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가을날이니 어느 1게임도 안 중요한 것이 없겠지만 이들의 후반전은 더 간절하게 보였다. 전반전에 침묵하던 점수판이 후반전에만 모두 네 차례나 요동쳤다. 특히, 61분 51초부터 68분 29초에 이르기까지 6분 38초 사이에 무려 3골이 몰려 나올 때는 1280명 강릉 홈팬들은 물론 TV 생중계로 이 게임을 지켜보던 K리그 팬들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김병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강원 FC가 10일 오후 2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1 K리그 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을 2-2로 비기고 10위(34점 8승 10무 13패 32득점 38실점)로 올라서 시즌 막바지 강등 피하기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그려놓았다.

강원 FC 김대원의 명품 어시스트 빛났지만...

이 게임을 이겨서 24일에 일제히 벌어지는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 결과와 상관 없이 파이널 A그룹(상위 스플릿)에 들어가는 것을 확정하고 싶은 어웨이 팀 제주 유나이티드가 전반전 기선을 먼저 잡아챘다. 게임 시작 후 3분만에 간판 미드필더 이창민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이 강원 FC 골문 구석을 위협했고, 6분 뒤에도 정우재의 날카로운 오른발 슛이 들어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강원 FC 골문을 지키러 나온 이범수가 그 때마다 날아올라 잘 막아냈기에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후반전은 마치 다른 게임을 보는 듯 박진감 넘치는 공격 축구가 양쪽 골문 앞을 수놓았다. 거짓말처럼 후반전 시작 후 딱 100초만에 제주 유나이티드의 골이 가장 먼저 나왔다. 안현범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골문 앞 선수들을 그대로 지나가 반대쪽으로 흘렀고, 정우재가 이 공을 잡아 방향을 틀어놓고 오른발 감아차기를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강원 FC는 59분에 동점골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풀백 임창우가 과감하게 제주 유나이티드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으로 들어가 공을 확보하는 순간 제르소의 스탠딩 태클이 깊게 들어온 것이다. 김희곤 주심은 이 순간을 그냥 지나쳤지만 잠시 후 VAR 온 필드 리뷰 제안을 듣고 확인한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강원 FC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온 김대원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정확하게 성공시켜 점수판을 1-1로 만들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페널티킥 골이 61분 51초에 골 라인을 통과했는데 겨우 2분 32초만에 역전골이 이어진 것이다. 그 과정 또한 보기 드문 역습으로 이룬 것이어서 일요일 낮 거리두기로 관중석에 앉은 홈팬들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홈 팀 동점골 주인공 김대원이 후방에서 공을 잡은 직후 오른발 아웃사이드 스루 패스를 넘겨주자 후반전 시작할 때 교체로 들어온 골잡이 이정협이 라인을 깨고 달려나가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이창근을 꼼짝 못하게 하는 오른발 밀어넣기 역전골을 터뜨린 것이다. 명품 어시스트에 어울리는 완벽한 마무리 작품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강원 FC의 역전승 기대감은 5분도 안 되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역전골 이후 4분 6초만에 2-2 동점골이 반대쪽 골문으로 빨려들어갔기 때문이다. 제주 유나이티드의 오른쪽 측면 프리킥을 이창민이 날카롭게 처리했고 정운의 1차 헤더 슛이 골키퍼 이범수의 선방에 막혀 떨어진 공을 향해 키다리 골잡이 이정문이 긴 다리를 내뻗어 밀어넣은 것이다. 68분 29초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두 팀은 이대로 승점 1점씩 나눠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남은 시간에도 결승골을 뽑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73분에 강원 FC가 마티야의 왼발 직접 프리킥 기회를 통해 펠레 스코어 결승골 기회를 잡았지만 오른쪽 기둥에 맞고 나온 프리킥 슛을 김영빈이 오른발로 밀어넣으려 한 것까지 골문을 외면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렇게 나눠 가진 승점 1점으로 제주 유나이티드는 5위(44점 10승 14무 8패 41득점 37실점) 자리를 지켰고, 강원 FC는 10위가 되어 일주일 뒤 광주 FC를 홈으로 불러 8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는 기회를 노린다.

2021 K리그 1 결과(10월 10일, 강릉 종합)

강원 FC 2-2 제주 유나이티드 [득점 : 김대원(62분,PK), 이정협(65분,도움-김대원) / 정우재(47분,도움-안현범), 이정문(69분)]

2021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32게임 64점 18승 10무 4패 53득점 33실점 +20
2 전북 현대 32게임 63점 18승 9무 5패 56득점 30실점 +26
3 대구 FC 32게임 49점 13승 10무 9패 37득점 35실점 +2
4 수원 FC 32게임 45점 12승 9무 11패 44득점 46실점 -2
5 제주 유나이티드 32게임 44점 10승 14무 8패 41득점 37실점 +4
6 수원 블루윙즈 32게임 42점 11승 9무 12패 39득점 40실점 -1
---------------- 파이널 A, B 그룹 구분선 ------------------
7 포항 스틸러스 32게임 42점 11승 9무 12패 35득점 39실점 -4
8 인천 유나이티드 FC 32게임 37점 10승 7무 15패 32득점 42실점 -10
9 FC 서울 32게임 34점 8승 10무 14패 33득점 39실점 -6
10 강원 FC 31게임 34점 8승 10무 13패 32득점 38실점 -6
11 성남 FC 32게임 34점 8승 10무 14패 28득점 39실점 -11
12 광주 FC 31게임 29점 8승 5무 18패 30득점 42실점 -12

K리그 1 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 일정(24일 일요일 오후 3시, 왼쪽이 홈 팀)
포항 스틸러스 - 인천 유나이티드 FC [포항 스틸야드]
제주 유나이티드 - 전북 현대 [제주 월드컵]
성남 FC - 울산 현대 [탄천 종합]
대구 FC - 수원 블루윙즈 [DGB 대구은행파크]
강원 FC - FC 서울 [강릉 종합]
수원 FC - 광주 FC [수원 빅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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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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