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정규시즌 막바지라고 해도 일정이 빡빡하다. 정규시즌 최종 일인 30일까지 LG 트윈스에게 주어진 휴식일은 단 이틀밖에 없다.

LG는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2-4로 패배했다. 선발 이민호의 제구 난조 속에 일찌감치 불펜이 가동됐고, 타선도 4회 2점을 낸 게 전부였다. 결과도, 내용도 만족스러운 경기가 아니었다.

전날 비로 인해 취소된 경기가 이튿날로 미뤄진 게 결과적으로 LG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주가 끝날 때까지 숨 돌릴 틈 한 번 없이 원정길을 다녀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패배였다.
 
 11일 KT전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한 김대유가 강백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이것이 팀의 패배로 연결됐다.

11일 KT전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한 김대유가 강백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이것이 팀의 패배로 연결됐다. ⓒ LG 트윈스

 
더블헤더 포함 8연전, 첫 경기부터 불펜 6명 올라온 LG

1회부터 많은 투구수를 기록한 이민호는 3이닝 동안 84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 6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 최성훈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두 번째 투수 최성훈이 2이닝을 안타와 볼넷 없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뒤이어 올라온 투수들이 추가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9월 21일 이후 20일 만에 1군 경기에 등판한 함덕주는 선두타자 신본기와의 승부에서 볼넷을 헌납했고, 오윤석의 희생번트와 배정대의 땅볼로 신본기가 3루까지 이동했다. 다시 한 번 투수교체를 단행한 LG는 김대유에게 임무를 맡겼으나 유한준과 황재균의 연속 볼넷에 이어 강백호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kt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고, LG는 김대유 이후에도 백승현-채지선-이상규 세 명의 투수가 차례로 1이닝씩 책임졌다. 물론 9월부터 확대엔트리가 시행되면서 선수단 운영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이긴 했어도 이민호가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이렇게 많은 구원 투수를 소모한 것은 썩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일주일의 시작이 화요일이 아닌 월요일이었던 LG의 이번주 일정을 보게 되면 11일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는다. 12일에는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딱 한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해 롯데 자이언츠와 13~15일 3연전을 치른다.

오는 16~17일에는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맞붙는데, 17일의 경우 더블헤더가 예정돼 있어 하루에 두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마운드 운영이 꼬일수록 LG에게 득이 될 게 하나도 없고, 제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가 하나둘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여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12일 SSG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수아레즈의 호투가 LG로선 절실할 수밖에 없다.

12일 SSG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수아레즈의 호투가 LG로선 절실할 수밖에 없다. ⓒ LG 트윈스

 
마침내 돌아오는 수아레즈... LG는 위기 속에서 탄력 받을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동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외국인 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12일 SSG전에서 선발진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6일 SSG전서 불펜 투수로 2이닝을 소화하며 복귀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수아레즈는 이날 SSG 우완투수 최민준과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켈리의 고군분투 속에서도 팀의 선발진 사정이 여러모로 어려웠던 만큼 수아레즈가 12일 SSG전을 기점으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된다면 탄력을 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류지현 감독 역시 11일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남은 경기 일정에서 수아레즈가 네 차례 등판이 가능하다.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아레즈의 컨디션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순서상 오는 주말 NC와의 원정 경기서 한 번 더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U-23 대회를 다녀온 임준형도 선발진에 가세했다. 류 감독은 "대회에 다녀온 이후 첫 등판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남은 경기에서 몇 경기나 등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주 8연전 이후 하루 휴식을 갖는 LG는 19~2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을 소화한다. 22일 휴식을 취하고 나서는 23~30일 더블헤더 포함 무려 9연전이 이들을 기다리는 중이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이지만, 버텨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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