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은 파이터와 래퍼,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한다.

이정현은 파이터와 래퍼,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한다. ⓒ 이정현 선수 제공

 
이정현이라는 이름을 쓰는 유명인은 많다. '바꿔', '너', '줄래', '미쳐', '반', '아리아리' 등 빠른 템포의 노래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테크노 여전사로 불리던 여배우 겸 가수 이정현을 비롯 전 국회의원, 영화배우, 모델, 성악가, 의사, 검사, 프로게이머, 영화배우 등 각 분야별은 물론 남녀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동명이인들이 활약 중이다.

스포츠계에서도 이정현 열풍이 거세다. 특히 농구 같은 경우 최근 10여 년간 국가대표이자 KBL 최고 2번으로 명성을 떨쳤던 전주 KCC 이지스 이정현에 이어 그의 뒤를 이을 최고 기대주가 얼마 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고양 오리온에 지명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름도 동명이인 이정현일뿐더러 체격조건, 출신학교(연세대), 포지션(2번)까지 같다. 그 외 프로야구 kt, KIA에서도 이정현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담금질을 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무서운 10대' 파이터 이정현(19‧FREE)이 젊은 패기를 내세우며 빠르게 인지도를 쌓아나가는 모습이다. 이정현은 최근 나타난 격투 기대주 중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신성으로 꼽힌다. 입식격투기 전적 4전 4승, 종합격투기 전적 5전 5승으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파이팅 스타일 또한 매우 화끈하다. 

피 끓는 젊은 선수답게 짧은 시간에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이정현은 벌써 다음 경기 일정도 잡힌 상태다. 오는 3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있을 아프리카TV-로드FC 리그(ARC 006)가 그 무대다. 상대는 타지키스탄 출신 한국계 러시아인 최 세르게이(32‧아산 킹덤), 이정현보다 무려 13살이나 많다. 둘은 -60kg 계약 체중으로 맞붙을 예정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정현은 자신만만하다. 실력의 상당수는 기세에서 나오고, 그 기세를 이루는 것은 자신감이라는 것을 진작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노련함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겠지만 경기를 읽는 흐름과 다양한 테크닉에서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그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에 직진본능은 여전히 뜨겁다.

더불어 이정현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래퍼로서의 재능이다. 이정현은 파이터 신분으로 국내 최초 고교 랩 대항전 <고등래퍼4>에 출전했고, 예상 밖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파이터는 물론 래퍼로서도 날개를 펼치고 싶다는 열정 넘치는 젊은 피 이정현을 파워 인터뷰가 만나보았다.
 
 고등래퍼4 출연당시

고등래퍼4 출연당시 ⓒ Mnet 캡쳐

 
'고등래퍼' 이정현
 
- 어떤 계기로 고등래퍼에 출연하게 되었나요?
"코로나19로 인해 체육관에서 운동도 할 수 없게 되고 시합도 잡히지 않게 되자 공허해지더라고요. 멍하니 있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보니 뭐라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때 주변에서 음악하는 친구들이 고등레퍼를 추천해줬고 큰 기대 없이 지원했는데 다행히 기회를 주셔서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기쁘면서도 어리둥절했어요."
 
- 고등래퍼에 어떤 랩을 가지고 나가셨나요.
"외국에는 운동과 음악을 병행하는 이들이 많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그런 케이스가 드물다고 알고 있어요. 뭔가 제가 그런 캐릭터가 돼보고 싶더라고요. 지원 이유 중에 그 부분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가사는 제가 썼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종합격투기 선수다 보니까 거기에 어울리는 걸 쓰려고 했어요. 때문에 원투 훅이라는 가사도 나오고 그래요. 실제로 무대에 나가서도 '원투보다 빠른 비트를 보여드리겠습니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최종 성적이 궁금합니다.

"본선에 가기 전에 마지막 4차, 1대1 미션이 있거든요. 거기서 져서 본선 진출은 하지 못했어요. 당시에는 아쉬운 마음도 들고 그랬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쟁쟁한 실력자들과 경쟁해서 그정도까지 간 것만으로도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물론 또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다음에는 지고 싶지 않습니다(웃음)."
 
- 언제부터 랩을 좋아하게 되었나요?
"주변에 음악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어릴 때부터 관심은 꾸준히 있었어요.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올라가는 때였고요. 단순히 좋아했던 마음은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계속 이어져 왔지 않나 싶어요.
 
