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또다시 중동의 '오일 머니'에 넘어갔다.

영국 BBC에 따르면 9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3억500만 파운드(약 4천953억 원)에 달한다.

PIF는 1년 6개월 전부터 뉴캐슬 인수를 추진해왔으나 여러 논란 탓에 난항을 겪어왔다. PIF의 실질적인 주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지난 2018년 자국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지시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영국의 인권 운동가들은 반체제 언론인을 살해하며 인권을 유린한 인물이 프리미어리그 구단주가 돼서는 안 된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또한 사우디 정부가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무단 중계를 방관했다는 의혹까지 겹쳤다. 

반체제 언론인 암살한 왕세자의 이미지 세탁용?

국제 앰네스티 영국지부는 "뉴캐슬 인수는 끔찍한 인권 유린을 저지른 사우디 왕세자가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명백한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PIF를 사우디 정부와 분리된 기관으로 간주하기로 했다"라며 "사우디 정부가 관련된 인권 유린과 중계권 침해는 뉴캐슬 인수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우디 정부가 뉴캐슬 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만약 어길 경우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뉴캐슬을 제외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사우디 정부가 구단 운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믿기 어려우며, 이를 어기더라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설명과 달리 법적 처벌의 현실성도 떨어진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분노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사무국에 항의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축구계가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또 다른 속내가 있다. 새로운 억만장자 구단주가 등장하면서 선수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그만큼 선수 몸값이 급격히 늘어나 구단 운영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우승에 목마른 뉴캐슬 팬들... 일단 '환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 논란을 보도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빈 살만 왕세자가 보유한 자산은 무려 3천200억 파운드(약 520조 원)로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이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가의 셰이크 만수르의 자산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만수르는 프리미어리그의 평범한 팀이던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해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 유럽 정상급 구단으로 키워냈다. 

오랜 부진에 지친 뉴캐슬 팬들은 이런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로운 구단주를 반기고 있다. 이날 인수 승인이 발표되자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 앞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모여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환호했다.

뉴캐슬은 오랜 역사와 많은 팬을 보유하며 한때 명문 구단으로 불렸으나, 전임 구단주들의 인색한 투자와 선수 영입 실패 탓에 10년 넘게 중·하위권을 전전해왔다.

축구 평론가 마틴 페러는 <가디언>에 "이번 인수를 놓고 뉴캐슬이 자본에 영혼을 팔았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지난 14년간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중 평균 13위에 머물렀던 뉴캐슬 팬들은 더 이상 팔 영혼도 없다"라며 옹호했다.

뉴캐슬의 구단 경영진에 새로 합류한 아만다 스테이블리 이사는 팬들의 기대에 화답하듯 "곧바로 세계 정상급 선수 영입에 뛰어들 것"이라며 "뉴캐슬을 세계적인 구단으로 만들겠다"라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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