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찰칵' 세리머니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뒤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손흥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찰칵' 세리머니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손흥민이 선제골을 넣은 뒤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다잡은 승리를 아쉽게 놓쳤다. 사상 첫 이란 원정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한 벤투호가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2승 2무(승점 8)를 기록하며 선두 이란(승점 10)에 이은 A조 2위를 유지했다.
 
손흥민, 이란 철벽 수비 붕괴시킨 환상 선제골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포백은 이용-김민재-김영권-홍철로 구성됐다. 허리는 정우영-황인범, 2선은 이재성-손흥민-황희찬, 원톱은 황의조가 포진했다. 지난 시리아전과 비교해 1명만 바뀐 라인업이었다.
 
전반 시작한 지 1분도 채 안 돼 황의조가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예열했다. 전반 12분에는 이용의 크로스에 이은 이재성의 헤더가 골문 위로 떠올랐다.
 
경기 초반 몸놀림은 비교적 경쾌했다. 미드필드를 거치는 평소의 기조를 유지하기보단 최전방으로 다이렉트한 롱패스의 빈도를 늘리는 모습이었다.
 
수세에 몰리던 이란은 전반 15분 자한바크시가 박스 밖에서 첫 번째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한국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위치를 바꾸며 플레이 했다. 전반 중반을 넘어서며 볼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분위기가 서서히 이란으로 넘어오자 전반 31분 황인범이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흐름을 바꾸고자 했다. 그리고 전반 38분에는 김민재가 직접 전진 드리블에 이은 전진 패스로 손흥민의 슈팅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전반 43분 두 차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아즈문, 타레미의 연속 슈팅을 김승규 골키퍼가 선방했다.
 
한국은 후반 3분 이란의 압박을 풀어내며 마침내 선제골을 엮어냈다. 이재성이 절묘하게 전진 패스를 찔러넣었고,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한 손흥민이 골키퍼 타이밍을 빼앗는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1골을 터뜨린 이후에도 후반 초반까지 한국이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6분 이재성의 로빙 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오른발 강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12분에는 손흥민이 먼거리에서 과감한 슈팅으로 베이란반드 골키퍼를 위협했다.
 
급격한 체력 저하, 통한의 동점골 내주며 무승부
 
황소의 돌파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황희찬이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황소의 돌파 1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 대한민국 대 이란의 경기. 황희찬이 수비를 피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후반 중반을 넘어서며 이란이 공격의 강도를 한 단계 높였다. 한국은 급격한 체력 저하와 기동력 감소 현상을 나타내며 이란에게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이란은 후반 14분 타레미의 슈팅을 기점으로 쉴새 없이 기회를 잡았다.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 한국 수비를 곤경에 빠뜨렸다.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의 민첩한 커버플레이와 패스 길목 차단으로 여러차례 위기를 모면했다. 후반 21분에는 에자톨라히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 왼편을 강타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4분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홍철 대신 김진수를 넣으며 안정화를 꾀했다. 그러나 후반 31분 아즈문이 올린 크로스를 자한바크시가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2분에도 타레미의 중거리 슈팅은 왼쪽 골대를 팅겨나왔다.
 
벤투 감독은 후반 36분 황의조, 이재성 대신 나상호와 이동경을 교체 투입했다. 최전방은 나상호-손흥민-황희찬으로 재편했다. 후반 추가시간 나상호가 시도한 회심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결국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자디 원정 무승 징크스 계속
 
이번 이란전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이란과 오랜 악연을 이어온 바 있다. 이 경기를 앞두고, 통산 상대 전적에서 이란에 9승 9무 13패로 크게 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과는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2014, 2018, 2022년까지 4회 연속 한 조에 속했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네 차례 맞붙어 1무 3패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한국은 역대 이란 원정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최근 3연패를 포함해 2무 5패를 기록하는 등 지긋지긋한 아자디 스타디움 징크스를 이어나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란은 피파랭킹 22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순위가 높은 데다 아시아 최종예선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할 만큼 탄탄한 전력을 보유한 팀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은 지난 7일 시리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치렀다. 유럽파들은 시차적응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이란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역시차와 싸워야 하는 악조건이었다.
 
아자디 공포증 극복은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후반 초반까지는 순조롭게 시나리오가 흘렀다. 피지컬이 좋고 터프한 이란을 맞아 강도높은 압박과 밀도 있는 움직임으로 간격을 좁히며 허리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손흥민은 지난 시리아전에 이어 이번 이란전에서도 중요한 골을 터뜨리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47년 동안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두 명(이영무, 박지성)에 불과했다. 2009년 2월 12일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박지성의 득점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손흥민이 골을 만들었다.
 
수비에서는 김민재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김민재는 이란의 타레미와 아즈문의 동선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기초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을 때는 자신이 직접 전진 드리블로 올라가거나 정확한 롱패스를 동료들에게 뿌려주며 돌파구를 찾았다.
 
그러나 해발 1200미터가 넘는 고지대의 특성 탓일까. 후반 중반을 기점으로 한국은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해 이란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했다. 허리에서 기동력을 높이기 위한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결국 이란에게 동점골을 내준 한국은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가장 고비처였던 이란 원정에서 패하지 않고, 승점 1을 추가한 것은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여전히 한국은 A조에서 무패를 내달리며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다음달 아랍 에미리트, 이라크와 최종예선 2연전을 갖는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 (아자디 스타디움, 이란 테헤란 - 2021년 10월 12일)
이란 1 - 자한바크시(도움:아즈문) 76'
한국 1 - 손흥민(도움:이재성) 48'
 
선수명단

이란 4-4-2 : 베이란반드 - 모하라니, 카나니, 칼릴자데, 아미리 - 골리자데(56'누라프칸), 누롤라히(90'샤를라크), 에자톨라히, 자한바크시 - 아즈문(90'가예디), 타레미
 
한국 4-3-3 : 김승규 - 이용, 김민재, 김영권, 홍철(69'김진수) - 정우영 - 황인범, 이재성(81'이동경) - 황희찬, 황의조(81'나상호),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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