- 현재 음악 스타일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
"음, 딱히 누구 한 사람은 떠오르지 않네요. 그냥 어릴 때부터 랩이라는 장르 자체를 두루두루 좋아한 것 같아요. 제가 특정 누구의 영향은 덜 받는 성향인 것 같기도 해요. 인물이라기보다는 그냥 랩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 유치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랩과 격투기 중 어떤 것을 더 사랑하실까요?
"아무래도 저는 격투기에 제 인생을 건 상태입니다. 랩을 사랑하는 것은 맞지만 격투기는 제가 평생 걸어야 할 길이기도 한지라 비중을 따지자면 랩퍼 이정현보다는 파이터 이정현 쪽이 더 클 것 같아요. 물론 그렇다고 랩을 가볍게 생각하고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해하시면 안되요(웃음)."
 
- 본격적으로 래퍼 활동도 하고 싶나요?
"그럼요. 격투기와 비교해서 그렇지 음악 또한 제가 무척 사랑하는 영역이에요. 현재 음악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고, 앨범을 준비하면서 뮤직비디오도 찍고 있고 그러는 중이에요. 이전에 < City Life >라는 제목의 더블싱글 앨범을 발매한 적이 있고요. 앞으로는 < thatsmyboy >라는 듀오명으로 활동할 것 같습니다."
 
 이정현은 종합무대에 데뷔한지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5연승 행진을 벌이며 주목받는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정현은 종합무대에 데뷔한지 1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5연승 행진을 벌이며 주목받는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 이정현 선수 제공

 
'파이터' 이정현
 

- 무서운 신성으로 알고 있어요. 현재 성적이 어떻게 될까요?
"제 나이와 경력에 비해서 경기를 상당히 많이 뛴 편에 속해요. 입식격투기는 4전 4승, 종합격투기는 5전 5승해서 프로 전적만 따지면 9전 9승입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니, 단순히 승수에 연연하기보다는 늘 배우는 자세로 차근차근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 짧은 시간에 입식, 종합을 모두 경험했는데요. 두 종목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본인에게 더 잘 맞는 쪽이 있다면.

"음, 일단 입식과 종합은 상당 부분에서 달라요. 입식은 링 위에 서서 펀치와 킥 등으로 승부를 내는 종목인데 반해 종합은 어지간한 신체 부위는 다 활용해서 타격전을 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래플링이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는 못하더라도 레슬링, 주짓수 등의 이해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어릴 때 종합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종합 쪽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거리 감각이나 여러 가지 패턴 등도 좀 더 익숙하고요."
 
- 종합 격투가로서 본인의 파이팅 스타일은 스트라이커, 그래플러 중 어느 쪽에 더 가깝나요?
"저는 스트라이커입니다. 타격전을 선호하기도 하고요. 그러한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종합격투기 특성상 그래플링도 써야 할 때가 있지만 주로 시합을 풀어나가는 주 패턴은 역시 타격입니다. 빠른 템포로 화끈하게 상대를 몰아붙여서 넉 아웃시킬 때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팬들이 볼 때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고 싶어요."
 
- 파이터로서 롤모델이 있나요?
"좋아했던 파이터들은 많지만 롤모델하고는 의미가 다르겠죠. 저는 롤모델이 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아까 음악 이야기 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특정 누군가의 영향을 덜 받는 성향인 것 같아요."
 
- 격투기 외에 좋아하는 운동은 있을까요?
"운동 자체를 본래부터 많이 좋아하기는 했어요. 그중에서도 격투기가 운명처럼 정말 잘 맞아요. 그 외 종목에서 꼽아보자면, 축구가 그래도 좋은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많이 즐기기도 했고요. 많이 뛰고 몸싸움도 하는 등 승부 근성이 강하게 발휘되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격투기와 비슷한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격투기를 한다고 했을 때 처음 부모님의 반응이 어땠습니까?
"어휴, 많이 반대하셨어요. 어린 나이부터 격투기라는 길을 정해놓고 간다고 하니 처음에는 펄쩍펄쩍 뛰셨죠. 그것 때문에 한동안 갈등도 심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마추어에서도 13연승 막 그렇게 하면서 성적도 내고 무엇보다 항상 진지하게 격투기에 임하니 지금은 누구보다도 열렬히 응원해주고 계세요. 부모님께는 늘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 이번달 30일에 세르게이 선수와 경기가 잡혀 있습니다. 시합에 대비해 준비 중인 것이 있다면.
"일단 나이는 저보다 많으시지만 운동경력이나 경기경험 등에서는 저도 딱히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중요하지만 늘 하던데로 저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본일 것 같아요. 자신감을 가지고 타격이면 타격, 그래플링이면 그래플링, 전 영역에서 압도해서 이기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종합 무대에 데뷔한 지 1년 조금 넘었는데요. 그 기간 동안 5연승을 달리고 있어서 제 스스로도 조금 놀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해서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하는 그 순간까지 달리고 싶어요. 챔피언이 된 후에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죠. 그렇게 하나씩 채워나가고 싶어요. 기억해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파이터 이정현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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