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선수들의 세리머니 모습.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선수들의 세리머니 모습. ⓒ EPA/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팀 프랑스가 유로 2020 실패의 아쉬움을 딛고, 네이션스리그에서 정상에 오르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프랑스는 11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주세페 메아짜에서 열린 2020-21 UEFA(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스페인을 2-1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8-19시즌 초대 대회(우승 포르투갈)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이번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프랑스는 3년 만에 국가대항전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4강-결승서 역전승 일궈낸 프랑스
 
스페인은 4-3-3으로 나섰다. 스리톱은 오야르사발-페란 토레스-사라비아, 미드필드는 가비-부스케츠-로드리, 포백은 알론소-라포르트-에릭 가르시아, 아스필리쿠에타, 골키퍼 장갑은 시몬이 꼈다.
 
프랑스는 3-4-1-2를 가동했다. 음바페-벤제마가 투톱을 형성한 가운데 그리즈만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포그바-추아메니, 좌우 윙백은 테오 에르난데스와 파바르가 맡았다. 스리백은 킴펨베-바란-쿤데, 골문은 요리스가 지켰다.
 
전반전은 매우 느슨하면서도 신중한 경기 흐름이었다. 전반 5분 침투 패스를 받은 벤제마가 골키퍼를 제쳤지만 수비에 막혀 선제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전반 36분 알론소의 기습적인 프리킥도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스페인은 볼 점유율에서 크게 앞섰지만 별다른 공격 기회를 창출하지 못했다.
 
경기 양상이 불을 뿜은 것은 후반부터였다. 후반 18분 포그바에서 시작된 역습에서 벤제마, 음바페의 패스를 거쳐 테오 에르난데스가 시도한 슈팅은 골대를 팅겨나왔다.
 
위기 뒤에 스페인은 곧바로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후반 19분 부스케츠가 오야르사발에게 전진 패스를 찔렀다. 하지만 우파메카노가 제대로 클리어하지 못하자 오야르사발이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프랑스는 스페인의 리드를 오랫동안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21분 음바페로부터 패스를 건네받은 벤제마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중앙으로 접어놓고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동점골을 작렬했다.
 
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후반 35분 역전에 성공했다. 테오 에르난데스가 수비 뒷공간으로 스루패스를 넣어주면서 음바페가 단독 기회를 잡았다. 음바페는 시몬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스페인은 종료 직전까지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 43분 우파메카노의 실수로 인해 오야르사발이 기회를 잡았으나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국 경기는 프랑스의 승리로 종료됐다.
 
프랑스 우승의 원동력, 스리백 변화-벤제마 발탁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피파컵을 거머쥔 프랑스는 지난 유로 2020에서 2연속 메이저대회 제패를 노렸다. 특히 데샹 감독은 유로 2020 본선을 앞두고, 벤제마를 5년 만에 대표팀에 소집하며 최전방에 대한 고민을 해소했다. 벤제마의 가세로 프랑스 공격진은 큰 날개를 달았다. 그동안 1998년생 음바페가 짊어진 많은 짐을 덜어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경기 내용도 기대 이하였다.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자책골로 승리했을 뿐 이후 헝가리, 포르투갈과 무승부를 거뒀다. 16강에서는 다잡은 스위스에게 뒷심 부족으로 2골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다.
 
2012년부터 장기집권한 데샹 감독에 대한 지도력이 비판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데샹 감독의 실리축구가 한계에 봉착한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수비 불안과 공격 파괴력 급감으로 인해 승리하는 법을 잊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축구협회는 내년 11월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까지 데샹과의 동행을 택했다.
 
지난 9월 다시 재개된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프랑스는 부진을 이어나갔다. 보스니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모두 비겼. 프랑스의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부는 역사상 최초다.
 
데샹 감독은 9월 예선 3연전의 마지막 경기인 핀란드전에서 포백 대신 스리백을 가동하며 변화를 꾀했다. 수비 안정화를 위해 수비수 숫자를 늘리고, 공격력이 좋은 좌우 윙백을 측면에 배치했다. 그리고 그리즈만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놓으며 프리롤을 부여했다.
 
과감한 변화는 적중했다. 모처럼 시원한 경기력을 선보인 프랑스는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왼쪽 윙백 테오 에르난데스는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왼쪽 윙백 부재에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번 네이션스리그 4강전과 결승전에서도 데샹 감독은 3-4-1-2를 꺼냈다. 벨기에전에서는 0-2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3-2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벤제마, 음바페가 1골씩 터뜨렸으며, 테오 에르난데스가 극적인 결승골을 작렬했다.
 
결승전에서 프랑스는 36%의 낮은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도 벤제마-음바페 투톱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벤제마의 연계 플레이, 음바페의 빠른 스피드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후반 21분 음바페의 패스를 받은 벤제마가 원더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음바페는 후반 35분 결승골로 우승을 이끌었다.

2020-21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유로 2020 실패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데샹 감독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내년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이유다.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결승전
(주세페 메아짜, 이탈리아 밀라노 - 2021년 10월 11일)

스페인 1 - 오야르사발 64'
프랑스 2 - 벤제마 66' 음바페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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