댄서들 본연의 개성과 매력을 보여주는 것을 표방한 <스우파>의 취지에는 맞지않는다.

제시라는 특정 가수의 신곡을 프로그램에서 노골적으로 홍보해주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미션에서는 댄서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춤, 보여주고 싶은 콘셉트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가수와 제작사의 입맛에 맞출 수밖에 없다. 실제로 프라우드먼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다섯 크루들은 모두 제시의 캐릭터를 모방하고 비위를 맞추는데만 급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스우파> 댄서들을 총동원시켜서 늘 고작 제시의 뮤직비디오에 또다시 '단체 백댄서'를 시키는 것이 과연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서 기대한 모습이었을까.

또한 게스트 활용도 확고한 기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4대천왕 미션 때도 지적되었던 부분이지만, 남성 댄서들이 가세한 혼성 퍼포먼스 미션에서도 전문 댄서들 외에 유명 연예인이나 셀럽을 부른 경우가 있었다. 자칫 춤 본연의 매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게스트의 유명세를 이용한 조회수 싸움이 되거나, 아예 크루 본연의 개성이 실종된 무대로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이 벌어지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 <스우파>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이나 미션의 공정성과 완성도에 있어서도 세심한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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